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저렇게 맹목적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소인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재이를 보며‘요즘 사람답지 않다.’ 딱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것 같다.첫눈에 반한 소인을 5년 동안 마음에 품고,다시 만난 뒤에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재이.특히 대기업 지분 50%라는 어마어마한 재산 앞에서도돈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그의 모습이참 낯설면서도 대단하게 느껴졌다.과연 나라면 그렇게까지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그런데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질수록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느껴졌다.‘서리꽃’이라는 제목에는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불안해졌다.그래서 두 사람의 행복이제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작품 속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것은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다.미술학도인 소인이 사랑하는 화가를 이해하기 위헤재이는 그의 그림을 보고 또 본다.그리고 조정래 작가 역시반 고흐의 작품을 우연히 마주한 순간이 사랑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된 이야기가한 권의 소설이 되었다는 사실이참 인상적이었다.두 사람의 결말은 솔직하말하면 예상할 수 있다.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되는 건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만큼깊고 맹목적인 사랑을우리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요즘에는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나는 사랑이 많지만,《서리꽃》을 읽고 나니 오래도록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아름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그런 사랑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그 마음만큼은 깊이 공감하며 읽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