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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에서 놀이의 규칙을 강조한다.
"놀이 파괴자는 놀이를 잘못하거나 놀이를 속이는 자보다 죄질이 더 무겁다. 왜냐하면 놀이를 속이는 자는 아직도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시늉하면서 겉으로는 마법의 원[놀이를 유지하는 규칙]을 여전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이 파괴자는] 게임에서 벗어나 버림으로써 그는 자기와 다른 놀이꾼들이 일시적으로 만들어낸 놀이 세계의 상대성과 취약성을 폭로한다."
그가 만약 아이들의 놀이를 진지하게 보았다면, 혹은 브뤼겔의 <아이들의 놀이>만 집중해서 보았더라도 이런 말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그들은 늘 '마법의 원'을 부수는 '놀이 파괴자'이며, 또 다시 '마법의 원'을 만드는 창조이다. 만약 놀이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면, 아이들은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놀이의 규칙을 정하거나 환기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어른들의 놀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스톱을 치기 전에 우리는 늘 피박이 있는지, 고박이 있는지, 양박이 있는지, 쌍피는 무엇인지를 확인한다. 이러한 행위는 규칙을 정하는 일이 아니라 기존의 놀이 질서를 해체하고 파괴하고 변형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동질적이고 균질적인 놀이가 아닌 새로운 놀이가 늘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