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에 그려진 우스꽝스럽게 생긴 세균그림을 보고 아이가 얼른 책을 들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한동안 책을 끼고 다니며 시간 날때마다 보더군요.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 몇일 걸렸답니다. 유난히 질병 쪽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 좋아하리라 생각을 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저도 흐뭇했지요. 책을 읽고 나서 아이가 하는 말이 "엄마, 세균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옷감장수였대요." 하더군요. 그게 무슨소린가 했는데 아이가 줄줄 늘어놓습니다. "레벤후크라는 사람이 현미경을 만들어서 이것저것 작은 것들을 관찰하다가 세균을 발견했대요." 하면서 세균이 산소를 만들어 주기때문에 세균이 없으면 우리는 큰일난다고 하기도 하고 세균은 아주 뜨거운 용암에서도 살고 아주 추운 극지방에서도 산다고 하더군요. 레벤후크는 옛날 생물시간에 들어본 이름이라 어렴풋이 기억은 났지만 옷감장수였다는건 처음 듣는 듯했고 세균이 산소를 만든다니 이게 무슨소린가 싶었지요. 대개 세균은 우리가 절대 멀리해야할 바이러스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세균이 없으면 큰일난다니 .... 그래서 책을 열고 읽기 시작했는데 차츰 읽어나가면서 제가 몰랐던 세균에 대해 하나씩 알게되고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세균이란 아주 작은 미생물을 통칭하는 것이고 여기엔 아메바,짚신벌레 같은 원생동물과 단세포동물, 바이러스, 익히 알고 있는 각종 세균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지요. 세균은 이 지구상에 가장 먼저 등장한 생물체이고 살지 못하는 환경이 없다고 합니다. 저 지구 깊숙한 엄청나게 뜨거운 곳에서도 유황을 먹고 살고, 우주에도 세균포자가 떠돌아 다닌다고 하구요. 이 세균 중 산소똥을 싸는 시아노 박테리아덕분에 생물들이 살수있는 지구환경이 만들어졌다니 놀랍지요. 또한, 세균이 병을 일으키는 적이라는 오해를 일으키고 있는데 물론 일부 바이러스가 병을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오히려 유익한 세균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네요. 사실 미생물이나 세균이 없다면 쓰레기와 음식들을 누가 분해시키고 흙을 식물이 살수있는 영양많은 흙으로 바꾸어 줄까요. [세균이 가장 훌륭한 정원사]라는 말이 절로 이해가 갑니다. 세균의 탄생과 세포분열과정,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예방주사를 맞는것이 어떤의미인지와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얻게된 과정 등이 너무 쉽게 잘 설명이 되어있어 어린이 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세균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세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네요. 세균이라고 무조건 미워하지말고 잘 이용하면 우리 생활이 더 윤택하고 아름다워짐을 아이들이 알게해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