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으로 산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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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기록…?
좋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 위한 고통의 기록…!

강화길 작가님의 첫 산문집에는
오랜 시간 싸워 온 고통의 시간이 담겨 있다.
나아가 영화 속 장면과 인물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껴 온 것들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낸다.
소설 속에서 드문드문 엿보였던 작가의 시선이
이 산문집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녀 배달부 키키>는
지브리 작품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작가는 낯선 곳에서 어느 순간 마법을 잃어버린 키키를 보며 한 가지를 깨닫는다.
그럼에도 다시 날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 마음.
통증과 고립 속에서 글을 쓰지 못할까 두려워했던 시간들은,
키키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설 용기를 얻게 된다.

이처럼 작가는 영화를 자신의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이야기를 이어 간다.
소설을 통해 내가 막연히 그려왔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도 만날 수 있었고,
의외의 유쾌함에 웃음이 나오는 순간도 있었다.
이런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일 역시
산문집만이 가진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치유의 빛』을 읽으며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하는 작가의 태도가 참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산문집 속 작가는 병과 싸우며 글을 쓰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무너질까 봐 불안해하는 평범한 한 사람이었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다가왔고,
그만큼 글을 쓰는 일이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산문집을 읽으며 나 역시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마다 견디고 있는 고통의 크기와 무게는 모두 다를 텐데,
나라면 내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특히 『치유의 빛』을 인상 깊이 읽었던 나에게는 이 산문집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는 이야기가 단순한 허구만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작가가 오랫동안 견디고 버텨 온 시간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통을 숨기려 애쓰고,
타인의 고통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더 몰아붙이는 일.
그런 태도가 우리를 더 깊은 고통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며 제목인 『낭만적으로 산다』를 자꾸 떠올렸다.
통증과 고립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것이 영화였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시 마주하려 했던 그 과정 자체가 작가가 말하는 ‘낭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고통의 크기와 무게를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 살기도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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