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배신 - 베테랑 번역가도 몰랐던 원어민의 영단어 사용법
박산호 지음 / 유유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에 영어공부를 할 요량으로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을 원서로 읽고 있다.
오랜만에 원서를 읽다보니 비교적 쉬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수도없이 사전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재미로 기존에 알고 있는 단어들도 한번씩 같이 찾아보기도 했는데, 내가 확실히 아는 아주 쉬운 단어라고 생각했던 단어에도 내가 영 모르던 뜻이 있어서 조금 충격을 받았더랬다.
난 역시 멀었어라며 좌절하던 그 순간 들려온 신간 소식.
번역가 박산호씨가 펴낸 [단어의 배신]은 정말 시의적절하게 나의 품에 안겼다.
다년간 번역을 해온 번역가조차 "배신"이라는 단어를 쓰며 영단어에서 느꼈던 좌절감을 표현하다니!!
물론 그녀가 번역을 시작하던 초창기에 느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해도 이렇게 헤매고 충격받는 것이 나만 겪는 일은 아니라는 뜻이 되니 조금은 위안도 되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꼽은 단어 리스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본문으로 들어가면, 박산호 작가가 꼽은 영단어가 마치 어떤 브랜드의 엠블럼인 양 멋드러지게 눈에 들어온다.
맨 윗 줄에는 사전적 정의가 나열되어 있고, 그 아래로 단어의 유래와 우리가 잘 알지 못 하는 그 단어의 다른 뜻에 대한 설명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뜻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예문도 제시를 해주어 단어에 대한 이해를 더욱 돕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는 단연 "magazine"이었다.
어쩌면 평생가도 사전을 안 찾아봤을지도 모를 이 단어.
평생토록 "잡지"라고만 알고 있었을지도 모를 이 단어!
세상에 magazine에 "무기고", "탄창"이라는 뜻이 있었을 줄이야.

[단어의 배신]은 하루종일 책을 붙잡고 주루룩 읽어나가기 보다는 일과 중에 짬이 날 때 - 직장에서 점심식사 후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 등- 틈틈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아마도 "이 단어에 이런 뜻이 있었다고? 호오~"하며 흥미롭게 술술 읽힐 것이다.

잠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으려 했다가 재미있어서 멈추지 못 하고 줄줄 읽어나갈지도 모를 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보노보노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때.
TV 애니메이션으로 접했다.
소심하고 걱정이 많아 항상 곤란한 보노보노, 귀여운 포로리, 폭군 너부리.
그들의 얼토당토않은 바보같은 설정에 정말 깔깔대며 만화를 봤었다.
오죽 좋아했었으면 한때 채팅하던 시절 닉네임이 포로리였을까.
그런데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보노보노를 유튜브에서 찾아 작년부터 아이들에게 보여줬더니 애들이 배꼽을 잡고 웃으며 보는 게 아닌가.
남편이 몇 년 전에 인형뽑기 게임기에서 뽑아온 보노보노 인형은 원래도 사랑받았었지만, 그 후로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형이 되었다.
웃긴 건, 보노보노는 정말 나이를 불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라는 점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인 내 아이들, 중고등학생 시절의 나, 그리고 지금 애엄마가 된 나를 모두 아우르는 엄청난 매력덩어리.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할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김신회작가의 말처럼 아마도 모든 캐릭터가 솔직하고 순수하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워보이기 일쑤지만, 그렇기 때문에 평소 나 자신을 억제하며 사는 우리가 보노보노를 보면서 위안을 얻고 기쁨을 얻는 것 아니겠나 싶다.


이 책은 보노보노를 사랑하고 아끼는 저자가 '서툰 어른들'에게 위안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본인의 경험과 더불어 써내려간 읽기 쉬운 책이다.
보노보노에서 글을 발췌한 부분들, 보노보노 책에 있는 짧은 만화, 그리고 보노보노 삽화가 작가의 글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작가가 나와 성향이 달라서인지 사실 그녀의 이야기가 엄청나게 공감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만은 마음에 와닿았다.
나도 미혼일 적에 생각했던 것, 지금은 엄마에게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것.

엄마는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엄마가 되어버린 걸까.
엄마는 엄마가 된 엄마가 마음에 들까.
아니면 엄마가 되지 않았을 엄마를 꿈꿀까.
엄마는 대체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누구든 이 책을 읽다보면 한부분쯤 공감하거나 위로를 받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을 함께 하는 가족과 친구에 대해서도 저자가 책에서 그랬듯 나도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갖으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 닫기 일보 직전의 술집을 운영 중인 배베이스, 경제사범으로 쫓기고 있는 박타동, 남편의 폭력에 이혼 후 홀로 살다 대장암 수술을 한 라피노, 음악의 끈을 놓지 못 하고 밤마다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 라이브를 하는 리콰자, 룸싸롱을 전전하다 고향에 내려온 니키타, 그를 찾아 전주에 내려온 전직 텐프로 아가씨 김미선.
누구 하나 변변한 사람이 없는 이들이 밴드를 결성한다.
그 이름하여 [수요일에 하자]. 
술이나 퍼마시고 나잇살 먹어서 기타줄 튕기며 노래하는, 남들 보기에 정신 못 차리고 사는 것 같은 이들의 삶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들에게 음악은 무엇일까?
그들의 사연과 사정을 듣고 있자면 답답하고 한숨이 절로 나지만, 그 벼랑 끝에서도 열정이 있다는 것, 서로를 저버리지 않는 의리가 남아있다는 데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음악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글스의 데스페라도,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 
레인보우의 템플 오브 더 킹 등의 기성곡으로 시작해서, 밴드의 자작곡인 [검은 바다], [노래 불러], [철수야 놀자], [쓰나미로 온다]로 절정을 찍고, 블루스를 연주하며 끝이 난다.
책을 읽고는 책에 나왔던 기성곡들은 내 플레이리스트에 넣어서 들어보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것 같다.
소설에는 가사 뿐이지만- 검은 바다는 기타 코드가 있긴 하지만- 그들의 자작곡도 진짜로 들어보고 싶었다.
암울한 현 세태를 반영한 그 노래들이 실제로 있다면 어떤 소리를 낼까.
들리지 않는 소리에도 나는 움직였다. 그들이 원하던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박수진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돈을 마냥 맡겨두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또한, 평균수명은 길어진 데 반해 은퇴 시기는 앞당겨져 노후에 대한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현재 벌어들이는 노동임금 외에 비축한 자산을 굴려 은행 이자보다 큰 수익을 올리려고 너도나도 재테크에 집중하는 것 같다.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부동산 투자 중에서도 경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일전에도 경매 관련 저서를 몇 냈었고, 현재도 경매를 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이 책은 딱딱하게 하나하나 경매를 짚어주는 책이 아니라 사례 위주로 좀더 부드럽게 경매에 입문할 때 보기에 좋은 책이라 하겠다.
저자가 경매를 하기 전의 자신 개인사를 밝히는데, 인상적인 것이 그녀가 원래 가진 것이 없던 이였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거의 무일푼인 시절도 있었고, 캐나다에서 남의 집 보모와 청소부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시절도 있었다.
그랬던 그녀가 가난을 타파하기 위해 책에서 지혜를 얻고, 그 후 시도하게 된 것이 경매이다.
그녀는 경매로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돈으로부터의 자유라...듣기만 해도 아름답다.
속세의 모든 걸 다 버리고 산속에 들어가서 맨몸으로 살지 않는 이상 이 시대를 살아가며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평범한 근로자의 삶을 사는 범인들은 평생 그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것이 그녀의 핵심적인 조언이다.
공부하고, 도전하고, 그래서 돈으로부터 자유를 찾아라.
공으로 얻어지는 것이 없기에 경매 또한 품을 들여야하지만, 누구든 시작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마치 옆에서 말해주듯이 사례 위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와중에, 어려운 경매 관련 단어가 나오면 바로 옆에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돕는다.
경매의 단계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세히 설명해주는 부분도 있었는데, 누구나 어려워할 "권리분석"이나 "인도" 과정을 잘 헤쳐나가는 것까지 세심하게 설명해준다.
 
아니, 낙찰이 되어도 그 입찰금을 다 어찌 낸담?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풀렸다.
경락잔금대출이라는 마법이 있었다.
내 돈이 100이면 100, 다 들어야할 이유가 없었던 것.

"경매가 뭐예요?" 하는 경매초보자, 경매입문자, 나에게 맞는 재테크를 찾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를 키우다보니 교육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문제점이 많은 대한민국의 주입식 교육이, 50년대생인 나의 부모님 세대에서도, 80년대생인 내 세대에서도, 21세기에 태어난 나의 아이들에게도 대동소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각종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 상황에서 어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으랴.
이 나라의 사교육 현실이 어떠하냐고?
대도시에는 어디에든 교육중심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 동네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하여, 초등학교가 끝나갈 무렵에는 이미 중학교 과정을 끝내는 것이 보통이고, 고등학교 과정을 시작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것은 내가 언론매체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그 교육특구(?)에 살고있는 지인에게서 들은 현실이다.
자, 사교육 과열의 중심에서 고통받는 부모(경제적)와 학생(체력적, 정신적)이 당장도 문제지만 그들과 이 나라의 미래도 문제다.
이 미친 선행학습의 용광로에선 희망이란 없다.
왜 청년들의 취업난이 일어나고, 부모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가. 
교육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음에도, 행복한 사람은 줄어들었고,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게 되었다. 이 상황을 어찌 타결할 것인가.


우리가 받고있는 강의식 교육, 주입식 교육은 반복적인 인지 기술을 익히는 데 최적화된 교육이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미래의 사회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는 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가 그간 받았던 강의식 교육은 선진 기술을 재빠르게 터득하고 모방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4차 산업 시대에서 살아남기엔 역부족인 교육법이다.
학생주도적인 교육,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교육, 토론이 중심이 되는 교육이 근간이 되는 사회가 앞으로 선진사회가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이 단편적인 지식을 하드웨어-뇌-에 얼마나 담아놓았느냐의 양을 평가하는 것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얼마나 큰가의 질을 평가하는 교육 환경을 구축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그런한 교육법 및 시험이 있으며, 이 책에는 세계 각지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스위스의 IB, 영국의  IGCSE를 소개하고 있다.
두 시험의 기출 문제들이 일부 책에 공개되어 있는데, 전부 서술형 문제이다.
처음 그 문제를 보고 든 생각은, 채점 후 공정성 논란이 있지 않을까였다. 하지만 이제껏 단 한번도 채점의 공정성이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한다.
학생들의 답안지가 세계 각지에서 그 기관의 본부로 보내지고, 한 데 모인 답안지를 스캔하여 세계 여러나라에 있는 채점자들에게 보낸다고 한다. 채점자들은 특정 훈련을 거친 후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 선발된다고 한다. 또한, 채점자들 중에는 그보다 채점자 겸 감독관들이 있고, 그들은 최합된 답안지들을 검토하여 샘플용 답안지를 작성한다. 그 샘플용 답안지가 진짜 답안지들과 섞여서 채점자들에게 보내지고-채점자는 어떤 것이 샘플용인지 모름- 샘플용 답안의 채점 결과와 3점 이상 차이나면 재채점을 한다고 한다. 또한 교차채점도 시행하고, 교차채점에서도 두 채점자가 부여한 결과가 3점 이상 차이나면 감독관이 개입하여 재채점을 한다고 한다. 학생이나 부모가 채점 결과에 불만이 있는 경우 재채점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교육개혁을 필요성을 인지하고, IB와 국가적 제휴를 맺었다고 한다.
그들이 했으니 우리도 IB를 도입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교육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시류를 읽고 그에 대처해야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교육법으로 공교육이 변화한다면, 지금과 같은 사교육 시장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
개인의 능력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교육의 변화로 교육이 바로 서고, 가정 경제가 바로 서고, 청년층이 어깨를 당당히 펴고, 나아가 이 나라가 희망의 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