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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 2021 소시에르상 수상작, 2021 가온빛 추천 그림책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39
이사 와타나베 지음,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1년 4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24/pimg_7827481102924893.jpg)
까만 어둠 속을 우울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동물들이 인상 깊은 표지에요.
어두움과 대조되는 동물들의 색상에
더욱 선명하게 눈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표정 하나하나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책의 제목처럼 동물들이 짐을 하나씩 둘러메고
어디론가 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과연 이들은 어디를 향해 걸어가는 걸까요?
사실 저는 그림책을 받기 전에 이 그림책이
이주민과 난민, 피난에 관한 그림책인 걸
알고 있어서 그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읽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시선은
또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가 생각하는
이 그림책의 의미를 알고 싶어 아무런 설명 없이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았어요.
큰 아이는 요즘 환경 관련 그림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환경오염으로 인해 보금자리를 뺏긴 동물들이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동은 아니었지만 삶의 보금자리를
빼앗겨 이동하는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라는 것은
아이도 단번에 알아보는 것 같았어요.
이 그림책의 제일 첫 페이지에는 커다란 따오기와
화려한 옷을 입은 해골이 등장해요.
따오기는 희망을 의미하고 해골은 죽음을 상징
한다고 하네요.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며 죽음과 희망은
늘 같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수많은 동물들이 가벼운 짐을 들고
어디론가로 이동하고 있어요.
어느 숲에 다다라 가던 길을 멈춰서
입을 축이고 잠도 청해보지만
그곳은 그들이 머물 곳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누군가에
쫓기듯이 서둘러 달려가는 동물들이 모습이 보입니다.
과연 이들은 평화로운 삶을 지낼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머물 곳 없이 이곳저곳을 목숨 걸며 이동하는
동물들의 모습에서 큰 안타까움이 몰려왔습니다.
이 모습이 그림 속의 모습이 아닌 현실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슬픔으로 다가왔고요.
하지만 동물들은 포기하지 않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희망을 향해 계속해서 걸어나가죠.
그리고 마침내 꽃이 피는 곳에 도착하지만
과연 그곳이 동물들에게 희망이 되는 곳인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 없지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피난을
떠나는 난민과 이주민이 많다고 해요.
이들은 매일 막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이들을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이 그림책은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어서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을 할 수 있었고
처음에는 안 보였던 것들이 두 번 세 번
읽다보니 새로운 것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어요.
그리고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