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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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요시오는 초등학생으로, 친구들과 함께 하마다 탐정단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러던 중 마을에서 연쇄 고양이 학살 사건이 발생하고, 탐정단의 단원이자 요시오의 짝사랑 상대인 미치루가 아끼던 고양이마저 희생된다. 사건을 조사하던 요시오는 전학생 스즈키로부터 "나는 신이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스즈키는 사건의 범인뿐 아니라 요시오의 미래와 출생의 진실까지 알고 있는 듯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요시오는 이를 그저 새로운 '신 게임'쯤으로 넘긴다. 하지만 단짝 친구 히데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상황은 급변한다. 큰 충격에 빠진 요시오는 스즈키에게 히데키를 죽인 범인에게 '천벌'을 내려 달라고 부탁하고, 실제도 천벌은 내려진다.

"내가 천벌을 내려줄게. 너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거든. 일종의 보답이야."(194p)

그 순간부터 요시오는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정말 스즈키는 신인 것일까, 천벌을 받은 사람은 진짜 범인이었을까. 폭풍처럼 몰아치는 결말 앞에서 요시오는 또 한 번 명확하지 않은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 이 작품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추적하거나 트릭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을 등장시키면서도, 그 말이 왜 진실인지 설득하지 않는다. 그저 "신의 말이기 때문에 진실"이라고 할 뿐이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다 맞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20년째 회자되는 전설의 결말'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마지막 장에서 실감했다. '범인을 알게 되었지만, 동시에 알 수 없게 되었다.'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 이 소설은 범인을 밝히지만, 왜 그 사람이 범인이지에 대해서는 끝내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남는 찝찝함마저도 작가의 의도처럼 느껴졌다. '이 불편한 감정을 독자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마치 어딘가에서 '신'과 같은 위치에 선 작가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수많은 의문 속에서도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그것은 '신'이라는 존재와 마주하는 일이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요시오가 "신과 만난 것이 후회스러웠기 때문이다. 나도 전부 다 잊고 싶었다.'(234p)라고 말하듯, 어쩌면 진실은 알기 전이 가장 행복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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