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이프 : 글리치
박새봄 외 지음 / 멜라이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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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는 다른 또 다른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매혹적이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에게라면, 그것은 더욱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다른 삶과 세계, 그리고 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이 질문은 네 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출발점이 된다.

「뭘 좀 보게 된 홍단비」, 「더블 캐스팅」,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 「전지적 루돌프 시점」. 각기 다른 설정 속에서 인물들은 예상치 못한 계기를 통해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갑작스럽게 얻게 된 능력, 과거의 선택에서 비롯된 균열, 평행 세계 속 또 다른 자신, 그리고 타인을 위한 결심까지. 그들은 모두 '다른 삶'을 마주하게 된다.


바뀌어버린 삶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독자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히 현재의 삶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를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의 무게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누군가는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고, 누군가는 잘못된 선택이 또 다른 후회를 낳는 과정을 반복한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존재를 포기하면서까지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인물들의 변화는 우연처럼 시작되지만, 결국 그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스스로의 의지다. 그들의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으며,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려는 몸부림처럼 보인다.


삶을 뒤바꾼다는 것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결과도 감당해야 하는 용기 역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이미 이전과는 다른 삶의 갈림길 위에 서 있게 된다.

각각의 이야기는 완성도 높은 구성과 독특한 소재로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그중에서도 「평행선 서점의 방명록」은 특히 인상 깊었다. 평행 세계라는 익숙한 설정을 '서점'과 '의뢰'라는 구조와 결합해, 짧지만 강렬한 한 편의 영화처럼 완성해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평행 세계는 단순한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삶을 넘나들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의지와 용기에 달려 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균열로 인해 내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버려진 또 다른 삶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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