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결함
예소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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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랑의 또 다른 서늘한 민낯.

'사랑'은 분명 따뜻한 온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랑이 오직 밝음만을 이루어진 감정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집착과 불안, 미움과 질투 같은 어두운 감정도 또한 함께 존재한다.

예소연 작가의 작품 속 사랑은 '결함'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로 그려진다.
인물들의 관계에는 늘 외로움과 불안정함이 따라붙고,
그 결함의 깊이는 누군가에게는 꽤 무겁고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딘가 어긋나고 서툴러 보이는 그 사랑의 모습이 나는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사랑에는 결국 수많은 형태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마치 한낱 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린 인어공주처럼,
이 작품 속 사랑은 '따뜻함'이라는 가면을 벗은 채 민낯을 드러낸다.
인물들은 부모와 친구, 연인처럼 가까운 존재를 격렬하게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격렬하게 미워하고 질투한다.
그리고 그 관계의 중심에는, 불편한 감정마저 숨기지 않고 끝내 드러내는 작가의 문장이 있다.

예소연은 숨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통 감추고 싶어 하는 감정들을 가감 없이 꺼내 보이고, 또 끝까지 응시한다.
읽는 동안 불쾌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나는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에 깊은 공감하고 있었다.


'사랑을 하면 유치해진다'는 말처럼,
작품 속 인물들의 관계는 어린아이처럼 미숙하고 서툴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현실적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과 결함을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결함은 자기혐오일 수도 있고, 애증이나 불안 같은 감정일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랑의 불안정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꽤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사실 나 역시 초반에는 그 불편함 때문에 책을 덮고 싶었다.
하지만 사랑에는 언제나 결핍이 함께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 작품은 오히려 독자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기 시작한다.

결국 사랑이란, 결함 없는 완벽한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감정은,
그 결함마저도 끝내 힘껏 끌어안으려 하는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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