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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딩 - 그곳에 회색고래가 있다
도린 커닝햄 지음, 조은아 옮김 / 멀리깊이 / 2025년 7월
평점 :
✨ 고래를 따라 나를 회복하는 여정
환경 저널리스트 도린 커닝햄은 두 살배기 아들 맥스를 데리고,
회색고래의 이동 경로를 따라 북극해까지 약 16,000km에 이르는 긴 여정을 떠납니다.
그녀는 직장을 잃고, 아이를 혼자 돌보며,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죠.
삶의 여러 조건이 한꺼번에 무너진 그 시기에, 고래를 따라 바다를 건너고, 북극 이누피아트 공동체와 어울리며, 그녀는 자연과 사람, 여성과 공동체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결국 이 여정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자신을 회복하고 다시 살아내기 위한 치열한 기록이 됩니다.
그리고 이 고요한 여행은, 고래만큼 묵직한 생존의 물결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 처음엔 환경 에세이로 알고 읽었어요.
하지만 책장이 넘어갈수록, 이 책은 점점 한 여성의 내면 치유 서사로 전환됩니다. 지속 가능한 삶, 느린 회복, 공동체와의 연대.
이 모든 키워드가 실제 삶의 맥락 안에서 녹아듭니다.
기후 위기를 말하지만 공포보다는 겸손과 질문이 담겨 있고, 여성의 자기서사를 다루지만 연민보다 단단한 생존의 감각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는 메시지였어요.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지키는 용기, 그 고래 같은 조용한 용기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