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서, 마지막 꽃을 지킵니다
김선미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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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서마지막꽃을지킵니다
#김선미
#오리지널스

발행 2025.04.10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때가 온다.
그 마지막의 순간에 말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떠나거나 떠나보낸 이들의 안타까움을 대신할 수 있는건 오로지 꿈에서 만난다거나
훗날 천국에서,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는
기대치보다는 너무 먼 희망으로 기약없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 그리움과 안타까움과 간절함으로 인해
사람이 죽은후 땅속에 영혼이 깃든 뿌리가 생겨나 꽃을 피워 내고
그꽃이 빛을 발하며 가족이나 그리운 이의 눈에 띤다면....??
그꿏을 증류해서 얻은 귀화수의 효능으로
마지막 만남의 기회가 주어 진다면...??

미신같은 이야기, 판타지일 것만 같은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부터 600여 년간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기관. 귀화서에서 출발한다.

[귀화서는 묘지 주변에 핀 사혼화를 꺾어 끓여 마신 미망인이 죽은 남편의 영혼을 만나게 된 일을 계기로 세워졌다고 한다. 미망인에 대한 소문이 퍼지며 사혼화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이다. 조선은 죽은 자를 잘 돌봐주면 덕이 후한 곳으로 돌아간다고 여겼기에 영혼을 애도하는 관청을 세워 본격적으로 유족을 돕도록 했다.p25~26]

취업난에 좌절하면서도 편의점 알바를 하며 홀로 살아가는 마리는 죽은 자들의 영혼으로 피어난 사혼화를 볼 수 있다. 귀화서의 계약직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보고 귀화서에 취직을 하게 된다. 마리 역시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의 사혼화로 사혼수를 보관하고 있었다.

귀화서에서 마리는 사혼화를 찾는 일을 하게 되고
자신을 구하고 죽은 형을 사혼화를 7년동안 찾아 헤매는 동생, 살해당한 아내의 영혼이 사혼화로 피어난 곳을 찾는 남편, 귀화서에서 공양주로 지내게 된 사연, 학교폭력으로 죽은 아이의 사혼화가 사념이 되어 독화가 된 이야기, 가족이 아니라 사혼화를 볼 수 없는 여자친구, 맞벌이 부모로 딸의 교통사고에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부부..
그리고 귀화서 직원들과 귀화서와 연을 끊을 수 없는 양하의 사연까지...

귀화서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사건사고에 마리는 울고 웃으면서 이러다 2년후 정규직 안되면 어쩌지 걱정스럽게 감정적인 모습도 많이 보인다.

귀화서 직원들의 고충과 죽은자와 산자를 만나게 하는 일들에 숙연해 지기도 하고..다른의미로는 장례지도사들이나 환자의 마지막을 선언하는 의사들의 모습도 함께 떠오르기도 한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미신, 전설 같은 이야기에 현실감만 논하게 될 줄 알았던 나였지만 사연들만으로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안타깝고 슬퍼진다.

거기에 더해 판타지일찌라도 마지막 모습을 보고 마지막 한마디를 나누고 떠나보낼 수 있다는 스토리는 아름답고 소중하기까지 하다.

지천에 피어나는 들꽃들, 풀꽃들을 쉬이 꺾지도 않겠지만
그냥 바라보지 않게 될 것 같다.

🪻산자와 죽은 자, 그들의 눈물겨운 만남과
마지막 단 한 마디를 나누기 위한 간절한 사연들.
귀화서 계약직 고마리의 가슴 찡한 사회생활이 지금 시작된다!
#귀화서마지막꽃을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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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명시 필사 - 문해력, 어휘력을 키우는 좋은 습관
유태진 지음 / 다른상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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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편명시필사
#유태진
#다른상상

넓고 깊은 언어 세상을 만나면
어제보다 더 나은 삶,
더 나은 존재가 된다.

읽으면서 채워지는 마음,
필사로 치유되는 하루🌿

문해력, 어휘력을 키우는 좋은 습관.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돌아보는 힐링의 시간

윤동주, 에드거 앨런 포, 하인리히 하이네,
윌리엄 블레이크, 마야 안젤루, 헤르만 헤세,
김소월, 아르튀르 랭보, 에밀리 디킨슨, 한용운...

68편의 명시가 수록되어 있다.
수많은 시들을 만나며 필사로 힐링 테라피를 받는다.

마음에 닿은 문장을 읽고, 느끼고,
손으로 옮기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그것이 바로 필사다.

눈으로 읽을 땐 스쳐 지나가는 문장도,
손으로 옮기면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노트공간도 너무 이쁘고
마음을 울리는 시의 감동에 쓰며
되새겨보는 하루하루의 시간..

마음이 소란스러운 날, 천천히 써 내려가면
그 문장이 어느새 나를 다독여준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의 따뜻한 목소리를
손끝으로 듣는 듯한 경험이다.

@darun.sangsang 제공도서로 작성하는 주관적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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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황홀한 순간
강지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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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황홀한순간
#강지영
#나무옆의자

“연향이 왜 연향인줄 아우?”

옛날 과거 급제한 수컷들이 금의환향해서 잔칫밥만 얻어먹고 궐로 휑하니 가버리니 별 볼 일 없이 정분났던 처녀들은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거야.
그 처녀들이 평생 동안 머리를 안 올리고 한양 간 애인 기다리다가 늙어
죽었다지 뭐야. 그렇게 죽은 처녀들은 수의 대신 원삼 족두리에 연지곤지를 찍어 묻어줬다 하더라고. 사랑이 태어나서 죽는 자리라고 연향이라고 부른대.

서울에서 3년간 사귄 수혁에게 차인 뒤 고향 연향에 돌아온 하임.
아빠가 운영하던 연향역 매점을 하임이 떠맡게 된다.
연향역 역무원에 화이트화임을 좋아하는 지완이 하임의 마음에 들어오는데..어느날 지완은 낯선 여자의 손목을 잡고 사라진후 연락이 없다.

오래전 무영의 집에 세들어 살던 식객인 희태로부터 겁탈을 당해 민아를 가진 미혼모 무영에게 희태가 다시 나타나고 희태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민아를 키우기 위해 참고 참아내는 무영은 먹고 살기 위해 지완이네 부모님의 식당칸 쪽방에라도 들어와 살기위해 연향으로 내려온다.

하임과 무영의 시점이 교차하며 1월부터 일년의 시간이 흘러간다.
하임은 나름 사랑을 믿는 밝은 캐릭터의 모습으로,
무영은 그야말로 가정폭력을 참아내며 가정을 지키려는
억울하면서도 불쌍한 모습으로..그와중엔 두 여인과 엮여 있는 지완.

하임의 이야기를 써내고 무영의 이야기가 발목을 잡아 소설로 상품화하기 고민스러웠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어쩌면 불행을 끊지 못하고 사는 이들이 현실적으로 아직도 많다는게 마음쓰리게 다가왔다.
혹은 이별을 이유로 처참한 일을 저지르는 사건기사들도 떠오르고..

아무튼 두 여인들 사이에 지완의 행보가 살짝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다, 느껴지는데..
시간의 교차에 의한 트릭으로 거기에 더해 누군가를 보살피거나 도움을 주거나 아니면 그러지 못했음에 대한 자책으로 어떠한 선택에 걸림돌이 되느냐 지름길이 되느냐를,
서로가 연류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을 지켜볼 수 있는 #가장황홀한순간
가슴시리게 눈부신 짠함과 슬프지만 미소지어줄 수 있는 순간을 맛볼수 있었다.

@namu_be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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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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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오스터
#열린책들
#가제본서평단

폴 오스터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된 유작으로

정원사라는 의미의 독일어에서 온 이름 바움가트너는
일생을 삶을 글로 가꾸워 왔는지도..

시인이었던 아내를 떠나보낸 바움가트너
아내가 남긴 시와 가트너의 일생의 기록들을 이야기하며
삶속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상실과 죽음을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바닥이 타버린 냄비에 손이 데이는 일부터 아내가 사용하던 타자기를
바라보는 그리움에서, 아이를 가지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기까지..
이제는 혼자서 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한 슬픔이 묻어나다가도

떠나보낸 아내를, 아내가 남겨둔 흔적들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며
돌아서 남아있는 삶에서 연루된 사람들과의 살아냄을 통해 그리움보다는 담담함을 거기에 더한 삶을 살아내는 고통을 헤처나갈 길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운이 좋아 다름 사람과 깊이 연결되면, 그 다른 사람이 자신만큼
중요해질 정도로 가까워지면, 삶은 단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좋은 것이 되요.“ p123

이제는 떠나고 곁에 없는 누군가를 (예를들어 부모님을) 떠올려본다.
당시에는 그 죽음과 함께 모든것이 끝나버린 깊은 절망에
허우적 거리게 될 것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삶은 단지 그 죽음만 있는것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일과 관계와 의무가 뒤따르는거였다.
💭
계속 끌어안고 그리워하고 살아갈 것같던 내일상은
너무나 평온하고 밥도 잘먹고 가끔은 잠시 잊어버리고 지내기도 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낯설고 죄스럽고 놀라기도 했었다.
대신 함께 한 세월에서 온 습관과 버릇들이 닮아 내곁에 남아 있었다.

남겨진 가트너는 아내에게는 작별을 고하는 시간을 마무리하며
자신도 곧 떠나게 될 시간들을 회고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철학적으로 위트있게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
다소 번역에서오는 쎈 언어와 표현에 슬픔마저도
놀람과 웃음으로 승화시켜주지 않았나 싶고...

🗯
변명하자면 철학적이고 완급조절 너무 잘된 직선의 글을 잘 읽어내지 못하는 편이지만 독자들이 극찬하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걸 폴 오스터의 작품을 통해 조금은 발견하지 않았나..만족해본다. 어쩌다 넘버링 18번^^;;

💫왜 다른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살펴본다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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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소재원 지음 / 프롤로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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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소재원
#프롤로그

고요하고 평온했던 저녁식사후의 잠들기전 여유시간.
TV보고있는데 갑자기 특보? 황당한 발표??

그 시간 일찍 잠든 이들이 부러웠다.
그 시간 바빠서 티보를 못본 이들이 부러웠다.

그 시간 하루를 마감하던 그날의 여유를 처참히 망가뜨린
권력의 욕심에 미친, 벌겋게 팅팅부은 얼굴로
비상계엄령을 얘기하는 한 인간이 부끄러웠다.

전쟁이 일어난것도 아니고 모두의 일상이 어제와 같았던 그날,
대한민국 국민들은 황당했고, 어이없었고 상상도 못한일에
과거의 역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읽어내는데  가슴이 울컥울컥 하고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소재원 작가님은 소설을 쓰지않았다.
우리모두가 국민들 모두가 알고 있는 그날의 기록을 써내려갔다.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등장인물의 이름을 보면서부터
이미 모든 스토리는 그날의 현장이였고 그날이였고
국민모두가 지켜낸 역사의  이야기였다.

국민모두가 황당했던, 종북이니 빨갱이니 어처구니없는 실체를 만들어내고 대한민국을 제손안에 쥐려했던 독재에 환장한 모지리는 스스로 무덤을 팠고 어쩌면 그덕에 국민들은 참아왔던 분노를 터트리고 그곳으로 모였던,
기필고 나라를 지켜내고자 추위와 싸웠던 그날의 기록들이었다.

2시간만에 없던일이 될 일을,
2시간뿐인 비상계엄이 어찌 비상계엄이냐며 스스로 변명하기 바빴고,
그조차도 피의 역사를 경험하고, 배워온 모두는
내나라를 지켜내기위해 국회로 모여들었다.

9살짜리도 아는 사실을 권력에 눈먼 이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신념이고 믿음이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군경의 총탄앞에도 국민에 빚진 자들과 국민들은 스스로의 주권과 나라를 지켜내려 했던 그날을 우리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는 국민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국민을 지켜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 국민께 진 빚,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이 빚을 배로 갚아드리고 싶습니다."
우원석이 이재연의 어깨를 감싸고 걸었다. p¹⁹⁸

이 소설은 기록과도 같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소설과도 같은 기록입니다.

소재원작가님의 작품을 여러편 읽었고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약자를 대표하고 소수자와 인간을 대변했던 글을 쓰는 흔하지 않은 작가!
탄핵시위현장에서 초코파이를 나누고 출판기념식 대신
탄핵현장에 푸드트럭으로 국민들의 언손과 마음을 위로 하신 작가!

슬픈내용이라 울게 한 소설이 아니라
벅차오르는 눈물이 그냥 나도 모르게 쏟아내게 한 소설을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이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제나라를 지킨 이들의 하나된 마음이 감동케 한 그날의 기록을
모두가 알고 기억하기위해서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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