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록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26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권응호 옮김 / 홍신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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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가 반갑다. 자신은 좀 더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고백하는 그가 좋다. 친구 같다. 그리스, 로마 철학이 좋아진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는 것이다. 신의와 관계, 배려, 애정, 운명 등등. 책상 옆 벽면이 덕분에 풍부해졌다. 아름다운 책이었다. 진솔하게 자신의 얘기를 풀어내고 깊은 역사적 조예로 그것을 아우르는 그의 글솜씨가 개운하다. 닮고 싶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면. 내 사고를 편안하게 풀어낼 수 있기를. 거리를 두고 남을 질투하지도 말고, 나의 것에 충실해야 한다. 나부터라도 스스로 보듬어야 한다. “수상”은 나를 위해서다. 진지한 이기주의자, 개인주의자. 도리를 안다면, 관계는 충분히 성립된다. 나를 믿고 내 생각을 키우고 감정을 인정하고 타인을 사랑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몽테뉴는 거침 없는 조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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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 지식인, 그들은 어디에 서 있나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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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정의를 새롭게 할 때다. 죽음이 아니라, 사회 매커니즘 변화에 따른 기존 ‘지식인’의 도태이다. 새로운 지식인은 어떤 모습인가. 학진에 매진하고 콘텐츠 생산 혹은 자본이 되는 산업에만 몰두하는 형은 분명 아니다. 그렇지만 시대를 무시할 수는 없다. 죽음으로 새로운 탄생을 기약하기는 현재로선 어렵다. 확실한 건, 자본과 산업 구조가 학문 풍토를 어지럽힌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안 없는 비판은 무의미하다.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혹은 만들어내서 세상에 공표하는 게 학문 아닌가. 다중지성, 대중지식이 과거의 지식이라는 뚜렷한 차별점으로 부상할 때다.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지식인’의 정의는 대중과 만나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고리타분한 상아탑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지성으로 거리를 활보하라! 죽음으로 유언을 남긴 지식인의 자국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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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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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이야기가 있을까. 경이롭다. 호랑이와 구조보트에서 220일간 표류한 어린 소년의 이야기.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기적이다. 무엇이 “real"인지 끝내 헷갈린다. 지독한 사실(fact)에의 갈증! 지하수 없는 사막에서 흙을 파듯이, 진실은 사실이 아닌 믿음에 있음을 어리석게 또 깨달았다. 주인공 파이의 이야기(story)는 다만 하나의 진솔한 고백이며 삶에 대한 애착과 행운이다. 너무 깊이 빠졌는지 서두 때문인지 나는 이 소설을 진짜로 알았다가 소설임을 깨닫고 충격에 빠졌다. 머리보다 먼저 가슴을 울리는 멋진 소설이다. 아니, 이야기다. 순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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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김미월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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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존작가들이 최고다. 김인숙은 새로이 발견한 소설가. 정미경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 외는 그저 그랬다. 나는 정통 소설을 좋아한다. 아무래도 박민규, 황정은을 마냥 좋아하긴 힘들다. 새로움은 인정하지만. 김연수는 꾸준히 장편을 쓰는 게 좋겠다. 선전에서 빠지지는 않지만. 마무리가 스산하고 고독하며 비어 있는 소설이 좋다. 비유의 문제이고 깊이는 필요치 않다. 작은 일에서 보편적인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글로 표현, 즉 자기 식대로 쓸 줄 알아야 한다. 소설에 대해 꾸준히 배우고 있다. 연륜과 경력은 무시하지 못한다. 기성작가의 대단한 소설적 포만감이 부럽다.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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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견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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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작인 <느낌에 대하여>가 가장 좋았다. 느린 가족과 갈라진 애정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 특히 마지막이 좋았다. 마무리를 잘 내는 작가 같아 부러웠다. 깊이를 잘 다듬어서 끝낸다. 기대보다 훨씬 좋은 작가를 발견해서 기쁘다. 소설을 쓰는 자의 “독”을 느꼈다. 가족을 벗어나지 않았다. 내안의 문제에서 시작된, 사적이고 세밀한 문투가 마음을 울렸다. 40대 이후가 더욱 기대된다. 권여선처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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