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되어 줄게 문학동네 청소년 72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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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타임슬립이나 영혼이 뒤바뀌는 이야기 등은 익숙하고 흔한 소재가 된 지 오래이다.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엄마의 교통사고라는 계기를 통해 그간 티격태격 사사건건 부딪치던 딸 윤슬과 엄마 수일의 영혼이 7일간 뒤바뀌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딸 윤슬이는 엄마의 몸으로 1993년으로,

엄마 수일은 2023년의 딸 윤슬의 몸으로 들어가 각자 서로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사춘기 중학생 딸 강윤슬과 갱년기를 앞둔 엄마 최수일의 일주일간 영혼 체인지 체험 이야기다.

농담 삼아 사춘기와 갱년기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과연 누가 이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둘 다 만만치 않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실제로 갱년기를 겪고 있는 지인은 자기 스스로의 감정과 몸의 변화도 감당하기 벅찬데 지독한 사춘기를 앓고 있는 딸이 수시로 돌격해 오는 통에 정말 매일같이 전쟁을 치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책 속의 주인공 윤슬과 수일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함에 서운해하고 각자의 생각과 삶을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엄마의 말은 잔소리가 되고 아이의 말은 반항이 되고마는 격이다.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 '서로의 삶 경험해 보기'는 윤슬에게는 전혀 다른 시대적 배경 속에서의 학교생활과 둘째이기에 양보하고 누리지 못했던 엄마의 학창 시절을 경험하며 지금의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엄마 수일 역시 부족함 없이 자라 밝고 적극적인 윤슬이지만 윤슬이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며 그 나름의 힘듦을 이해하게 된다.


#수빈

"안녕하세요,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서 도저히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없는 김수빈입니다!"

#윤슬

"안녕하세요, 저는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이번 수행평가를 도저히 할 수가 없는 강윤슬입니다!"



무엇이든 해보고 싶고 무엇이든 되고 싶은 꿈 많은 나이에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윤슬의 말이 오래오래 마음에 박혔다.

요즘 십 대들은 엄마 최수일이 살았던 시대와는 달리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풍족하고 넘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세대지만 풍요로운 만큼 더 강한 결핍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가장 좋겠지만 살아온 방식과 성격, 성향 이 모든 것들이 다르기에 각기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모든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심지어 자식이라 할 지라도.

소설에서는 엄마와 딸이 서로의 몰랐던 부분, 서로의 감정을 상대방이 되어 직접 경험해 봄으로 인해 관계의 회복과 함께 서로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인정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이토록 쉽게 회복되고 풀어지진 않는 어려운 숙제와 같은 것이지만 엄마와 딸이 서로의 삶을 경험함으로 인해 조금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자 책을 덮고 났을 때 조금 더 대화가 쉬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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