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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게 뭔지 물으신다면 - 나다운 꿈을 찾아가는 5가지 진로 키워드
고정욱 지음, 김현주 그림 / 풀빛 / 2022년 5월
평점 :

책 제목 하나로 끌렸던 적 있으신가요? 전 이 책 제목을 듣자마자 꿈이 뭐냐는 질문을 이렇게 센스 있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꿈에 대한 답을 찾기에 급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어른의 다독거림이 느껴지면서 읽기 전엔 궁금증을 가지게 한 책이라면 읽은 후엔 궁금증 해소와 '덕질'을 먼저 하도록 등을 떠밀어야겠구나 생각이 든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중학생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아이들이 꿈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당시 저희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고민을 하며 잠들곤 했기 때문에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아이가 6학년이 되어 꿈이 뭐니라는 질문을 하면 대답하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종종 보면서 예전의 그 이야기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지금의 아이들이 꿈도 없고 꿈을 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꿈이라는 막연한 단어말고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몇 시간을 해도 질리지 않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은 충분히 주었는지를 돌이켜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 대상 책이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고 바쁜 일상속에서 나다운 것을 찾는 시간을 함께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청소년 진로 가이드 책답게 두껍진 않지만 핵심 키워드 5가지를 중심으로 작가님의 경험과 독서 등을 통해 얻은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적혀있습니다. 표지 일러스트도 또렷한 컬러감으로 다양한 성격을 나타내는 캐릭터가 잘 표현되어 있고 특히 맨 앞줄에 앞머리로 눈을 가린 친구에게 유독 시선이 가는 건 저뿐일까요?

차례
1장 덕질
2장 오지랖
3장 코피티션
4장 시행착오
5장 설렘
1장은 '덕질'이 소제목입니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꿈이 없다는 건 어쩌면 진짜 좋아하는 걸 아직 못 찾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첫 장에 소개된 작가님의 '덕질' 이야기는 제게 특별히 남는데요. 장애를 극복하고 글 쓰는 것이 직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하시며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 것을 너머 다작을 하셨음에도 불후의 명작을 쓰는 것이 소원이라던 말씀이 제겐 꽤나 오래 남았습니다.

시행착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수하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이 있단다.
아이들이 하는 실수에 유독 민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실수하고 서투른 시절을 다 겪어왔으면서 정작 아이들의 시행착오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주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4장을 읽고 나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열매를 맺기 위한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았습니다.

잠시 에피소드를 소개해볼까요?
늘 숙제에 너그럽게 대하셨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어느날은 10여 명의 학생이 숙제를 하지 않아 회초리를 드셨습니다.한명씩 숙제를 하지 않은 친구들의 변명을 들어보며 사정이 있어 숙제를 하지 못한 학생은 용서를 해주셨다고 해요. 제사가 있던 친구, 다쳐서 못한 친구 등 여러 핑계들을 대던 중 마지막 친구 차례가 되었을 때, 이제 나올 변명은 다 나왔는데 큰일났다라고 생각하던 순간 머뭇거리던 친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합니다.
"게을러서 못했습니다!"
이 대답을 들으신 선생님께서는 정직한 대답이 마음에 든다며 용서를 해 줄 테니 앞으로는 게으른 생활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십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한번의 거짓말은 가능할 지라도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면 결국 올가미가 되어 나를 옴짝달짝 못하게 만들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난처한 상황이 생겨도 '정직함'이라는 용기를 내는 것도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그 어떤 재능보다 앞서 갖춰야할 인성임을 아이들도 쉽게 수긍할만한 이야기로 들려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꿈이 없는 것이 아니라 꿈찾기 과정임을 인정하고 기다려주고 나다운 것을 찾도록 "덕질해본적 있니?"라고 한번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