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
절판


어디선가 이 책의 리뷰를 본 적이 있다.

반드시 한가로운 대 낮에 읽으라고 다음날 출근해야하는 평일 밤에는 읽지말기를 당부하는 그런 리뷰였다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뭉클한 나는 많이 슬픈 내용인가보다 ~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어느 날 새벽 1시 ...밤에 읽지 말라는 그 충고를 무시한 채 무작정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너는 ~~~ >으로 시작해서 처음엔 뭔소린가 했다.

보통 나는, 그는, 개똥이는...이런식으로 시작해야하는 게 정석인데 첫장부터 < 너는 엄마를 잃어버렸다 ~~>

라고 다짜고짜 책 읽는 나에게 뭐라는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하고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 등장하는 <너는>의 주체는 이 책의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고 주인공격이기도 한 큰 딸을 일컫는거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고있는 당사자가  그 누구이던간에 엄마가 있는 아들, 딸임은 분명하기에  바로 < 나  > 자신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너는>뿐만 아니라, <그는> <당신은> 등등 여러가지 주체어가 등장해서 읽는 이를 계속해서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에 언급한 그 충고를 무시한 댓가로 나는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눈이 퉁퉁 부어서 그나마 조금 있던 쌍커풀이 다 풀려 붕어눈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ㅡㅡ;

그렇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거짐 20년 가까이도 더 전에 심훈의 <상록수>를 읽으며 꺼이꺼이 울어보았던 기억을 빼면 이토록이나 눈물났던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야 말았다.

무슨 최루성 신파식의 소설은 절대 아니다.

<외딴방>을 썼던 때의 신경숙 작가 특유의 무미건조함과 담담한 어체가 그대로 느껴지고 , 더더욱이나  일부로 감정을 돋우려는 그런 노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엄마를, 아내를 잃어버린 한 가족들의 황당함과 놀라움과 가슴아픔이 문장 하나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왜 이리 내 가슴에 와 닿았을까

뜻밖에도 책 마지막에 그 대답이 나와 있었다

누군가가 서평을 남겼는데..

아직 기회가 남아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 될 것이고

이미 기회를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위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즉, 아직 나에게는 엄마가 계시다는 거고

고로, 나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는 거다.

슬피 울면서도 아직 엄마가 거기 그대로 계신다는 안도감에 나는 한없이 감사함을 느꼈고 그래서 또  눈물이 났다..

누구나 그렇듯 인생에 있어 가장 좋은 친구는 바로 <엄마>가 아닐까 싶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내가 잘났든 못 났든, 내가 나쁜 일이 있든, 좋은 일이 있든

내가 아프든, 건강하든 항상 내 편이고 나를 제일 걱정해주는 사람..

엄마 앞에서라면 다 벗을 수도 있고 내 밑바닥에서부터 나오는 소리도 다 낼 수 있고 내 시커먼 속마음을 다 들어낼 수도 있으며 내 나쁜 욕심들도 다 채울 수 있는...그런 존재 @@;;;

철없을때는 엄마가 하는 말이 다 잔소리같아서 무조건 짜증을 냈더랬지.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리치고 울며 컵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집 나간 적도 있더랬지..컥 @@;; 세시간뒤에 들어왔지만..

- 지금 생각하면 완전 내가 미친거다 사춘기였나? -

 

내가 결혼을 하고 , 엄마가 나를 낳았던 그때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진 지금 . 그만큼 철이 든 지금에 와서도 엄마의 부재<不在>라는 건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물론 지금도 엄마가 나를 더 많이 짝사랑하는 건 맞지만..

나도 역시 울 엄마를 너무너무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걸 엄마가 알 수 있게끔 좀 더 많이 전화하고

좀 더 많이 찾아가고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겠다.

기회가 있을때 많이 많이 해두자...@@

물론 아빠도 당근 같이 ~~ ^^;;

 

마지막으로 ..

이 책에서도 나왔듯이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고 엄마도 여자였다 라는걸 다시한번

숙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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