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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만세! ㅣ 힘찬문고 47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하는 "김포외고" 사건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고했던 어른들의 부정과 비리때문에 한창 꿈많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원과 학교가 아닌 바로 학생들이니까요.
그 아이들이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노력을 했는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예요.
저도 며칠전에 특목고에 아이를 합격시킨 엄마와 모임에서 함께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엄마나 그 아이나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걸 느낄수 있었거든요.
특목고에 가기위해 초등학교 5,6학년 부터 준비를 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치 저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같이 느껴지기도 했구요.
제가 너무 안일하게 사는건 아닌지 은근히 초조함도 느껴지고 아무생각없이 책보고
놀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내년이면 벌써 3학년인데 저렇게 놀아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곤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은근히 마음의 위안이 되었습니다.
' 다 필요없고 그저 건강하고 긍정적인 아이로 잘 자라주기만 해라.' 하는 맘이 들었구요.
5학년 혜수는 아빠와 엄마,오빠와 함께 사는 평범한 초등학생입니다.
아빠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엄마는 전업주부로 아이들 뒷바라지에 전력을 다하는 소위 극성엄마
였으며 엄마의 노력덕분인지 오빠 장수는 1등을 놓친적인 없는 수재였습니다.
엄마는 이제 혜수까지도 국제 중학교에 보내겠다는 꿈을 품고 혜수를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보내려 합니다. 너무 가기싫지만 감히 엄마를 거역할 용기가 나지 않던 혜수가 베란다에서
답답한 마음을 달려려다가 그만 저승사자를 보고 놀라서 11층에서 추락하고 맙니다.
저승으로 간 혜수는 이것이 지밀과장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며 사실은 오빠 장수가 자살을 할
운명이었음을 알게되고 오빠를 구하기위해 다시 이승으로 돌아옵니다.
도무지 자살할 이유가 없는 오빠 장수. 혜수는 오빠의 주위를 맴돌다 오빠의 비밀을 알게되고
구천을 떠돌다 혜수의 몸안으로 들어간 영혼 연화와 오빠친구 정태의 도움을 받아 장수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결국 가족들 앞에서 밝혀진 장수의 비밀은 뜻밖에도 1등을 놓치지 않아야한다는 스트레스때문에
생긴 난독증과 그로인해 모의고사 전국 최하위로 떨어진 성적표였습니다.
아빠보다는 성공한 인생을 살아야한다고 장수를 다그치던 아빠도 엄마처럼은 살지말라는 엄마도
이젠 더 이상 아이들에게 자신의 욕심을 강요하지 않게되고 혜수의 가정은 서서히 평화가 찾아옵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혜수의 가정속에도 사실은 치열한 경쟁과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한다는
무언의 스트레스가 짖누르고 있었고 그것이 하마터면 장수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질뻔 했던 것은
정말 아찔한 순간이 아닐수없네요.
사실 성적비관 자살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실제로 학교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형편이 좋은 아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은 쫓고 쫓기는 학교생활속에서 친구도 없고 모두가 경쟁자인 현실이 두렵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거기다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께 실망을 드리게 되고 경쟁에서 낙오되는게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구요.
이 아이들의 피어나지 못한 꿈을 누가 보상해줄수있을까요?
어차피 사회생활을 해보면 행복이나 성공은 성적순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성적이 좋고 학벌이 좋으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지만 그게 다는 아닌데
우리는 자기가 못했던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아야겠어요.
부모가 되면 자식자랑이 모든 자랑의 으뜸이지만 그 높은기대치에 부응하도록 아이를 닥달해서는
안될 것같습니다.
욕심을 마음에서 덜어내면 우리가 사는 삶이 더 행복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할때
제 2,제 3의 장수는 나오지 않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