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두달은 끼고 있었던 책.

보통 소설은 한 번 잡으면 뒤에 이어질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며칠내에 독파해버리는 나지만

이 책은 호기심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스토리 중심이 아니라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내면묘사가 주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환멸을 느낀자의 외로움과 고뇌, 척박한 현실과 자신의 신념사이에서의 무수한 갈등들..

죽음을 예견하면서 고독과 싸워야했던 인간 이순신의 내면이 문장 한줄, 행간 사이마다 살아있었다.

책에 묘사된 임진왜란의 실상은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참혹했다.

예나 지금이나 강대국들의 이권다툼의 엄한 희생양이 되어야했던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 시대 역시 그러했다는게..슬프다.

약소국의 운명을 언제쯤이면 뒤바꿀수 있을까...

사실 이 책은 민족의 아픔을 말하기 보다는  철저히 한 인간의 고독을 그리고 있지만

내가 책장을 덮은 현 상황에서는 고 김선일씨의 생전모습이 오버랩되며 마음 한 켠이 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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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 지음, 승영조 옮김 / 예담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좋은 글에 대한 한없는 동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막상 맘에 드는 글을 뽑아내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때로는 글에 대한 욕심이 내 안에서 막 나오려고 하는 단어들을  무지막지하게 억누르는듯한

느낌을 받을때도 있다.

그럴때면 지은이가 말하듯이 도피독서에 빠지거나, 난 글재주가 없는것이라며 자포자기에 빠지기를

밥먹듯했던 나에게 이 책은 한 가닥의 희망을 주었다.

글쓴이가 전하고자 하는 요지는 한 마디로 일단 손가는대로 쓰라는것이다.

기존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어떻게 고쳐쓸것인지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었다면

이 책은 그런 기존의 관습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직관적 느낌에 충실해서 글을 쓰라고 한다.

문장을 다듬고, 기승전결을 맞추고 하는 것들은 모두 그 후의 문제들이다.

남의 글을 비판만 할줄 알았지 정작 자신의 글이라고는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사람

머릿속의 생각들을 도무지 어떻게 글로 풀어가야 할지 가닥이 안 잡히는 사람

너무많은 상념들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작품을 난도질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후 나 역시도 어설프지만 처음으로 나만의 작품을 한 편 완성할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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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나치게 차갑지도 말랑말랑하지도 않으면서 재미있는 단편들.

각 작품마다 잘 만들어진 베스트극장 한 편을 본 것같은 느낌이다.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양아치 삼류영화감독과 신인 소설가의

황당한 로맨스 ‘너의 의미’ 

바람둥이 남자와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여자가 만났을때, 예상과는 반대로

남자쪽은 괴로워 죽겠는데, 여자는 마냥 행복해할뿐인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역시 김영하다운 상식을 깨는 신선한 발상이다.

'그림자를 판 남자‘도 인상적이었다.

아무것도 가슴속에 담아둔 것이 없는 인간,

다른 사람들의 삶을 곁눈질하기만 하는 인간...슬프다.

비록 상처로 만신창이가 될지라도,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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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순정’은 한 도둑의 이야기다.

태어날때부터 시원찮게 태어나, 도둑질을 천직으로 삼고 살아가는 이치도란 남자.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 자체도 재미있지만,

속사포처럼 따다다다 내뱉는 말같은 성석제만의 능글맞으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장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나오는 다른 소설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독특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시덥잖은 인생을 살았던 이치도라는 인간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조명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장은 술술 넘어가지만, 다 읽고 난 느낌은 뭔가 허전하다고나 할까..

그냥 이치도란 한 인간이 있었고, 어떻게 살았다더라.. 그 뿐 이다.

재미는 있지만 읽고나서의 여운은 없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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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 가치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사람과 시간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체감시계는 더 빨라져가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날 이때까지 무엇을 해 놓았냐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없어진다.

매번 뭘 하겠다고 계획은 야심차게 세우지만 결국엔 반에 반도 실천못한 채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고 만다.

이런 내게 뭔가 알찬 조언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집어들었던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재미없고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혀졌다.

그 이유는 아마 이 책이 딱딱한 시간관리 이론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한 인간의 관점에서 본 류비셰프라는 과학자의 시간관리방식이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서술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류비셰프가 매일 8시간이상의 충분한 잠, 연간 60여회에 이르는 문화공연관람 ,

운동과 산책을 여유롭게 즐기면서도 훗날 학계를 놀라게할만큼 방대한 양의 연구성과를 남길수있었던 비밀은 바로 그가 사용한 시간을 마치 가계부에 그날그날 지출한 돈을 기록하듯이 꼼꼼히 기록한데 있다.

그는 하루하루 한일과 거기에 든 시간을 기록한것으로도 모자라서, 그것을 다시 월간 , 연간 통계를 냈으니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때려죽인대도 못할짓이다.

하지만 그의 삶을 통해 내가 새삼스럽게 깨달은 사실은 기록의 중요성이다.

기업에서 회계관리를 철저히 하는 이유도 한 푼이라도 허트게 쓰이는 일없이 유용하게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간이든 돈이든 한정된 물량을 소비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니, 시간사용을 돈처럼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절대

쓸데없는 짓은 아닌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경우는드물다. 그리고는 자신이 세운 계획이 어긋나 버린 것을 외면하고는 또다른 계획을 세운다. 나 역시 학교 다닐때는 숱하게 시험공부계획, 목표점수등을 적어댔고, 지금또한 수많은 계획을 세워대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한 계획에 대해서는 미련없이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류비셰프는 자신이 사용한 시간통계를 보며, 꾸준히 목표한바의 성과도를 체크했다. 목표가 달성되는것에서 기쁨을 느꼈고, 계획대로 실천치 못한 부분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했다. 자기 자신을 아주 객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처럼 강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도 기록을 통해서 좀 더 자신의 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책을 읽으면서 보였다.

기록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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