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기말고사 시험 전날 배달된 책이었는데 아이가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어 차마 중간에 시험공부하란 말을 못했어요. 결국 책 한권을 다 읽고 나서야 공부를 시작했지요. "그렇게 재미있어?"하고 물으니 "응, 엄마 너무 재미있어요. 엄마도 한번 읽어보세요." 하더군요. 그리고 꼬리를 무는 질문이 계속 이어집니다. "엄마, 근데 정말 저승에 곳간이 있을까요?" "무슨 곳간?" "저승에 가면 내곳간이 있는데 착한일을 하면 그 곳간에 보물이 쌓이고 나쁜일을 하면 똥이 가득하게 쌓인데요. 으~~ 드러워"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책 내용이 궁금해지더군요. 아이에게 어서 시험공부하라고 채근하고서 저도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답니다. 저승의 곳간지기인 무아는 이승사람들의 곳간을 청소도 하고 곳간의 물건들도 지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 곳간마다 명패가 붙어있는데 그 명패의 주인이 착한일을 하면 그 곳간에는 보물이 그득하게 쌓이고 나쁜일을 하면 똥이 쌓이지요. 무아가 돌보는 곳간에서 [보리]라는 여자아이의 곳간은 늘 귀중한 보물과 돈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무아는 저도 모르게 보리라는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지요. 근데 어느날 보리가 갑자기 죽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놀란 무아는 무슨일인지 알아보려고 곳간을 잠시 떠나 염라대왕의 궁궐로 향합니다. 거기서 저승세계를 전복시키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마녹장군의 농간으로 무아와 보리는 지옥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지요. 하지만 불개의 도움으로 이승으로 탈출한 보리와 무아. 그들은 자신을 도와주는 선한 존재들과 힘을 합해 하나씩 위기를 극복하고 저승을 위기에서 구하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숨가쁘게 그들을 위협하는 마녹군사들의 공격과 이를 물리치는 무아일행의 모험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어 마지막까지 잠시도 책에서 눈을 뗄수가 없더군요. 무엇보다 흥미로왔던 설정은 역시 저승에 나만의 곳간이 있다는 사실과 죽어서 염라대왕앞에서 심판받을때 평상시 나의 행동이 거울에 그대로 비쳐서 내가 지옥으로 갈것인지 천당으로 갈것인지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상상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평소 보리처럼 착한 마음씨와 행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끔 해줄것같습니다. 또한, 염라대왕 같은 훌륭한 심판관도 마음속에 선과 악을 함께 가지고 있어 매순간 갈등하고 싸워 이겨야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는 것과 결국 그 싸움을 통해 지켜낸 "선"이야말로 보다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는 내용은 매순간 작은 유혹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그 유혹을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야 말로 얼마나 소중한 승리인지를 일깨워줄 것입니다. 세상에 선만 있고 악이란것이 없다면 평화가 오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에 진정한 선이란 악이 있을때 더욱 가치가 빛나는 것이고 악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있어 선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란 대답에 공감하게 되네요. 우리나라 옛날이야기에 모티브를 둔 상황설정과 작가의 상상력이 어우러져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는 재미난 이야기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여러번 찾아 읽을것같네요. 옛날 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