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누가 하는가? - HR대전환 시대, 사람과 일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이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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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의 중요도를 조직의 목적, 즉 왜 이 #회사가 존재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에서 역산해서 판단하라고 말한다. 예컨대 안전보건 경영체제 하나만 보더라도, "서류를 완비하는 일"과 "현장에서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하는 일"은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전혀 다른 과업 구조를 갖는다. 전자는 문서화·기록·보고라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태스크로 쪼개지고, 후자는 판단·소통·현장 감각이라는 비정형 태스크로 이루어진다. 이 구분이 되어야 비로소 "이 태스크는 누가, 혹은 무엇이 감당해야 하는가"라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시대에 인간인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책이 말하는 답은 바로 '#책임'과 '#맥락'이다. 아무리 똑똑한 #AI도 모니터 밖의 현실을 온전히 알지는 못한다.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읽어내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졌을 때 수습하며, 무엇보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주어진 매뉴얼을 기계처럼 따를 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상황 속에서 직접 부딪히고 갈등을 조율하며 책임을 져보는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단단해진다.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가려내고, 어떤 태스크는 AI나 외부 전문가에게 넘기고, 사람은 가장 핵심적인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은 매일 반복 업무에 치여 근무하던 내 일상을 정면으로 돌아보게 만들었다.


#AX(AI Transformation)를 위협으로만 바라보던 내 시각도 이 책을 통해 조금 바뀌었다. 책의 태도는 "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라는 두려움에서 "이 일의 어떤 태스크를 AI에게 넘기고, 어떤 태스크를 사람에게 남길 것인가"라는 설계의 언어로 질문을 옮기라는 것이다. #HR이 해야 할 일은 AI 도입을 막거나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일을 끊임없이 분해하고 재배치하며, 그 과정에서 사람이 맡아야 할 책임의 영역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이 시대 HR의 존재 이유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나에게 상당히 실천적인 지침으로 다가왔다.


내가 지금까지 안전, 인사, 회계, 구매, 인허가를 넘나들며 일해온 이유는 단순히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숙명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이야말로 나를 담당자에서 관리자로, 관리자에서 지금의 판단하는 사람으로 전환시켰다. 책은 사람의 성장이 '정형화된 태스크를 반복 숙달하는 경험'이 아니라 '비정형 상황에서 판단하고 그 결과를 책임져 본 경험'에서 온다고 짚는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학습으로 남겨야 할 것은 매뉴얼이나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 그런 것은 오히려 시스템과 AI가 더 잘 관리한다 — 왜 그 판단을 했는가, 그 판단이 어떤 맥락에서 옳았거나 틀렸는가에 대한 서사다. ISO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느낀 부족함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절차서는 넘치는데, 그 절차 뒤에 있던 판단의 이유는 사람이 바뀌면 함께 사라진다.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가장 큰 전환은 '일'을 더 이상 사람의 동의어로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일은 목적에서 출발해 과업으로 분해되고, 그 과업은 가장 적합한 원천에 배분되며, 그 배분의 끝에는 반드시 책임지는 사람이 남는다. 오십대 관리자로서 나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이 배분의 설계자로 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태스크 안에 매몰될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그것이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가장 무거운, 그러나 가장 유용한 숙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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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DISCOVERY : AI에서 AX로, 전환을 설계하다
김홍태 외 지음 / 더와이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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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해일이 산업 전반을 집어삼킬 듯 밀려오는 시대다. #더와이랩의 《#AX DISCOVERY》는 화려한 기술의 스펙을 선전하는 기술서가 아니라, 현장의 땀과 고통, 그리고 인간의 일하는 방식을 치열하게 탐색한 조직 혁신의 기록이자 실천적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마주한 지적 통찰은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의 본질적 경계선에 대한 명쾌한 구분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흔히 DX의 연장선상에서 AX를 바라보며, 단순히 더 진보된 소프트웨어를 하나 더 얹는 수준으로 착각하곤 했다. 그러나 저자가 짚어내듯 DX가 종이 서류를 파일로 바꾸고 정형화된 프로세스를 클라우드와 ERP에 올리는 '시스템의 효율화'였다면, AX는 흩어진 맥락을 읽어내고 인간의 인지적 판단을 돕는 '지능형 증강'의 영역이다. DX 시대의 시스템이 사전에 짜인 규칙대로 묵묵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계산하는 수동적 도구였다면, AX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최적의 대안을 모색하고 의사결정의 지평을 넓혀주는 유기적 파트너다. 이 결정적 차이를 간과한 채 과거 DX 시절의 방식대로 일부 부서 중심의 하향식 구축을 시도한다면,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저자의 지적은 깊은 울림을 준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AX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가? 책은 기술 도입의 첫 단추로 기술이 아닌 #현장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집요하게 추적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에서 흔히 저지르는 치명적 실수는 "이 놀라운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기술 중심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시선을 정반대로 돌려 "우리 직원들이 매일 어떤 반복 업무에 지쳐 영혼을 소진하고 있는가?", "현장의 숙련자가 은퇴하면 어떤 지식과 노하우가 허공으로 사라지는가?", "수많은 안전 규정과 점검 문서 속에서 정작 중요한 위험 신호는 왜 놓치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효율이 일상이 되어 고통에 무감각해진 침묵의 병목을 찾아내고 이를 명확한 언어로 정의하는 작업이야말로 혁신의 진정한 출발점이다. 문제가 정교하게 정의되면 도입해야 할 AI의 크기와 형태는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게 된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방법론은 계층적 과업 분석(HTA)으로 업무를 최소 단위까지 분해하고, 강도·빈도·중요도 매트릭스(IFV)로 우선순위를 정한 뒤, HITL(Human-in-the-Loop) 원칙에 따라 AI 처리 영역과 사람 판단 영역을 구분하는 3단 구조다. 이는 개인정보보호 업무나 외부감사 대응, 계약서·NDA 검토처럼 '암묵지'로 존재하던 판단 기준을 형식지로 끌어내야 하는 업무에 특히 유효하다. 정보주체 열람·정정 요청 처리나 접근권한 검토처럼 규칙이 명확한 반복 업무는 AI가 1차 처리하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부 판단이나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책임 있는 소명은 담당자가 최종 판단한다는 원칙을 HTA로 도출된 세부 태스크마다 명시적으로 배정할 수 있다. ERP 구축이나 인허가·대관 업무처럼 절차가 여러 부서와 외부 기관에 걸쳐 있는 경우에도, HTA로 과업을 잘게 쪼개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AI 모델을 붙여도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현장의 리더들이 "우리 부서 일은 너무 복잡해서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방어하거나, 반대로 "이제 사람은 필요 없고 AI가 다 알아서 할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를 품는 이유는 일의 덩어리를 쪼개어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HTA는 직무라는 거대한 바위를 과업으로, 과업을 다시 세부 단위 작업과 조작적 행동으로 외과수술을 하듯 세밀하게 해체한다. 이를 통해 업무의 전체가 아니라 '과거 데이터의 유사 패턴을 탐색하는 20%의 구간', '초기 안전 보고서의 개요를 잡는 30%의 구간'처럼 AI가 가장 탁월하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이크로 과업을 정확히 발라낼 수 있게 된다. 막연한 공포와 비현실적 환상이 걷히고, 실행 가능한 실체적 과업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과업을 아무리 잘게 쪼개어 AI를 배치한다 한들, 최종적인 결과물의 신뢰성과 안전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특히 한 치의 오차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보건이나 품질, 경영 관리의 영역에서 AI의 환각과 편향은 극도로 위험한 변수다. 저자는 이에 대한 확고한 안전장치이자 윤리적 보루로서 HITL(Human-in-the-Loop, 인간 참여형 시스템)의 철학을 일관되게 관철한다. AI는 결코 독단적인 심판관이나 최종 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 대량의 데이터를 걸러내고 초안을 제안하는 것은 지능형 보조자인 AI의 몫이지만, 현장의 숨은 맥락을 읽어내고 법적·윤리적 책임을 지며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여전히 숙련된 인간 전문가의 영역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수정과 피드백이 다시 모델을 똑똑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때, 기술은 비로소 현장의 신뢰를 얻고 조직에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다.


결국 모든 혁신의 마침표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는 사람, 즉 조직 전환과 구성원 설득에서 찍힌다. 아무리 정교한 HTA와 HITL 체계를 설계했다 해도, "내가 만든 시스템이 결국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구성원의 실존적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조직은 침묵의 태업과 보이지 않는 저항으로 화답한다. 책은 이 지점에서 체인지 매니지먼트의 섬세한 접근을 제안한다. 리더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함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잡무로부터 인간을 해방하여 보다 가치 있는 고유의 판단과 안전 관리, 창의적 코칭에 집중하도록 돕는 도구임을 명확한 비전으로 소통해야 한다. 현장에서 가장 피로감을 느끼던 작은 과업 하나를 AI로 해결해 주는 '작은 성공(Quick-Win)'을 맛보게 하고, 실무자를 시스템 설계의 평가자로 참여시킴으로써 두려움을 주도적인 주인의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야말로 이 책이 일러주는 사람 중심 전환의 정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경영진의 가장 큰 고뇌인 ROI(투자수익률)와 가치 창출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 준다. 수많은 경영진이 AI 도입의 성공 여부를 오직 '인건비 절감 시간'이라는 편협한 잣대로만 평가하려 든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단편적 접근이 AX의 진정한 잠재력을 갉아먹는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ROI는 비단 문서 작성 시간을 몇 시간 줄였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잠재된 산업재해 요인을 선제적으로 발견하여 막대한 손실을 예방하는 리스크 감소 가치, 숙련자의 암묵지를 조직의 데이터 자산으로 내재화하는 지식 보존 가치, 그리고 급변 하는 대내외 규제와 시장 환경에 전례 없는 속도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략적 민첩성까지 종합적으로 포섭해야 한다. 투입된 비용 대비 예방된 비용과 창출된 기회의 크기를 입체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조직은 소모적인 비용 논쟁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AX DISCOVERY》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슴에 남은 생각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궁극의 주제가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과 일의 본질'이라는 점이었다. 우리는 AI라는 거울을 통해 비로소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며, 그 일에서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책임과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가장 적나라하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막연한 유행을 좇아 기술을 과시하려는 기업에게 이 책은 다소 불편할 만큼 날카로운 현실 인식을 던져주지만, 현장의 고단함을 덜어내고 조직의 체질을 실질적으로 지능화하려는 진지한 리더에게는 더없이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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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를 풀어 주는 관계 회복법 - 마음을 다시 잇는 42가지 지혜
김미혜 지음 / 북스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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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작가의 『부부 사이를 풀어 주는 관계 회복법』을 덮으며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졌던 것은 이 책을 나침반 삼아 우리가 지나온 현실, 우리 사이에 쌓인 마음의 벽, 잊고 지냈던 대화, 그리고 다시 세워야 할 관계의 본질을 돌아보게 합니다.

 

결혼은 낭만이 아니라 매일 아침 눈을 떠 마주하는 치열한 생활입니다. 이 책이 가장 먼저 일깨워 주는 지점은, 부부 갈등의 상당수가 상대방이 변해서가 아니라 '현실의 무게를 견디는 방식의 차이'에서 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삶이 버거울 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그 무게를 덜어달라 조르거나, 반대로 내 짐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원망을 쌓곤 합니다. 현실을 공유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내 짐의 분담자로만 여기는 것이 아닙니다. 밖에서 거친 비바람을 맞고 돌아온 한 인간이 오롯이 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지대를 가정 안에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부부 사이의 거리는 거대한 싸움으로 한순간에 멀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말해 봐야 뭐 하겠어", "어차피 당신은 내 마음을 몰라"라는 체념이 한 겹씩 쌓이며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듯, 마음의 벽은 사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친 방어막입니다. 긴 세월 동안 반복된 사소한 오해와 채워지지 않은 기대는 방어 기제가 되어 상대를 밀어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으니 눈빛만 봐도 다 안다는 착각은 이 벽을 더 두껍게 만듭니다. "다 안다"는 오만은 상대를 향한 호기심을 지워버리고, 상대의 침묵을 무관심으로, 상대의 피로를 냉담함으로 제멋대로 번역하게 만듭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벽을 단숨에 부수는 무모함이 아니라, 벽 너머에 아직도 외로워하고 있을 상대방의 연약한 마음을 가만히 응시하는 용기입니다.

 

『부부 사이를 풀어 주는 관계 회복법』은 대화의 기술 이전에 '대화의 목적'을 바로잡아 줍니다. 부부의 대화는 설득이나 훈계가 아니라, 상대의 감정이 안전하게 머물 자리를 내어주는 일입니다. 상대를 변화시키려 드는 말은 잔소리가 되지만, 내 연약함을 솔직히 털어놓는 말은 공감을 부릅니다. "당신은 왜 늘 그래?"라는 비난 대신 "요즘 내 마음이 이래서 조금 쓸쓸해"라고 말할 수 있는 진솔함, 그리고 상대의 투박한 거친 언어 밑에 깔린 인정 욕구와 피로감을 읽어내는 귀 기울임이야말로 관계의 굳은살을 녹이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그렇다면 황혼을 향해 걸어가는 부부란 본래 어떠해야 하는가. 부부는 서로에게 완벽히 얽매인 한 몸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걷는 두 개의 온전한 인격이어야 합니다.

젊은 시절의 부부가 결핍을 채우기 위해 서로를 단단히 붙잡았다면, 오랜 세월을 같이 한 부부는 손을 조금 느슨하게 쥐면서도 곁에 머물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을 내 뜻대로 뜯어고치겠다는 헛된 기대를 내려놓고, 그 사람의 살아온 궤적과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즉 '타자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진정한 관계의 회복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서로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긴 순례길을 끝까지 함께 완주하기로 약속한 가장 귀하고 유일한 길동무이기 때문입니다.

 

부부 사이의 존중과 배려는 거창한 기념일의 선물이나 화려한 이벤트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태도에서 배어날 것입니다.

존중은 상대의 경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공유했더라도 상대방의 생각과 침묵할 권리,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별것도 아닌 일로 유난 떤다"며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것, 상대의 고단함을 얕잡아보지 않는 것이 바로 존중의 출발점입니다.

배려는 보이지 않는 수고를 알아채는 시선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배우자의 손길—매일 차려지는 밥상, 깨끗하게 개어놓은 옷가지, 묵묵히 출근길에 오르던 무거운 발걸음—에 다시금 "고맙다"는 언어를 돌려주는 일입니다. 상대가 지쳐 보일 때 말없이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여유, 배우자의 실수 앞에서 면박을 주기보다 모른 척 넘어가 주는 너그러움이 배려의 본모습일 것이고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미혜 저자의 안내를 따라 읽은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부부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서로를 완성시켜 주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 불완전한 채로 서로의 곁을 지키기로 한 두 사람입니다. 존중이란 상대의 판단을 무조건 옳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할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며, 배려란 내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상대가 안전하게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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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의 공기를 읽어라
윤영철 지음 / 허들링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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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라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기류와 마주한다. 정량화된 업무 #매뉴얼이나 #조직도 뒤편에는 언제나 말해지지 않은 감정, 조직 특유의 리듬,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온도차가 존재한다. 윤영철 작가의 《직장생활의 공기를 읽어라》는 단순히 사내 정치에 능란해지는 처세술이나 눈치 빠르게 행동하는 요령을 말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공기를 읽는 행위’는 주변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버리는 굴종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맥락을 정확히 인지함으로써 나다운 선택을 내리고 건강한 #관계를 맺어가는 고도의 감각적 생존술이다. 책장을 덮으며 일터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나의 #선택, #성장, 그리고 타인과의 #연결을 어떻게 실체로서 체감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깊은 사유에 잠기게 된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일이 곧 전부라고 믿기 쉽다. 실무 능력만 뛰어나면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성장이 절로 따라올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경력이 쌓일수록 명확해지는 사실은, 성과란 진공관 속에서 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장의 공기는 구성원들의 불안, 열망, 암묵적인 규칙들이 뒤엉켜 만들어낸 생태계다. 이 공기를 읽어내지 못하면 아무리 옳은 말도 공허한 외침이 되고, 순수한 열정도 불필요한 마찰을 낳는다.


현장의 기류를 기민하게 감지할 때, 비로소 우리는 수동적인 부속품에서 능동적인 의사결정자로 전환된다. 조직의 맥락 속에서 상대가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헤아릴 줄 알 때, 나의 선택은 설득력을 얻고 동료와의 관계는 얕은 이해관계를 넘어 단단한 연대로 이어진다. 진정한 성장은 단순히 혼자만의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조직이라는 생태계 속에서 타인의 호흡을 느끼고, 그들과 협력하여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연결의 감각’을 내 몸으로 직접 체감할 때 성장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저자가 던지는 수많은 통찰 중에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목은 단연 입사와 퇴사를 대하는 태도다. 저자는 ‘입사는 연애하듯 하고, 퇴사는 결혼하듯 하라’고 조언한다.우리는 흔히 반대로 행동하곤 한다. 입사할 때는 마치 평생을 바칠 완벽한 배우자를 고르듯 지나치게 재고 두려워하며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고, 퇴사할 때는 연애 중 홧김에 이별을 통보하듯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이유로 충동적으로 문을 박차고 나간다.그러나 현명한 직장인은 입사할 때 연애하듯 가벼운 용기와 호기심을 품는다. 모든 조건이 완벽히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도 ‘한번 경험해 보며 알아가겠다’는 유연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린다. 반면 퇴사할 때는 결혼과 이혼을 대하듯 지극히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퇴사는 단순히 한 장소를 떠나는 물리적 단절이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평판과 인연, 프로젝트의 완결, 남아 있는 동료들에 대한 배려를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듯 정갈하게 매듭짓는 과정이다. 한 사람의 프로페셔널한 품격은 입사할 때의 화려한 포부보다, 떠나는 자리의 뒷모습에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책은 일터에서 완벽주의라는 덫에 걸려 한 발짝도 떼지 못하는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다. 많은 직장인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100% 확신이 들 때까지 자료를 검토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완벽한 답을 기다린다. 그러나 가변성이 지배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완전무결한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답을 기다리는 동안 시장의 판도는 바뀌고, 조직의 맥락은 이동하며, 절호의 타이밍은 영영 사라져 버린다.부족하고 어설프더라도 먼저 내딛는 한 걸음이 훨씬 값지다. 80%의 준비로 세상에 던져진 작은 실행은 현장의 피드백을 빨아들이며 스스로 형태를 갖춰나간다. 실행하지 않은 완벽한 계획은 환상에 불과하지만, 투박하더라도 세상과 부딪힌 불완전한 시도는 학습이라는 실체적 자산을 남긴다. 행동이 생각을 바꾸고, 실천이 공기를 바꾼다. 


완벽한 답을 기다리며 실행을 미룰 때 찾아오는 가장 큰 부작용은 정신적 탈진이다. 심리학에는 끝마치지 못한 일이나 중단된 과제가 뇌리에 계속 남아 인지적 부담을 주는 현상을 뜻하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가 있다.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서류, 마음속으로만 굴리며 결단을 내리지 못한 기획안, 보내지 못한 메일 한 통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일의 실질적인 분량보다, ‘아직 끝내지 못했다’는 미완의 잔상이 우리를 번아웃으로 몰아넣는 것이다.이 만성적인 피로를 끊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자이가르닉 효과를 강제로 줄이는 것이다. 거창한 완성을 목표로 삼지 않고, 당장 5분 만에 할 수 있는 초벌 작성이나 짧은 메모라도 시작해 ‘진행 중’인 과제를 ‘매듭지어진 조각’으로 바꾸어야 한다. 머릿속 열린 창(Tab)을 하나씩 닫아주는 사소한 실행만이 우리의 집중력을 온전히 현재의 호흡으로 돌려놓는다.


“#적성의 지도는 대개 흐릿하고, 노력의 지도는 종종 멀다.” 이 담담하면서도 뼈 아픈 문장은 오늘날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혼란의 본질을 꿰뚫는다.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진짜 적성을 찾으라’고 부추기지만, 현실에서 자신의 천직을 선명하게 파악하고 첫발을 떼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성의 지도는 안개 낀 새벽처럼 흐릿하기 짝이 없다. 반대로 그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의 지도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멀어 보인다. 이 모순 앞에서 좌절한 이들은 ‘진짜 내 적성’을 찾겠다는 핑계로 서랍 속 생각에만 갇혀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러나 적성은 방구석에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고 해서 발견되는 보물이 아니다. 적성은 머릿속에서 도출하는 연역적 결론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거친 판에 온몸을 부딪치며 축적해 나가는 귀납적 결과물이다.

적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차라리 다양한 실전의 장에 자신을 던져 여러 시도를 실제로 감행해야 한다. 해보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다. 흐릿한 지도를 들고 서성이지 말고, 발걸음을 옮겨가며 스스로 지도를 그려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비범한 성장은 어디서 오는가. 놀랍게도 혁신적이거나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일상의 누적에서 피어난다. 정리된 이메일 한 통, 약속 시간 5분 전 도착, 회의록의 단정한 마감, 동료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태도, 작업 후 주변을 정돈하는 뒷마무리. 언뜻 보면 아무런 화려함도 없는 이 사소한 기본기들이 수개월, 수년 동안 축적될 때 그것은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거대한 '신뢰 자본'으로 치환된다. 지루하고 눈에 띄지 않는 일상을 온전히 감당해 내는 사람만이 결정적인 순간에 조직의 공기를 장악하고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낚아챌 수 있다.


《직장생활의 공기를 읽어라》가 건네는 최종적인 위로는 일터라는 공간을 지나친 환상이나 냉소 없이, 있는 그대로 응시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직장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며, 불완전한 인간들이 모여 각자의 몫을 해내기 위해 애쓰는 공존의 터전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지금 조직의 공기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있는가, 그리고 그 공기를 읽는 감각을 나만을 위해 쓰고 있지는 않은가. 진짜 #성장은 내가 조직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동료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함께 일하는 공기 자체를 더 건강하게 바꾸어놓는 데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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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필드 삼각형 법칙 - 초히트 게임 디렉터, 목표를 스스로 이루게 하는 행동 설계를 하다
김상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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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고, 게임 개발과는 더더욱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런 내가 『#닌텐도의 필드 삼각형 법칙』이라는 제목에 이끌린 건 순전히 '삼각형'이라는 말이 주는 묘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게임 속 지형을 삼각형으로 배치한다니, 대체 그게 무슨 소리이고 왜 하필 삼각형일까.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는데, 다 읽고 났을 때 남은 것은 뜻밖에도 게임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생각이었다.사람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억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게 하려면 주변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책에 가까웠다.


나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해본 사람도 아니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직접 플레이해본 경험도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을 내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했다. 게임 속 지형을 설계하는 원리를 조직관리와 연결한다고 하니, 너무 전문적이거나 게임 용어가 많으면 따라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게임 자체보다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잘하는 방법이나 닌텐도의 개발 기술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책이 다루는 필드 삼각형의 법칙은 닌텐도가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만들면서 실제로 사용했다는 지형 설계 기법이다.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플레이어의 눈앞에 산이나 언덕, 바위 같은 것을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한다는 것. 큰 삼각형은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 가려서 "저 너머엔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작은 삼각형은 시선과 발걸음을 슬며시 한쪽으로 이끈다. 언덕이 앞을 막으면 사람은 넘어갈지 돌아갈지 스스로 정하고, 그 선택이 또 새로운 풍경을 열어 준다. 개발팀은 이렇게 플레이어가 지치지 않고 계속 탐험하게 되는 상태를 '놀이의 무한 기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이 차이는 내가 경험한 직장생활과도 연결됐다. 어떤 관리자는 일을 지시하면서 목적이나 배경은 설명하지 않고 결과만 요구한다. 그러면 구성원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지시받은 일만 처리하게 된다. 반대로 어떤 관리자는 업무의 목적, 방법, 예상 결과, 세부 일정까지 너무 자세히 정해준다. 처음에는 친절해 보이지만 구성원 입장에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고, 결국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이 책은 그 중간 지점을 이야기한다. 무엇을 위해 하는 일인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는 분명히 알려주되, 그 목표를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은 구성원이 찾아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나 역시 일을 할 때 결과만 재촉받으면 부담을 느끼지만, 내가 맡은 일이 전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경험이 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독촉의 강도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구조인지도 모른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닌텐도의 게임 설계 원리를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이를 조직과 팀의 상황에 적용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론만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팀이 진단하고, 업무를 다시 설계하고, 구성원에게 권한을 나누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특히 조직의 문제를 구성원의 성격이나 능력 탓으로만 보지 않고, 팀의 구조와 환경을 돌아보게 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는 회사에서 누군가가 소극적으로 보일 때 그 사람이 원래 의욕이 없거나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질문을 해보게 됐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일이 왜 중요한지 알고 있는가?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이는가? 질문하거나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는가? 업무가 너무 반복되거나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구성원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서 있는 환경에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논리를 실제 조직에 적용할 때는 조심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정해진 세계 안에서 플레이어가 움직이지만, 조직 구성원은 각자의 삶과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 재미있는 목표나 발견의 기회만 제공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공정한 보상, 적절한 업무량, 상사와 동료에 대한 신뢰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자율적으로 일하라고 하면서 필요한 정보나 지원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율성이 아니라 방치에 가깝다. 또한 ‘차폐’를 잘못 사용하면 정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구성원이 스스로 탐색하도록 한다는 이유로 회사의 중요한 결정이나 평가 기준을 알려주지 않으면 불안과 불신이 커진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이 말하는 좋은 지형은 정보를 감추는 지형이 아니라, 큰 방향은 투명하게 보여주고 세부적인 방법은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든 지형이다. 이 구분이 실제 조직에서는 매우 중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몰입과 회복의 리듬’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좋은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성실함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계속 오르막만 있는 길은 결국 지치게 만든다. 업무에서도 집중해서 일하는 기간이 있다면 정리하고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회의와 보고가 계속 이어지는 팀이라면 회의 없는 시간을 정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는 결과를 평가하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조직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관리자는 흔히 #목표를 세우고, 지시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관리자의 더 중요한 역할은 사람들이 목표를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발견하고,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조직에서 사람을 이끌고 있거나, 반대로 조직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특히 구성원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고민하는 관리자라면 먼저 구성원의 태도를 판단하기보다, 그들이 서 있는 ‘필드’부터 살펴보라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게임과 조직을 연결한 발상이 신선했고, 사람을 통제하기보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다. 다만 게임 경험이 없는 독자에게는 일부 개념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조직의 상황에 맞춘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조직의 문제를 사람의 의지 부족으로만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속한 팀의 목표가 잘 보이는지, 스스로 시도할 여지가 있는지, 그리고 충분히 회복하며 일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독서였다.


게임 이야기로 시작한 책이 어느새 나를 둘러싼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 좋은 설계란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걷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실. 그 진실을 게임이라는 낯선 창을 통해 새삼 확인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어디를 걷든, 내 눈앞에 놓인 #삼각형이 과연 누구의 것인지 한 번쯤 헤아려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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