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퍼런트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1년 1월
평점 :
이 책에서 핵심단어를 꼽으라면 그것은 카테고리다. 카테고리의 정확한 뜻은 "원래는 동일 성질의 것이 속하는 부분을 가리키던 말이었으나, 일반적으로 가장 근본적이며 보편적인 개념형식"을 뜻한다. 더럽게 어렵게 들리지만 이 말은 그냥 간단하다. 카테고리는 우리가 발딛고 있는 지표면과 다름 없다. 지표면이 없으면 우리는 걸어다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카테고리는 사유의 지표면이다.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점이 필요하다. 저건 나무고 저건 땅이고 하는 것도 모두 기준점이다. 그 기준에 따라 어떤 대상을 보면 즉각적으로 분류한다. 아 저건 꽃이구나, 저건 사람이구나, 사람 중에서도 못생긴 사람이구나. 일반인은 못생긴 것은 못생긴대로 잘 생긴 것은 잘 생긴 대로 바라본다. 그런데 마케터들 혹은 기업은 못생긴 것을 그냥 버려두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소비자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못생긴 것을 잘 생긴 것에 맞추려고 하다본다. 그러다 보니 기껏해야 잘 생긴 것보다 조금 못하거나 잘 생긴 것보다 조금 낫거나 하는 수준이다. 그러니까 비등비등해진다.
기업의 차별화 전략이 결국 이와 다를 바 없다. 카테고리 안에서 기능이 뛰어나거나 더 세분화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거나다. 그런데 모든 소비자가 제품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물론 카테고리 전문가도 있도 있고, 특정 제품만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값과 질을 조금 따져보고 산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카테고리 놀이에서 벗어나려는 소비자들도 있다.
그러니까 카테고리 소비자들 중에서 제품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왜 카테고리 내에서 죽자고 경쟁하는가? 경쟁해봐야 다른 제품보다 조금 나은 정도인데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카테고리 놀이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역 브랜드, 일탈 브랜드, 적대 브랜드와 같은 방식이다. 말이 어렵게 들릴지 모르지만 역 브랜드란 욕쟁이 할머니 같은 거다. 손님은 왕이라고 말하지만 욕쟁이 할머니네 식당은 욕을 한다. 그 욕을 먹으려고 손님이 몰린다. 욕쟁이 할머니가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케아 가구는 가구계의 욕쟁이 할머니다. 이케아는 손님에게 말한다. 배달 안해, 니가 조립해서 써, 라고 말이다. 일탈 브랜드는 카테고리에서 살짝 벗어나는 일이다. 씨리얼은 알고보면 과자지만, 이 과자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아침이라고 우긴다. 그러면 우리는 아 밥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참 쉽죠잉~~~) 적대 브랜드는 고객에게 적대감을 준다. 이 책에서 버켄스탁 신발을 예로 들고 있는데 나도 이 브랜드의 신발을 하나 가지고 있다. 신발로 신기엔 모양도 이상하고 또 발은 얼마나 불편한가. 이 브랜드는 이렇게 말한다. 싫으면 사지마!!! 헛 참!!!
이 책은 카테고리 내에서의 차별화 전략은 더이상 무모하다고 말한다. (물론 이 말은 비판의 여지가 상당히 많다. 그 이야기는 여기서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카테고리 바깥으로 걸어나오라고 말한다. 아니면 카테고리의 경계를 비틀라고 말한다. 그 때 소비자가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중 "장미여관"이라는 그룹은 노래를 잘하려고 하지 못한다. 오히려 느끼하고 못생긴 외모로 어필한다. 그렇다고 노래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중의 눈에 띄려면 어쩔 수 없다.
니체는 언젠가 자신의 단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예술의 극한까지 밀고 나가라, 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니체 말의 마케팅적 적용이다. 그런데 기본이 없이 카테고리에 벗어나려는 노력은 눈속임에 불과 한다. 그런 건 금새 뽀록 난다. 그러니 카테고리 내부를 모르고 카테고리 외부로 걸어나오려는 노력은 무모하다. 어느 정도 도가 틀 때 쯤 이 책이 말하는 진정한 디퍼런트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