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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까밀로의 작은 세상 -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7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주효숙 옮김 / 서교출판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다시 대하니 참 오래된 친구를 만난것 마냥 반가웠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 카톨릭신자 이셨던 고모집에서 이 책을 처음 읽고
어찌나 재미있던지 시리즈를 모두 빌려서 읽었던 기억이난다.
이 책은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연작 중 한편인데 그 제목을 보고 혹시 종교와 관련된
서적이 아닐까 싶겠지만 카톨릭 신자가 아닌 그 누가 읽어도 책속에 담겨진 보편적 진리인
선과 양심,이웃에 대한 사랑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책 속에는 이탈리아의 바싸라는 조그만 마을을 배경으로 돈 까밀로 신부님과 공산당 읍장인
뻬뽀네, 그리고 예수님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고 어색할 듯한 캐릭터이지만 이들은 기가막히게 어울린다.
정치적으로는 으르렁대고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돈까밀로 신부님과 뻬뽀네는 사사건건
시비가 붙고 부딪힌다.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미운정이랄까 서로를 걱정하고 상대방이 위기에 빠지면 은근슬쩍
도와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 정겹다.
왠지 신부님 이미지랑은 걸맞지 않은 것같은 거구에다 한 주먹하고 다혈질인 돈 까밀로 신부님.
어려운 이웃에게 닭 한마리 대접하고 싶은 맘에 사냥총을 들고 꿩사냥에 나서는 신부님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신부님의 모습은 아니지만 난 이런 돈 까밀로 신부님이 너무
멋지다.
한편, 비록 초등학교도 못나온 무식에다 성질 한번 나면 아무도 못 말리지만 뻬뽀네 읍장은
의리있고 자기 마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간적으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난 공산당이라고 하면 무섭고 잔인한 모습이 떠올랐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단지 공산주의라는 것은
이념의 한 종류일 뿐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가장 맘에 드는 캐릭터는 우리 예수님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수님은 신부든 공산당 읍장이든
모두를 사랑하시는 자비스런 모습이다. 돈 까밀로 신부의 투정섞인 항의를 받으시면 미소를 지으며
귀에 쏙쏙 들어오는 예를 들면서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신다.
그리고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너의 죄를 사하노라" 하시며 용서해주신다.
난 정말이지 이런 예수님이 내 곁에 계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그 외에 바싸의 다양한 사람들이 일으키는 크고 작은 소동이 이 책안에 담겨있다.
살아가면서 정말 짜증나고 힘들고 답답할때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그들의 엉뚱한 행동에
웃음이 나올것이고, 마음이 후련해질 것이다.
또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책을 덮은 지금도 돈 까밀로 신부님과 뻬뽀네와 예수님, 그리고 바싸 마을 사람들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