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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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박완서 작가가 1970년부터 2010년까지 생전에 쓴 660여편의 에세이 중에서 추린 글 35편이 실려 있다. 리뷰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던 진실됨, 그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에세이 중에 나오는 말이자 이 책의 제목처럼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거짓없이 글을 써 내려가고자 한 마음이 또렷이 전해지는 글들의 연속이다. 글 한 편 한 편이 너무나도 정직하게 쓰여져 있어, 읽는 내내 나는 내 자신을 이렇게 보탬도 덜어냄도 없이 바라본 적이 있었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기도 했다. 작가가 살아온 세월들과 겪어온 모진 풍파는 감히 가늠할 길이 없으나, 글에서 느껴지는 진실함만은 글을 읽는 독자가 그 누구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받아 보게 된 책은 ‘여우눈에디션’으로, 따뜻한 계절에 잠깐 왔다 가는 ‘여우비’에 겨울 감성을 얹어서 만든 키워드라고 한다. 겨울이지만 눈 내린 거리의 포근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표지 그림과 반짝이는 눈송이들은 에디션 이름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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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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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나는 이 단어를 인터넷 어느 뉴스의 댓글로 처음 보았다. ‘이거 가스라이팅이네.’ 라고 짧게 적힌 댓글 안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잠재해 있었겠지만, 가스라이팅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대체 그게 뭔데’ 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뉴스를 흘려 보냈던 기억이 난다.

가스라이팅은 과연 영화나 소설 혹은 인터넷 뉴스 속에만 나오는 이야기일까? 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가스라이터들이 존재할 수 있다. 심지어 아주 가까이에 말이다.

가스라이팅이란 가스라이터가 가스라이티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하여 가스라이티 스스로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표작으로 “별 것도 아닌 일에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네가 착각했겠지”, “너도 똑같은데 왜 나한테 그래?”, “거봐, 내 말이 맞잖아” 등이 있겠다. 일상에서 왕왕 들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맞다. 우리 주위에는 가스라이터들이 생각보다 흔하게 존재하고 있다. 친구, 선후배, 상사, 연인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익명 뒤에 숨은 타인으로 말이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편안하고 행복하지 않다면, 관계의 주도권이 어느 한 쪽으로 심하게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제는 그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라는 신호이다. 상대방이 핑 하고 던지는 말과 행동을 퐁 하고 받아내지 않아야 한다. 핑퐁게임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는 그들에게 사로잡혀 버린다. 그리고 그들의 먹이가 먹이가 되어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지게 된다. 일단 가스라이팅이 시작되면 그 관계에서 발을 빼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므로, 어떤 관계에서든 나 자신을 잃지않고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그것은 우리도 언제나 말 몇 마디로 가스라이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아이들의 마음에 불안이나 불신을 심어주어 부모에게 의지하고 순종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할 태도임을 알게 해 준 작가님에게 무한 감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가스라이팅은 전문 학술 용어도 아니고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된 분야도 아니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행위이며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쉽게 우리 삶을 침범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아야 하고 경계해야 한다. 우리를 노리는 이들에게 먹히기 쉬운 먹이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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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사라 마시니 그림, 루이스 그리그 글, 박소연 옮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달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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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어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아름답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죠.

저는 어린왕자를 참 좋아해서
새로운 책이나 굿즈가 나올 때마다 수집을 하는데
그림책으로도 나왔다고 해서 서평단에 신청을 했어요.

어린왕자 이야기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야기지만
이 그림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게 잘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중요한 부분들도 놓치지 않았구요.
그림책의 형태이지만 어린왕자의 감동은 그대로였어요.

어린왕자는 문고본 정도 읽을 수 있어야
권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예쁜 그림책으로 나오니 너무나 반갑네요.

아이와는 독후활동으로 양이 잠들어 있는
구멍난 상자도 그려보았어요.
아이가 소중하게 상자를 옮기면서
들고 다니는 게 귀엽더라구요. ㅎㅎ
아마 다른 형태로의 독후활동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5세 아이와도 즐겁게 읽었던 달리 출판사의 어린왕자
강력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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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말썽꾸러기 고양이들의 크리스마스
니와 지음, 고향옥 옮김 / 우리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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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후~~ 하고 숨을 불거나
책을 아래 위로 흔들면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매 장마다 나오는 큐티허니러블리
고양이 일러스트가 심장을 움켜쥐게 만들고요ㅎㅎ

고양이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분명히 이 그림책에 빠져들거예요!
저희 아이도 책이 도착하자마자
현관 앞에 엎드려서 넘겨보고 있었거든요ㅋㅋ
(고양이 덕후)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리는
귀여운 고양이 그림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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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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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5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도모카(21세, 여성복 판매원)
료(35세, 가구 제조업체 경리)
나쓰미(40세, 전직 잡지 편집자)
히로야(30세, 백수)
마사오(65세, 정년퇴직자)

자신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다섯 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우연한 계기를 통해 도서실에 오게 된다. 그리고 도서실의 사서인 고마치씨를 통해 다소 엉뚱해 보이는 책을 소개 받고, “그건 당신에게 주는 부록이야.” 라며 앙증맞은 양모펠트를 함께 건네 받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보잘 것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들의 삶을, 사서에게 추천받은 책을 읽어나가며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책 속의 한 줄이 그들의 인생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다르게 말하자면 그들이 책 속의 한 줄을 통해 자기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의 등장인물 다섯 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나 자신이다.

나의 경우, 자신의 일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던 20대 초반의 여성 판매원에게서 학교를 갓 졸업하고 서비스직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를 보았고, 골동품 가게를 차리고 싶어하는 30대 경리직 회사원에게서는 언젠가 ‘나의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진 회사원의 나를 만났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40대의 전직 잡지 편집자에게서는 육아로 인한 소소한 행복 이면의 고된 현실에 격하게 공감했다.

이 책은 너무나 쉽게 읽히기에 누군가에게는 그저 동화같은 한 편의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나에게는, 성인이 된 이후의 내 인생 전반을 보드랍게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소설이다.

이 책을 내가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써준 작가, 책을 만들어준 출판사와 편집자들, 책의 유통과 판매를 담당해주는 많은 곳들을 비롯하여 이 책을 읽고 제각기 다른 감상을 공유해 줄 다른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나의 또 다른 사회를 구축해 주었기에.
그 사회 안에서 행복을 맛볼 수 있게 해 주었기에.

갑자기 이렇게 거창한 말을 한다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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