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 텍스트T 12
이희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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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
#이희영
#위즈덤하우스키즈

비스족의 '칸'인 부르인은 베아를 후계자로, 베아가 부모님을 잃은 세살때 선택했다.
칸을 지키는 '솔' 화이거는 타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이다.
비스족의 후계자 베아와 비스족의 전사 타이와 울피는 어린시절부터 동무였다.
점점 자라면서 솔을 후계자리에 타이와 울피는 경쟁자가 되어간다.

비스족은 '실바'에서 힘있고  안정적인 부족국가를 이루고 있었다.
그에 비해 피프족은 나약했다. 실바끝자리 동굴에서 살던 피프족에게 어느날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바람, 비, 구름을 다스릴 수 있는 새왕 '탄'이 내려와 전설의 땅 사라아를 찾아 죽음의 숲 케이브를 넘어 새로운 뿌리를 내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전쟁의 반대말이 뭐라 생각하니."
"평화 아닙니까?"
"아니다. 전쟁의 반대말은 힘이다."
"토끼가 호랑이를 만나고도 살아남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니?"
"바로 배부른 호랑이를 만났기 때문이다."

타부족과의 전쟁, 가뭄과 홍수, 원일 모를 전염병으로 베아는 부모님을, 폭시는 어머니를 잃었고, 전쟁으로 울피는 부모님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베아는 거듭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베아는 케이브 숲을 지나 사라아로 피프족을 찾아가기로 선택한다.  그들과 동맹을 맺어 각 부족의 상생을 도모하려 했다.
칸은 베아의 선택을 지지했고 솔은 타이가 아닌 울피가 동행하기를 추천했으나 베아의 여정은 타이가 함께 하게 된다.

죽음의 숲 케이브에서 그들은 토끼인간에게 죽을뻔하고 나무괴수를 만나고 인어에게 홀러 물속에 끌려갔다. 다시 실바로 돌아가기를 회유하는 타이와 계속 여정을 고집하는 베아 사이에 케이브 숲은 신비로운 모습과 함께 험난한 모험들을 드러내 놓는다.

케이브 숲의 끝이 보이려 할때쯤  나타난 또한사람...

누구는 새로운 세상에 나가는 도전이라했고 그 여정에서의 경험과 배움을 기대했고 누군가는 지금의 안락을 지키고 유지하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어찌보면 부족 안위와 발전보다는 개인의 욕심과 성취에 대한 고집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칸과 부족을 지켜야했던 이들 입장에서는 예상치못한 부족간의 전쟁으로 부터 부족을 지키는게 더 중요한것도 맞았다.

어느 한쪽의 생각과 이론이 정답은 아닐것이다.
서로 하나의 문제에서 서로 다른 견해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인정한다.
단지 베아의 고집스런 태도로 닥친 타이와 울피의 위기에 사실 베아가 썩 맘에 들지 않았다. 물론 화이거에게  조종당하는듯한 타이도 감정과 이성앞에서 융통성 있게 행동하지 못했던게 아쉬웠다.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새로운 왕 '탄'이 나약한 부족을 동굴밖으로 이끌어내어 죽음의 숲 케이브를 지나 새로운 나라 사라아에 뿌리를 내렸고, 사라아를 찾아 힘든 여정을 떠나게 된 후계자 베아의 이야기를 통해 때마침 현실속 진정한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때에 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새로운 도전앞에 두렵고 위기앞에 실패와 좌절도 하겠지만 우리는 늘 시작과 끝을 향한 여정앞에 있다. (위즈덤하우스 키즈 도서다운 소재아닙니까. 멋져!)
순간의 선택이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고 상처입거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도 생길테지만 그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안에서만 살아내느냐, 새로운 세상으로 한걸음 나아가 보느냐는 각자가 선택하고 겪어내고 감당해야 할 당면 과제일 것이다.

어른이 읽어도 생각하고 발견하고 깨우치게 되는 소설,
우리아이들이 다 같이 읽어 보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베아의 눈부신 여정에 '사라아'와 '탄'이 함께 하게 될까..
진정한 리더와 모두가 만족스런 나라..그 끝을 만나보시길...

@wisdomhouse_kids 개인리뷰어 요청으로 협찬받은 도서로
읽고 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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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브라이언 프리먼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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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기억해
#브라이언프리먼
#그늘

남자친구는 핼리의 룸메이트랑 바람이 났고 핼리는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그날밤 의료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파티에서 약물과다복용에 술까지 마시고 핼리는 죽었다.  아니 다시 살아났다.

휴대용 심장충격기로 자신을 살려준 의사는 사라졌고 깨어난 핼리의 머리속에는 낯선 기억이 들어왔다.
복잡하게 뒤엉켜 혼란스럽고 낯설지만 익숙한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편집증을 앓다 죽은 엄마의 마지막 순간을 계속해서 떠올리기도 하고 
죽은 언니에 대한 꿈을 꾼다. 하지만 핼리에게는 언니가 없다. 
엄마의 조현병을 닮은걸까? 핼리는 벌써 두번의 자살 시도를 했다.

포세이돈 동상과 한번도 가본적 없는 보스톤의 생생한 기억들,
그리고 핼리의 발아래 죽은 언니..하지만 모든 것이 보이지는 않는다.
특정한 부분에서 어김없이 끊긴다. 
그리고 자신을 미행하는 듯한 검은 그림자와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그리고 알게된 타일러 레예스와 앤드류 이담의 히포렉스 주식회사.
앤드류가 당시 핼리를 살린 의사였음을 알게 된다.
히포렉스의 연구성과를 방해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핼리를 미행하고 죽이려한다.

핼리의 기억속에 드러난 스카이.
앤드류가 휴대용심장충격기를 사용할때 스카이의 기억이 핼리의 뇌속에 기록되었다.

[스카이와 사바나의 아버지 테렌스의 바람,  새엄마 로쉘과 로쉘의 딸 비키는 흑인이다. 흑인을 너무나 싫어했던 사바나,  사바나의 앤드류를 꼬신 비키의 복수, 스카이가 마이런과 바람이 난것을 앤드류라 오해한 사바나의 분노와 스카이와의 다툼과 사바나의 의문의 죽음.
사건이 너무 많다보니 살인무기 골프채와 엘리아?의 죽음은 언급도 안할뻔..마이런이 범인이 될뻔한 상담사 토리의 최면치료도..마이런과 핼리의 뜬금없는 로맨스는 또 뭐냐고;;;]

혼란스런 뇌속의 기억의 원인을 찾기 위한 핼리의 보스튼행을 말렸던 상담치료사 토리였으나 보스턴에서 사건사고의 혼란속에 토리를 찾았을때 토리는 보스턴으로 날아와 주었다.

책이 두껍기도 두껍고 까면 깔수록 자꾸만 등장하는 별의 별일들이 점점더 복잡해지는데 보다보면 별거없는 불륜과 살인과 복수를 위한 거였나 싶다가 인간의 뇌와 기억이라는 과학연구를 둘러싼 기관과 국가간의 대립이 살인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작 피해자인 것 같은 핼리가 이모든 일의 비밀을 밝혀내기위해 목숨을 건 미행에 기억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쫒고 찾고 파헤치려하며 서서히 스카이가 되어가는 듯도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짜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가진 범인의 존재가 너였다니...
상상도 못했다.  하여간에 이래저래여기저기이사람저사람 엮인게 너무 많아서 도대체 의심도 안해본 사람이였다니...매력적인 반전!

결국 핵심을 요점정리하자면,
이 책에서는 과학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기억을 백업하고 다시 다운로드해 인간의 기억을 영원히 연명하고자 하는 과학자들을 소개하는데, 기술의 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허점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선을 과감하게 연결해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너무 길고 복잡한 연애와 치정과 복수에 진짜 핵심을 읽다 까먹게했지만 뭐, 구성도 좋았고 스토리도 흥미로웠고 공포감과 스릴러도 갖췄다.
촘촘하게 3분의 1만 줄여서 각색 잘 되었다면
진짜 근사한 소설이지 않았을까 싶다. ^-^

@geuneul_book 서평단으로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쓰는 주관적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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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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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기름
#단요_장편소설
#래빗홀

🔸️문윤성SF문학상 대상
🔸️박지리문학상 수상 작가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꾼 단요 신작 장편소설

신은 셈법 바깥의 은총을 내리는 존재이므로 이 세계에 거하지 않는다.
오직 그림자뿐이다.
그는 수많은 사람을 살리는 동시에 죽도록 내버려둔다. p381

[새천년파의 핵심은 15세 소년 교주 이도유.
그는 신비한 능력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고
사거나 팔아야 할 주식을 정확히 예지한다.]

어린시절 물에빠져 죽을뻔한, 아니 죽었던 우혁을 살려준 소년.
수년이 지나 소년의 모습 그대로 우혁의 눈앞에 나타났다.

[1999년, 온갖 사이비 종교가 창궐한 가운데 경기도 외곽의 한 농원에서도 ‘새천년파’가 창설된다

“나는 199년 12월 31일을 심판의 날로 정했다. 그때가 되면 모두가 괴로워하며 몸부림칠 테니 이 짧은 시간만이라도 즐겨라.“

그리고 1999년 12월 31일이 세계의 마지막 날이라고
재림 메시아로서 예언한다.

1999년 12월 31일, 서른 두 명의 새천년파 신도는 자살을 선택한다. 반항이나 좌절, 슬픔 없이.....

그러나 종말은 오지 않는다. 교주 이도유는 자취를 감춘다.
20여 년 후, 살아남은 신도들은 이도유를 추적한다.]

재림예수도 아니고 메시아도 아닌 이도유는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감독자리에서 종말의 날에 도망쳤고
서른두명의 신도들은 의미없는 죽음을 맞았고
그와중에 살아남은 아이들과 그아이들을 맡아 보호해줄 명분으로 살아남은 최강현이 있다.

새천년파와 디다케는 이도유를 쫓고 그와중에 우혁앞에 나타난 소년은 우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양양고속도로에서 쫒는이들과 삶에 기대따위없던 우혁은 중앙선을 넘는 정면추돌사고를 낸다. 피투성이바닥, 멀쩡한 우혁과 사라진 이도유.

아이들의 보호자가 된 최강현은 15,000원짜리 시계를 차는 대기업 제벌??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은 재림예수라는 소년??
최강현 아래 자란 아이들도 서서히 파가 나뉘고 이도유를 돕느냐 최강현과 한편이 되느냐 아님 그 감독을 자신이 해버려??
우혁윽 보호자같은 김형도 허무맹랑한 종말론에 청취와 자문을 해준다.
그래도 김형 스토리 흐름에 진짜 필요한 인물이다.
곧 세상종말한다는데 박선생 그만뒀으니 강사할래, 걍 보조따위나 할래? 라니...

초반 우혁의 판타지같은 이야기와 환각과 김형과의 신학과 철학책읽고 토론하는것 같은 분위기가 지나 이도우가 나타난후부터는  진짜 비밀과 진실, 사건의 내막이 폭팔하듯 쏟아진다.
(사실, 신학이든 철학이든 단어조차도  사전지식없이는 어려운 독서였다. )

근데 왜 자꾸 기적은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느냐고;;;우혁은 사고유발자?ㅋ 재림예수와의 최후 조우에 교통사고로 100명이 죽었다가 살아나는게 지구반대편은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은 수없이 많은데도 100명살린게 기적이고, 종말의 버튼을 계약서에 사인하는순간 갖게되는 감독이라니...

믿을수 없는 이야긴데 허무맹랑한데 빠져드는 비밀을 확인하고 싶어 미치게 한다.
어려운중에도 재밌고 흥미롭고 궁금하다.
표지로 한번 매력발산하고 품고있는 내용은 더 매력적이다.
신학, 철학에서 한토론 한다 하는 이들에겐 엄청난 이야기꺼리가 될듯하다.

부모를 잃으면서도 맹목적인 신앙에 길들여지고 자라난 아이들은 그대로 종말을 위한 조력자가되고 감독이라는 위치에 대한 욕심은 인간을 인간이상으로 만들어버린다. 종말과 신앙에 심취한 믿음에 대한 배신감은 어쩔꺼냐며..
그래도 아무렇치않게 살아가는 사람들..

“만약 네가 세상을 끝장낼 수 있으면, 그러고 싶으냐?”
난 그 계약서 사인 못하겠다..😰😰😰

@rabbithole_book 매번 엄청난 책으로 큰 즐거움을 주는
래빗홀의 소설들은 진짜 최고입니다. 협찬도서 감사해요.
주관적으로 읽고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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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워킷 (Just walkit)
박송이 지음 / 세종마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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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워킷
#박송이_시집
#세종마루

[왜 빗나가는 날이 없겠습니까.
아무리 빗나갈지라도 빛나겠습니다.
빛나지 않을지라도 과녁을 탓하지 않겠습니다.
자, 오늘 하루도 잘 빗겨 봅시다.]

첫장이 내 마음을 울린다.

박송이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저스트워킷 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길어 올린 고요한 통찰과 마음 깊은 곳에서 번져 나오는 진솔한 감정을 담고 있다.

시인은 말한다. 분리수거장에 가면 아직 쓸 만한 것들이 버려져 있고,
쓸 만한 그릇이 버려지고 버려진 그릇은 아직 쓸 만한 것이니까 써야 하지 않을까. 쓸 만하니 쓰고 버려졌으니까 써야 하지 않을까. 쓰지 않는 날에는 마음을 더 써야 하지 않을까.

일상을 다정하게 그리고 아픔은 담담하게 써내린다.
길을 걷다 들리는 것들에, 마주치는 익숙함에, 늘 내곁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앉는 소소한 마음을 글로 쓰고 눈에 담는다.

[시인으로 살아가면서 매일 마음을 적고 풀고 지지고 헹구고 싶었다. 꼭 노트북이어야만 하는가? 왜 꼭 책상이어야지? 마법처럼 엄지손가락을 톡톡 두들긴다. 꼼짝없는 주말 오후 엄지손가락이 논다. 내 마음 한 줄 누르는 일이 이다지도 기쁠까.]

바람이 분다.
강풍주의보라고 외출을 삼가란다.
나가고 싶다. 어딜갈까 생각하다보면 나가지말까 싶다.
커피물을 끓이고 베란다 창을 열고 커피잔을 들고 바람을 느낀다.
그런대로 가을을 느끼고 바람을 보낸다.
위로를 건내는건 잘 할 줄 모른다.
위로의 언어를 배워야 하나..
너에게 전하는 말은 내가 듣고싶은 말인지도
그마저도 꺼내지못하고 삼키기만 한다.
그 무엇이든 말못할 마음이라면
바람에 실어 같이 날려버리고 싶다.

#에세이시집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서평단 #협찬도서
@sejongmaru 협찬받은 도서로 읽고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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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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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제이드
#오윤희
#리프

한국 이름 영숙, 한때는 수잔,  누군가에겐 수지로 불린 한 여자의 일생.
그녀의 외롭고 고통받았던 일생과  딸의 원망과 후회의 시간.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눈물을 만들어 내는 소설이다.
울 준비 되었다면 이책을 펼치시길.
이책은 읽다보면 그냥 소리없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나도 모르게..

미국에서 태어난 제이드.
미국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둘사이는 좋치 않은데다 엄마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이웃과의 소통은 커녕 친구도 없다. 그런 엄마에게 폭력을 일삼는 아빠와 그것을 고스란히 받기만 하는 엄마가 제이드는 이해되지 않았다.

엄마가 죽은 뒤,  제이드는 엄마의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낡은 상자를 발견했다. 거기엔 엄마가 끼지는 않고 종종 꺼내어 보던 녹색 보석이 박힌 반지,  그리고 젊은 시절의 엄마가 한 남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저 남자는 누구일까, 엄마에게 반지를 준 사람일까? 아니면 엄마가 평생 가슴속으로만 품어온 사람일까? 사진 뒷면에는 남자의 이름으로 추측되는 글자와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소가.]

한국전쟁이후 가난한집 장녀인 영숙은 부잣집 식모살이를 해서 번 돈으로
엄마와 남동생 영호를 뒷바라지 했다.
그시절 식모살이를 하던 여자들은 많았고  식모살이로 억울한 일도 많이 당했으나 숙식을 제공해주는 돈벌이는 흔하지 않았고
영숙도 식모살이를 하다가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면서 복덩방 아줌마에게 속아서 미군기지촌 양공주가 되었다.

무섭고 두렵고 수치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면서도 가족을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버텨내야 했고 도망칠수도 없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양공주의 삶속에서
친구 경아를 만나고  영숙을 이뻐라해주던 존을 만나 미국으로 돌아가
결혼을 하고 제이드를 낳았다.

하지만 딸을 수치스럽게만 여긴 엄마는 딸없는 셈친다며 영숙을 내쳤고 존의 부모들은 그런 영숙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랑은 시간이 지나며 흐려졌고 좋았던 모든것들이 서로를 불행하게 하는 이유로 전락하기 시작하면서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면서 상처를 주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그런 엄마의 삶을 제이드도 지겨워했다.

모든걸 희생하며 고통도 상처도 스스로 참아내며 살아낸 영숙이
너무나 안쓰럽고 불쌍하고 가여울뿐이다.
그렇다고 영숙에게 온갖 상처를 남긴 존을 마냥 미워할 수도 없었고
영숙의 엄마와 남동생 영호를 비난 할 수도 없었다.

[그시절 가족에게 버림받고 국가에 버림받았던  영숙이들은  기지촌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죽어서도 기지촌을 떠나지 못하고  인근 야산 어딘가에 묻혔다.
비석도 없는 무덤 앞엔 검진 패스에 등록된 일련번호만이 적혀 있어서 어느게 누구의 묘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그냥 그곳에 있는 모두가 경아와 영숙이었고 모두가 꿈을 짓밟히고 젊음을 유린당하다 쓸쓸하게 죽어간 경아와 영숙이일 거라고...]

경아를 추억하며 살아냈고, 미국에서 서로를 알아본 순자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낸 영숙은 자신을 나락에서 구원해준 존을 끝까지 놓치않았고 제이드는 자신과는 다르게 살기를 바랬다. 그런 엄마를 뒤늦게 이해하게 된 제이드...

영숙이들을 한없이 떠올렸고 한동안 먹먹했고 영숙이들이 안쓰러워 눈물도 흘렸고 영숙을 떠나보낸후 그제야 알게된 제이드와 영호를 토닥였고 영숙이들이 그곳에선 행복하기를 빌었다.

"너는 나처럼 살지않기를 바랬어."

"어떤 이는 엄마를 타락한 여자라 불렀고,
다른 이는 엄마를 가리켜 피해ㅏ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엄마는
불친절한 운명과 용감히 싸웠던 생존자였다."

@forest.kr_ 서평단으로 협찬받은 도서로 읽고쓰는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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