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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동화집 - 저학년을 위한
우현옥 지음, 백정석 그림 / 청림아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노벨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면 사실 전 굉장히 어렵고 고차원적인 문학을
떠올렸습니다.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와 복잡한 심리묘사, 철학적인 주제 등이 주된 내용이리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썼다기에 놀라움과 함께 노벨상
수상작가의 동화는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에 책을 집어들었지요.
모두 7가지의 동화로 엮어진 책을읽어보면서 '아,이건 어렸을때 읽었던 책이야'
하고 기억이 나는 것이 3편 정도 있었고 나머지 4편도 저학년 아이들이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들이었어요.
'닐스의 모험','성모마리아의 곡예사','파랑새'는 어릴적 아득한 기억속에서, 읽고
동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기억도 나는데 그땐 그게 노벨수상작가의 작품인줄도
몰랐네요.
낙타는 왜 등에 혹이 있을까는 정글북의 작가로 잘 알려진 러디어드 키플링의 작품으로
게으르고 오만한 낙타가 신의 벌을받아 등에 혹이 생기고 3일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일하게 되었다는 내용은 아이들에게 게으름에 대한 경계와 남을 무시하고 거만하게 행동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알려줍니다.
파랑새는 그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시대를 초월하고 사랑받는 작품이죠.
파랑새를 찾아 밤의나라,나무의 나라,빛의 나라 등등을 다니다 결국은 집에서 파랑새를
찾게된다는 내용은 행복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는 진리를 일깨우며
그 후의 많은 문학,영화 등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타고르의 아기도련님과 델레다의 운명의 구두 였어요.
둘다 안타까운 결말에 서글픈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예요.
자기의 실수로 주인집 아기도련님이 죽었다고 자책하던 라이차란은 늙은 아내가 낳은 자식을
아기도련님이 자신을 못잊어 환생한 아기도련님이라고 여기고 자식이라기 보다 상전으로
정성을 다해 키웁니다.
결국 늙어 일도 못하고 자식을 위해 아무것도 할수없게 되자 옛주인에게 가서 사실은 자기가
도련님을 훔쳐갔었다고 말하죠. 그리고 자식의 곁에만 있게 해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나 옛주인은 이를 거절하고 믿었던 자식은 곁에 두지 않아도 좋으니 돈을 매달 부쳐주자고
합니다.라이차란이 진정으로 원한건 자식의 곁에서 그를 계속 보살피는 것이었는데 이젠
자식도 잃고 아기도련님도 잃은 것이 되었네요. 그후로는 라이차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운명의 구두는 여성으로는 2번째 노벨상을 받은 그라치아 델레다 여사의 작품인데 숙부의
임종을 보러가던 중 구두에 대한 사소한 집착으로 유산을 못받게된 한 사나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거역할 수없는 운명의 장난앞에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감동,교훈을 모두 가져갈수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각 이야기 뒤에
나오는 작가 소개부분을 통해 작가의 작품배경과 또 다른 작품들을 맛볼수있어 유익했어요.
역대 노벨수상자의 이름을 보면서 내가 아는 다수의 사람들이 상을 수상한 것을 보고 '역시' 하고
감탄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여기에 이름을 올릴날이 언제쯤 될까 하고 안타까움과 기대의
마음도 가져보았구요.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아이는 책표지도 너무 예쁘고 재미있다며
학교에서 독서시간에 읽겠다고 가방에 넣어간답니다.
노벨문학상은 아마도 작가로서의 최고의 명예를 가져다 주는 상이 아닐까 싶은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게 안타깝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인도 등 수상자가 나왔는데
우리나라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어서 인정을 받아 꼭 노벨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보며
우리의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고 열심히 읽어 그 역할을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