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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평점 :
골목길. 동네 안으로 이리저리 이어진 좁은 길.
나는 골목길을 좋아한다.
대로변, 마천루 가득한 스카이라인보다 소소하고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좋다.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이다. 대도시보다는 소도시가 재미있고, 도시의 대로변보다는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더 끌린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여행도 마찬가지이다.
골목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규정지을 수 없는 데서 그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로변이나 중심상권은 대형프랜차이즈 상점이 즐비하고 획일적이다. 재미가 없다.
그에 반해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상점들은 작고 소박하지만 그만의 멋이 있다.
그 가게가 방앗간이건, 철물점이건 그만의 멋이 있다.
그런데 그런 골목길에 개성 넘치고 아이디어가 가득한 상점들이 가득하다면?
그곳은 곧 노다지같은 곳일 거다.
이 책에서는 국내외 여러 사례들을 들어 골목상권의 경제적 중요성을 보여주고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에 대하여 생각하게끔 만든다.
이대후문, 홍대, 성수동, 제주, 뉴욕의 브루클린, 스코트랜드의 에든버러, 일본의 기치조지역 등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골목길 경제에 대해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의 예가 나오니 뭔가 더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전의 원도심 살리기는 수년째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사업도 여러가지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크게 실효를 거두지는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골목길 자본론]에서는 성심당이 그 주축이 되어서 원도심 재생을 이끌어야하지 않을까 제안을 했는데 그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저자는 성심당이 지자체와 협력하여 원도심을 베이커리타운으로 조성을 하고 제과업체 공장을 성심당 본점 가까운 곳에 조성하여 이를 산업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면 원도심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스위스에서 초콜릿공장과 치즈공장 견학을 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에서의 체험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꽤나 좋은 견학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했던지라 저자의 청사진이 꽤 그럴 듯하게 다가왔다.
음성에 있는 수제맥주 브루어리 투어도 사람들이 가는 데,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성심당이 그러한 관광사업을 한다면 사람들이 안 몰릴 수 없을 것 같다.
대전은 사실 재미없는 도시라서 관광을 오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질높은 유희시설이 들어선다면? 저자의 말대로 원도심 재생, 활성화에 큰바람이 불 것이 틀림없으리라 본다.
우리나라의 축소도시가 약 20곳에 달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축소도시들이 쇠퇴하지 않고 스마트하게 축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골목길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에서 실시하기로 발표한 도시재생사업 또한 이 골목길과 연관된 사업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중심상업지구 외에 골목길 상권들이 활발하게 유지되어야 매력적인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그에 따라 인구 감소도 줄어들고, 내외국인 관광객 유입 또한 될 것이라 본다.
우리가 매력을 느끼는 것은 크고 획일화된 그 무엇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색이 소소하게 묻어나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한국적인 것, 지방만의 특성을 살리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키워나가게 하는 것이 도시재생,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