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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츠하우스 ㅣ ANGST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평점 :
Kpop? 아니, 이제는 K-오컬트!!!
한남동에 위치한 고급 빌라 ‘프린츠하우스’에 살고 있는 선우.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방 한 칸을 월세로 내놓게 된다.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는 승아를 세입자로 들이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선우가 이사 오기 전에 프린츠하우스에 살고 있던 사람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다른 주민으로부터 승아와 프린츠하우스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가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는 그 사실이 드러난 뒤 사라졌다는 것.
작품은 시작부터 이런 과거의 이야기를 꽤나 자세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아,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처음부터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내가 진실이라고 받아들였던 것마저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같았다.
이야기는 고급 빌라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진행되며
악마에게 잠식된 영혼, 구마사제, 그리고 퇴마까지
오컬트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한국을 배경으로,
그것도 소위 부유한 계층의 비밀스러운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익숙한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소름이 돋는다.
특히 이 작품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꽤나 독특하다.
보통의 소설은 초반에는 천천히 이야기를 쌓아가기 마련이다.
인물과 사건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차곡차곡 서사를 만들어간다.
그런데 이 작품은 초반부터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같다.
이미 클라이맥스를 진행하고 있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과거의 사건이 어떻게 현재까지 이어져 왔는지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궁금해진다는 점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잠깐 놓았던 책을 다시 잡게 된다.
분명 퇴마가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무사히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마지막에 다다르면
그게 끝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이야기는 다시 한번 뒤집힌다.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정도였고,
그때부터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마치 낯선 여행지에서
능숙한 안내원을 만나 아무 걱정 없이 여행을 하다가
어느 순간 어떤 시골 마을에 나 혼자 뚝 남겨진 느낌이랄까.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엇이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와, 이 작품 미쳤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악마에게 사람이 씌는 이유였다.
모든 것의 시작에는 ‘고독’이 있었다.
역시 사람을 가장 깊은 곳까지 끌어내리는 건
고독이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진짜 무서운 건 고독도, 악마도 아닌 것 같았다.
결국 그 안에 담겨 있던 건
인간의 욕망과 우리가 감추고 살아가는 진짜 얼굴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이 더 무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