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에서 봐왔던 드라큘라는 날카로운 치아가 돋보이고,얼굴은 하얗고 밤에만 활동하는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드라큘라가 어떤 괴물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정작 원작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었다.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너무나 유명한 캐릭터이기도 하고,이미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익숙하게 접해왔기 때문에어느 정도 이야기의 흐름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에 처음 원작을 읽어보니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나는 그 두꺼운 책에 푹 빠져이틀을 꼬박 허우적거리며 읽어야 했다.와…드라큘라가 원래 이런 이야기였구나.열린책들에서 새롭게 선보인 《드라큘라》는전혀 유치하지도, 흥미가 떨어지지도 않았다.이야기만 놓고 보면 사실 단순하다.인물들은 드라큘라에게 위협을 느끼고,그를 막기 위해 힘을 모은다.어찌 보면 익숙하고 단순한 이야기인데읽는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그 이유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작가가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 썼는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이야기는 조너선이 한 남성의 의뢰를 받고 그가 살고 있는 산속 깊숙한 곳의 성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으스스한 분위기 속에서 의뢰인을 만난 조너선은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고,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드라큘라의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드라큘라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런던으로의 이주를 실행에 옮긴다.그때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태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한다.특히 인상적이었던 건여러 인물의 시선을 편지와 일기 등의 기록을 통해교차해서 보여주는 구성이었다.한 사람의 시선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각자가 경험한 사건과 감정을 조금씩 보여주기 때문에사건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하나씩 맞춰가게 된다.그리고 정작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드라큘라의 시선은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했다.우리는 끝까지 드라큘라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그저 다른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그의 존재와 행동을 직감할 뿐이다.그래서인지 드라큘라가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졌다.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기에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계속해서 이어지는 긴장감에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졌다.특히 이번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드라큘라》는책 표지 디자인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껴졌다.책을 읽기 전부터 이미드라큘라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고,덕분에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작품의 분위기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었다.그만큼 원작이 가진 분위기를 책 곳곳에 녹여내기 위해디자인에도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내가 알고 있던 오래된 괴물 이미지를완전히 바꿔놓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