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소기 - 듣지 말았어야 했다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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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되는 순간 나에게도 생생하게 찾아오는 공포.

미쓰다 신조 작가의 소설은 독자를 이야기 속 한가운데로 끌어들여
공포를 직접 마주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번 작품 《미미소기》 역시
귀로 듣게 되는 공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이 다른 공포소설과 다른 점은
인물들이 눈으로 목격한 공포의 장면은 설명하지 않고,
귀로 들은 소리와 이야기만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공포의 순간을 길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그 빈자리는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진다.

나 같은 경우는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
‘어떤 상황인 거지?’라는 생각으로 상상의 폭을 넓혀가며 읽었고,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작가 미쓰다 신조가 오랜 지인 미마사카에게서
낡은 노트를 받게 되면서 시작된다.
노트에는 미마사카의 할아버지가 수집한
기묘하고도 섬뜩한 괴담들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노트 속 괴담에서 또 다른 괴담으로 이어진다.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보였던 괴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큰 공포로 번져간다.
읽다 보면 ‘어? 뭐가 어떻게 이어지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현실과 허구의 경계마저 흐려진다.

노트에 적힌 기록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서 더 무서워졌고,
마지막에 가서는 점점 헷갈렸다.

‘뭐야, 진짜인 거야 아닌 거야?’

괴담의 실체를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내 공포를 키웠던 것이다.

나는 사람의 ‘직감’을 믿는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마음이 하는 말을 무시하면
실수나 위험이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괴담 속 인물들도 직감, 즉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지 않았기에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이 겪은 일 또한 진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괴담을 읽는 행위 자체만으로
읽는 사람에게도 괴이한 현상이 찾아온다니.
말만으로도 왜인지 섬뜩해진다.

일단 이미 들어버린 순간,
돌이킬 수 없다.
들었기에 믿게 되는 공포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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