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의 약속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2
제클린 우드슨 지음, 서애경 옮김, E. B. 루이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전에 표지의 그림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어린소녀가 무언가 갈망하는 표정으로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나 슬퍼보였기 때문이죠.
어렴풋이 엄마와 헤어지게 된 소녀가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인 것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과연 엄마와 어떤 사연으로 헤어지게 된 것인지 결말은 어떻게 되는지 너무 궁금하여
아이와 함께 재빨리 책장을 넘겼습니다.
제일 첫장에 씌여진 말.
[엄마의 손은 따뜻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엄마란 말을 떠올리면 항상 이런 느낌입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어떤 모난것도 다 받아줄것만 같은 솜처럼 부드러운 엄마의 품.
그 아래부분을 읽어나가면서 벌써 제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짐을 꾸리고 있었거든요. 에이더는 엄마가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가슴아프고 눈물이 흘렀을까요?
엄마는 일자리를 찾아 시카고로 떠난다고 합니다. 편지도 하고 돈도 부쳐준다고 하시며
에이더를 꼭 안고 말합니다.
"엄마는 에이더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엄마를 비보다 더 사랑해." "눈보다 더 사랑해."
골백번도 더 주고 받은 이야기들... 이 말들을 뒤에 남긴 채 엄마는 떠납니다.
우리 아이는 여기까지만 읽고도 벌써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합니다.
아이가 10개월쯤 된 무렵부터 직장을 다녔기때문에 우리 아이는 엄마가 곁에 없으면 찾아헤매고 울고
했어요. 그때마다 할머니가 업고 나가 한시간씩 다니다 아이가 잠이 들면 집에 들어오셨다고 하더군요.
우리 아이는 지금도 말합니다. " 학교갔다 왔을때 엄마가 집에 있으면 좋겠어."
그런데 에이더는 언제 올지 모르는 엄마를 기다립니다.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
엄마는 보내준다던 편지한장 없습니다. 우체부 아저씨가 그냥 지나칠때면 할머니는 말씀하십니다.
"눈물 뚝! 당장 그치지 못할까!" 손녀가 마음아파 할까봐 일부러 엄히 하셨죠. "그래도 너는 편지해라."
하시구요.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건 길잃은 새끼고양이를 거두어 함께 살게 된 것입니다.
새끼고양이는 친구처럼 에이더를 따르며 에이더의 슬픔을 잠시 잊게 해주었어요.
마침내 그렇게 기다리던 엄마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곧 돌아오신다고 해요. 에이더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할머니는 우체부 아저씨를 보며 "은혜로운 우리주님" 하셨어요. 표현을 안하셨지만 할머니도 엄마의 편지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셨던 거예요.
마지막 장면에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의 그림을 보자 비로소 마음이 놓였어요.
엄마의 약속이 지켜졌어요. 슬픔과 그리움을 꾹꾹 눌러참으며 기다린 에이더의 소원이 들어진거예요.
책을 읽는동안 눈이 빨개진 아이는 엄마가 정말 확실히 돌아온 것인지 몇번이나 묻더군요.
그림만으로는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진짜 엄마 돌아온거야?" 하면서요.
우리 아이는 외동이라 형제가 없어 외로워서 그런지 엄마에 대해 각별함을 가지고 있어요.
가끔씩 이렇게 물어요. "엄마는 세상에서 뭐를 제일 사랑해? 사람이든 물건이든 중에서."
그래서 가끔 제가 장난으로 "글쎄. 잘 모르겠는데." 하면 "흥. 엄마가 금방 '지윤이' 라고 할줄 알았는데
망설이는 것보니 이젠 날 많이 사랑하지 않는구나." 하면서 혼자 삐지곤 합니다.
늘 들으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계속 듣고 확인하고 싶은가봐요.
엄마는 눈보다도 비보다도 나를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에이더는 엄마없는 그 긴시간을 견뎌낼수
있었을거예요.
가끔 저는 TV에서 자식을 버린 비정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나름 사정은 있겠으나 도저히 이해는 할수없습니다.
10달동안 뱃속에서 키우고 힘들여 낳고 젖먹여 키운 정은 다른 어떤 사랑과도 비교할 수없는 것이죠.
이 사랑은 본능적인것이기도 해서 억지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자식은 이 사랑을 먹고 살기때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할수도 있고 세상에서 자신있게 살아갈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읽으며 소중한 가족간의 사랑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