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피, 혁명 - 경제와 과학의 특별한 지적 융합
조지 쿠퍼 지음, PLS번역 옮김, 송경모 감수 / 유아이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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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책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없다. <돈 피 혁명> 책을 읽으며 피식피식 웃었다. 책 내용이 흥미롭고 매우 인상 깊다. 몇 년 전에 약 1년 넘게 경제 독서토론(경제 관련 도서만 선정해서 함께 읽고 토론하는 모임)을 운영했었다. 만약 내가 경제 독서토론을 지금 운영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했을 것이다. 책 제목과 표지를 통해 내용을 유추하기 어렵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책 제목이 왜 <돈 피 혁명> 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알겠다. 표지는 서평을 쓰는 지금도 이해 못하겠다.


경제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도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시장을 통해 공급과 수요, 가격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부가 효과적으로 분배된다는 내용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시장이 이렇게 위대하니 정부는 이런 똑똑한 시장을 방해하지 말고 물러나 있으라고 말한다. 규제를 철폐하고 세금은 줄이라는 것이다. 세계에는 수많은 똑똑한 경제학자들이 있다. 그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돈 피 혁명> 책의 저자 조지 쿠퍼는 그 원인이 경제학에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은 여러 학파로 나뉘어 의견만 분분하고, 현실 경제를 운영하는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경제학은 통약불가능한 상황이다. (통약불가능성 : 동일한 방법으로 서로 비교되거나 측정될 수 없는 상태. 관측 결과가 특정 이론에 의해 설명되는 게 아니라 상이한 이론들 사이에 중립적으로 남을 수 있다.) 현실 경제 데이터에 대한 해석은 각 학파별로 주관적일 뿐이고, 이로 인해 진보는 미루어지고 혼란만 커진다. (예를 들어, 경제학은 열렬히 계속 연구되는데 우리는 금융위기를 겪는다.) 경제학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 직관적 도약을 통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 조지 쿠퍼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를 받은 과학자이다. 그런 저자가 금융계에 입문하여 골드만삭스, 도이치은행, JP모건, 블루크레스트 자산운용사 등에서 자금 운용과 투자전략 부문을 담당했다. 특이한 이력 때문이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경제학의 허점을 콕콕 짚어내고 다윈의 진화론과 윌리엄 하비의 혈액순환이론을 참고하여 새로운 경제학 모델을 제시한다. 매우 설득력 있는 모델이다.



군더더기 없는 책의 구성 때문에 서평에서 어떤 것만을 언급하기가 아쉽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윌리엄 하비의 혈액순환이론, 다윈의 진화론, 알프레트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이 4가지 과학 혁명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현재는 모두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과학 이론들이지만,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큰 저항과 비난이 있었다. 경제학 주요 학파들 주장을 정리하고 서로 깔끔하게 비교해주는 내용도 매우 유익하고 인상 깊었다.



경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내용 이해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많은 경제 지식을 요구하는 수준의 내용은 아니다. 경제 관련 도서를 평소 몇 번 읽은 사람에게는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책이다.


네이버 블로그 서평 : http://blog.naver.com/thereisawill/22070519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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