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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 달빛 사이로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평점 :

<다독이는 밤>이라는 제목이 주는 평온함처럼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활자들이 다독다독해주는 것 같은 책입니다.
다독 권장 도서는 아님에도 책을 읽고 나니 읽고 싶은 책 목록이 많아졌어요.
생각해 보면 작년부터 책을 읽고 기록을 하면서 걱정들이 좀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이 바로 '위로'였나 싶어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위로'라고 말하는 첫 문장이 저처럼 마음에 와닿는 분이 계신다면 한 번쯤 조용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독이는 밤: 차례
안부를 묻는 해 질 녘
이방인/도도한 생활/변신/달과 6펜스/그리스인 조르바/인형의 집/호밀밭의 파수꾼/사람아 아, 사람아!
사랑이 고팠던 밤
어린왕자/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그 남자네 집/책 읽어주는 남자/위대한 개츠비/운명과 분노/안나 카레니나/늦어도 11월에는
지독히도 쓸쓸했던 새벽
지하로부터의 수기/백 년 동안의 고독/레 미제라블/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종이달/고리오 영감/파우스트/자기 앞의 생
위로가 깨운 눈부신 아침
싯타르타/노랑무늬영원/고도를 기다리며/허삼관 매혈기/마음은 외로운 사냥꾼/바다/남아 있는 나날/노인과 바다
총 4장의 구성에 작가님이 마주한 32권의 명작 속 위로의 한 줄을 찾아 담담하게 쓴 글을 읽으면 모닥불 앞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밤의 이미지가 그려지기도 합니다.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확신,
모든 것에 대한 확신.
p23 / <이방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어린왕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 가, 그리스인 조르바 등등의 명작들은 분명 읽었는데도 그 문장이 있었나 싶었지만
작가님의 에피소드와 잘 어우러져서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방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인형의 집, 종이달 등 읽지 못한 명작들은 메모를 해두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형의 집을 읽진 못했지만 편견에 맞선 여인의 결말에 제 속이 후련했습니다.
저 역시 누가 정한지 모를 결혼 적령기를 넘어설 때 걱정을 제일 많이 했던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아빠였고, 늘 몸가짐 조심해라, 집에서도 깔끔하게 하고 있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가부장의 끝판왕이었으니 저도 그렇게 남의 기준에 맞춰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중요한 일을 앞두어도 부모님과 상의를 한 적이 별로 없고
뭐든 주체적으로 결정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더 몰입하며 읽었습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p207 / <파우스트 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각 소주제의 글이 끝날 때 이렇게 한 줄씩 적혀있습니다.
마음을 다독이는 한 줄
누군가의 수첩에 적혀있을지도 모를 문장들이지만 전 오늘부터 한 문장씩 제 수첩에 적어놓으려고 합니다.

도움을 준 책들
이 정도의 다독을 저는 못했습니다. 읽었어도 기억나지 않는 책도 있는 걸 보니 부끄러울 정도로 문학과 담을 쌓고 살았는데 아마 그래서 지금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한 가지
다독이는 밤.
32편의 명작 속 한 문장을 위해 작가님은 얼마나 많은 다독이는 밤을 지새우셨을까요. 그 보답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저도 책을 읽으며 위로받는 밤을 맞이하고
가능하다면 문장수집을 하며 최대한 천천히 읽고 다독이는 한 줄을 발견해 보려고 합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