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 가치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사람과 시간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체감시계는 더 빨라져가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날 이때까지 무엇을 해 놓았냐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없어진다.

매번 뭘 하겠다고 계획은 야심차게 세우지만 결국엔 반에 반도 실천못한 채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고 만다.

이런 내게 뭔가 알찬 조언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집어들었던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재미없고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게 읽혀졌다.

그 이유는 아마 이 책이 딱딱한 시간관리 이론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한 인간의 관점에서 본 류비셰프라는 과학자의 시간관리방식이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서술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류비셰프가 매일 8시간이상의 충분한 잠, 연간 60여회에 이르는 문화공연관람 ,

운동과 산책을 여유롭게 즐기면서도 훗날 학계를 놀라게할만큼 방대한 양의 연구성과를 남길수있었던 비밀은 바로 그가 사용한 시간을 마치 가계부에 그날그날 지출한 돈을 기록하듯이 꼼꼼히 기록한데 있다.

그는 하루하루 한일과 거기에 든 시간을 기록한것으로도 모자라서, 그것을 다시 월간 , 연간 통계를 냈으니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때려죽인대도 못할짓이다.

하지만 그의 삶을 통해 내가 새삼스럽게 깨달은 사실은 기록의 중요성이다.

기업에서 회계관리를 철저히 하는 이유도 한 푼이라도 허트게 쓰이는 일없이 유용하게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간이든 돈이든 한정된 물량을 소비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니, 시간사용을 돈처럼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절대

쓸데없는 짓은 아닌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경우는드물다. 그리고는 자신이 세운 계획이 어긋나 버린 것을 외면하고는 또다른 계획을 세운다. 나 역시 학교 다닐때는 숱하게 시험공부계획, 목표점수등을 적어댔고, 지금또한 수많은 계획을 세워대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한 계획에 대해서는 미련없이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류비셰프는 자신이 사용한 시간통계를 보며, 꾸준히 목표한바의 성과도를 체크했다. 목표가 달성되는것에서 기쁨을 느꼈고, 계획대로 실천치 못한 부분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했다. 자기 자신을 아주 객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처럼 강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도 기록을 통해서 좀 더 자신의 시간을 알차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책을 읽으면서 보였다.

기록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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