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미워했던 여름 래빗홀 YA
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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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죄책감,
그리고 용서가 머물렀던 한여름의 이야기.


고등학생 연제는 '가짜 무당'인 엄마와 살아간다.
어느 날 엄마가 갑작스럽게 혼수상태에 빠지고, 연제의 앞에 천사가 나타난다.

"네 엄마의 실수를 바로잡으면 깨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너에게 네 엄마의 재주를 주마."

엄마의 능력을 물려받은 연제는 친구 한겸에게 닥쳐올 죽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한겸이 과거에도 수차례 죽음을 피해 왔으며,
그 죽음들 뒤에 자신의 엄마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음과 운명 앞에 선 연제와 한겸.
연제는 과연 한겸을 죽음으로부터 구해 낼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결국 '선택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연제는 한겸과 가까워질수록 그를 향한 미움과 죄책감 사이에서 흔들린다.
한겸의 죽음에 엄마가 깊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미움은 점차 미안함으로 바뀌어 간다.

한편 연제는 중학생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원정과,
그를 향해 자신이 내렸던 선택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날 이후 자신의 행동이 옳았는지 끊임없이 되묻고 후회한다.

반면 함겸은 연제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죽음을 마주했으면서도 그는 자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수많은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온 연제와,
눈앞의 일들을 그저 지나가는 한 장면처럼 받아들이는 한겸.

특히 자신의 예민함을 싫어하는 연제에게 한겸은 말한다.

"너의 섬세함이 너를 특별하게 만드는 거야."

그 문장을 읽는 순간 한동안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른이 된 나조차 한 번도 스스로에게 해 주지 못했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불안정한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미움을 품고, 누군가는 죄책감을 품는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이 만들어 낸 현실 앞에서 속절없이 흔들린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 서게 된다.
하지만 모든 선택이 정답일 수는 없다.
때로는 그 결과를 평생 후회하기도 하고, 자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나를 죽을 듯 괴롭게 만들었던 일의 시작과 끝은 사실 내 손안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그때 깨달았다."(127p)

『너를 미워했던 여름』은 그런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선택이 아니라고 말한다
때로는 후회와 죄책감까지도 끌어안은 채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용히 이야기한다.

미움과 죄책감, 후회와 이해가 뒤섞인 한여름의 이야기.
어쩌면 미움의 감정은 상대를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내 용서하지 못했던 자신을 향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되돌릴 수 없는 선택 앞에서 흔들려 본 사람들에게 오래 남을 위로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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