행복한 자살 되세요.. 해피뉴이어..
이책의 제목부터가 매우 약간 반어법적인 표현으로 되어있어서 어떤 내용일까 솔직히 매우 궁금해진다. 자살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것으로 보아 아마도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내용일수도 있을것 같고, 해피뉴이어의 표현으로는 행복한 결말을 이야기 할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솔직히 자살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그리 낯선 단어는 아니다. 왜냐하면 요즘도 각종 뉴스나 인터넷기사로 여러가지 삶의 힘든일로 인해 극단적인 삶의 선택의 귀로에서 결국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또한 아주 오래전에 이단어를 실천으로 옮길가도 생각했었던일이 있었기에..친숙하지는 않아도 그렇게 낳설지도 않은것이 사실이다.
행복한 자살 그리고 새해 복을 받으라니 참 어처구니 없이 들리지만... 실제 책속의 주인공 실비는 45살이다. 갑작스럽게 엄마를 떠나보내고, 오늘 새벽 아빠마저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한꺼번에 부모님을 잃게된 실비는 이제 완벽하게 혼자가 되었다. 어리둥절한 상황속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이런 상황,결국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에 죽음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사회생활도 재미가 없고 별로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의미한 삶에 희망이란 바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었다.그것도 크리스마스날에 죽는 것이다.
"이왕 온 김에 나를 위한 묘지도 마련해둘게요."
약간 놀랐는지 그의 동공이 흔들린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남편도 자시도 아무도 없어요. 내 사후를 걱정할 사람은 나밖에 없는 거죠."
"무슨 그런 말씀을하세요, 마드무아젤. 아직 젊으시고, 인생은 놀라움으로 가득한데 앞날을 어떻게 알고요."
"됐어요." 나는 코를 풀면서 대꾸했다. "스무 살 때도 없었는데 마흔다섯이나 예순 살에 새삼 무슨 놀라운 변화가 있을 거라고." p.8
실비는 자기 스스로를 볼품없게 여기고 있다. 자신의 마지막날을 결정하면서도 그녀는 마지막까지 의미있게 살고 싶었다. 어차피 이땅에서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그냥 편안하게.. 모든걸 내려놓고 말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옳은 것, 바른 것을 강조하셨다.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오다보니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행동들을 과감히 하면서 본인스스로도 모르는 자신의 내부에 있던 또 다른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가슴이 터질 듯한 놀라움과 당황스러움 같은것을 스스로가 철저하게 부끄러워서 그저 자신을 숨기고만 싶은 순간순간을 자기자신에게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심리치료사가 내준 미션에 최선을 다한다. 마치 끝을 앞두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 끝을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슴속 저멀리 숨기고 있듯이 말이다.
책속에서 심리치료사인 프랑크의 처방이 이야기의 새로운면을 제시해준다. 그의 처방에 따라 실비가 보여주는 행동과 그녀의 실천모습은 죽음이라는, 자살이라는, 그리고 고독이라는 슬프고 힘들고 매우 만나기 싫은 어둠 속터널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과 웃음, 행복한 즐거움이 가득한 빛과 같은 존재속에 있다. 한줄기 환하게 비춰주는 밝은 빛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것 역시 주인공 실비의 오래된 고독의 내공은 여전히 자살 의 생각을 헤매고 있다. 결국 자기 자신의 내면속에 갇혀있는 오랜 고독을 깨부술 수 있는 것은 유일한 방법은 바로 외부에서 비치는 빛이 아니라 실비 자신의 내부에서 비치는 마음의 빛일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자살이라는 무겁고 힘든 소재를 이용해서 사회적인 풍자와 함께 감동과 행복이라는 우리의 삶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해주는 그런 내용을 적어냈다. 이러한 삶의 따뜻함이 누군가에게도 나눠지고 또 전해지고자 하는 그런 세상...
책의 커버가 왠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이책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힘든일과 어려움도 있을수 있지만 그것을 너무 깊게 생각하기 보다 그래도 삶속에서 일어나는 즐거운일들과 행복가득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