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이교육에 관한 책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읽었습니다. 아이 교육서 부터 두뇌훈련, EQ 높이기, 성격에 맞는 교육법,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방법 등 나름대로 하나있는 딸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책을 읽었는데 늘상 느끼는 것은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이었죠. 뒤돌아서면 후회하면서도 그 순간 화를 참지못해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회초리도 들고 책도 던지고 심한 말도 많이 했습니다. '참으로 부모노릇하기는 힘드는 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힘이 쭉 빠지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책을 읽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나마 그런 이론적인 것이라도 머릿속에 있어야 화내고 아이랑 싸우는 횟수를 줄이고 서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최악의 사태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이렇게 대들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케이스별 대응방법 등을 이런 자녀교육서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자녀교육서를 열심히 읽으며 노력하는 부모가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는 좀더 아이와 친밀하게 지낼수있고 가정속에서 갈등을 줄일수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전 부모로서 참 못하는 점이 많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특히, 아이가 방학을 맞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더욱 부딪힐 일이 많아져서 하루에도 서너번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간혹 아이랑 전화통화하게 되면 맨먼저 묻는 말이 "학원 갔다왔어? 엄마가 해놓으라고 한 문제집은 풀어놨구?" 하니 아이가 숨이 막히는 것같은 생각도 들고 스트레스도 받겠지요. 아이의 스트레스는 곧 짜증과 반항으로 되돌아오고 저도 그만 화가나서 소리지르게 되버립니다. 이것이 요즘의 저와 아이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고 저도 참 힘들어 하고 있었지요. 책을 한장씩 읽어가면서 우선 내가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내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령 학원가는 시간이라든가 학습지 분량 같은 것을 아이와 의논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해버리고 그대로 하라고 못박은 거라든지, 간혹 아이가 오전에는 이것을 하고 나머지는 오후에 하겠다고 하면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하라고 했다가 또 한바탕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물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이유가 있어 서로의 주장을 펼치는 것인데 내가 일방적으로 명령을 해버리니 아이는 화가나고 속상해서 아예 하지도 않는 경우도 생기더군요. 이럴때 아이의 의견도 어느정도 받아들여 타협점을 찾았더라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어요. 책에서는 아이가 3세가 될때까지 뇌의 대부분의 중요한 부분이 형성이 되므로 이시기에 엄마가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고 자극을 주면서 아이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성격이 좋은 행복한 아이로 만들수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 주 양육자가 바뀐다든가 엄마와 충분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않으면 아이는 혼란과 불안감으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고 하는데 그것이 금방 눈에 드러나지는 않아도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불만에 차있어 나중에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하는군요. 전 그나마 다행인것이 아이가 저랑 아웅다웅 하기는 해도 엄마를 젤로 좋아하고 의지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책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친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만일 그렇다면 지금 아이와의 사소한 갈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시 그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할 방법을 찾을 테니까요. 하지만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가 서먹하고 관심도 없고 친하지 않은 경우는 정말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있으므로 사소한 갈등이라도 잘 풀고 해결하고 친밀한 관계를 가질수있도록 부모가 노력해야한다고 합니다. 또한, 책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하며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로 부터 어떤점을 바랬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말을 안들으면 배신감에 "내가 너를 어떻게 고생하며 키웠는데 네가 이럴수있니?" 하지만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고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물론 그렇구요. 지난번에 아이가 자기 물건을 친구가 약간 망가뜨린 것때문에 속상해하면서 그 친구랑 다신 안논다고 했을때 제가 "뭐 그런일로 속좁게 그러냐."고 했다가 아이가 "엄마는 내맘도 모르고... 엄마 정말 미워." 하면서 크게 울었던 일이 생각났어요. 그때 제가 퍼뜩 아이에게 "미안하다. 엄마는 네가 그렇게 속상했을 걸 몰랐어. 미안해. 물건이 망가졌으니 속이 상했겠구나. 고칠수있는지 한번 같이 보자."하고 달래주었더니 울음을 그치고 화내서 미안하다고 도리어 아이가 사과하더군요. 그렇게 아이의 마음에 한번 공감해주면 될 일을 "너는 뭘 잘했냐? 너는 남의 물건 망가뜨린적이 없냐?" 하며 계속 몰아붙였으면 완전히 큰 싸움될 뻔 했던 거죠.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부모는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해서는 안되며 부모와 자식간에는 충분한 대화와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친밀함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 또한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구요. 그밖에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한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으므로 이것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실천에 옮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