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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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 동경을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동경은 때로는 미련과 후회로 남아 있기도 하고,
설렘과 작은 행복으로 밀려오기도 한다.


📖 스티븐은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간다.
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아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자신의 기억 속 아버지와는 사뭇 달랐다.


아버지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모습이 또렷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흐릿해지는 스티븐.


대체 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스티븐은 왜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걸까.
큰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그 궁금증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이게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스티븐은 아버지를 찾으면
자신이 설명하기 어려웠던 감정과
살아가면서 느꼈던 힘든 것들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가 결국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찾은 뒤 마주한 깨달음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어서 놀라웠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으로 갈수록 작품의 먹먹함은 더욱 커졌다.



▫️작품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결국 그 어떤 것도 영원히 존재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어린 스티븐에게 엄마는
“있잖아, 어떤 사람은 우리 삶에 잠시 들어왔다가
그냥 그렇게 사라지는 거야.”(146p)라고 말한다.


정확히 어떤 의미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말이 이상하게 신경 쓰였다.
뒷부분에서 스티븐의 친구 차우 역시 비슷한 말을 건네자,
이 말들이 단순한 대사가 아니라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 『사라진 것들』에서도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던 작가가
이번에는 사람과 관계, 그리고 기억을 통해
또 다른 ‘사라지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앤드루 포터 작가 특유의 서늘한 먹먹함도 좋았다.
슬픔을 과장하지도, 큰 사건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 한쪽이 먹먹해진다.
마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불쑥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결국 기억이라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만들어간다.


스티븐 역시 아버지를 끝까지 찾지 않았고,
끝까지 미워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온 것은 아닐까.



🔖 내가 기억하는 사람의 모습은
사실은 그 사람을 바라보던 나의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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