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위트있는 책이다. 얇고 그림이 재치있고 예뻤다. 러닝 초보이거나 러닝 권태가 온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 러닝을 몇 달이라도 해 본 사람이면 그래그래 맞아맞아 하고 공감할 거리들이 가득. 뭐 다 아는 거네 싶은 내용이지만 내용이 밉지 않게 웃으며 읽을 수 있게 잘 편집되어 있다. 역시 이 책은 편집의 힘인듯!
SF디스토피아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유토피아 소설이다. 작가가 그린 세상을 유토피아라 보느냐 마느냐는 독자의 몫이라 하더라도… 책에서 표현한 문명사회와 야만사회는 야만인이 문명사회로 들어 와 살면서 겪게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야만인이 자살로 마감되고 문명사회는 여느때와 다름 없이 잘 수습하고 통제해 나가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 세계의 대비를 통해 보여준 불안과 고통과 노화가 없는 안정되고 행복만 추구한 삶이 과연 좋기만 한 걸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계급별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입실론과 같은 하위 계급은 그들의 삶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없어 짐작할 뿐이지만 계급 차이로 인한 불평등을 모르고 육체노동과 피로를 풀고 쾌락을 주는 소마만 있어도 만족해 살지 않을까 싶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벗어날 일이 없을테니까. 대신 최상위 계급인 통제자의 경우 끊임 없이 체제의 불안 요소를 없애기 위해 고민하고 통제하에 실험하고 적용하는 일을 위해 고민해야하는데 이는 소마로 해결해 버릴 수도 없으니 문명인 야만인의 경계에서 가장 힘든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에선 이튼스쿨을 졸업하고 지금 우리의 리더들과 다를바 없는 훈련을 하고 다른 계급엔 금지된 문학도 읽는 그들은 권력의 최 정점에 있지만 그만큼 책임과 역할도 막중하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배부른 돼지의 비유를 떠올리게 된다. 난 배부른 돼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미 문학과 예술을 맛 본 나는 돼지불가다.
시사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교과서로 배운 역사 외에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성인이 된 후 접하는 문학작품을 통해 파편적으로 접하는 것이 다였다. 그 파편들은 조각이고 누덕누덕 연결되어 늘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틈새를 메꾸고 연결부위를 튼튼하게 다시 이어 붙인 것처럼 만족스런 현대 세계사였다. 다소 편향적이거나 자신의 주관이 가득할 것이란 작가에 대한 편견도 싹 지울만큼 잘 쓰여진 책이란 생각이든다. 개정판이라 그렇게 오래된 책이란 느낌도 없었고 요즘 들썩이는 세계정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앞의 세계사을 알아야 하기에 지금을 사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국,소련과 동구권에 대한 이야기, 베트남전과 중동분쟁에 대한 내용들이 실은 흐릿하게 혹은 미국, 서구 중심으로만 알고 있어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마도 교과서 역사에 머문 나같은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때나 지금이나 민족주의, 책에선 저자가 종족본능이라 표현한 그 부분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것 같다.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도 다른 이해관계들이 있겠지만 한때 다 같은 우리민족을 표방하며 평화롭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불을 당기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에 보이는 여느 sf소설처럼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다. 작가의 이력을 본 탓인지 모두 뇌나 장기이식과 프로그래밍에 관한 이야기라 지루해서 더는 못 읽겠다. 다른 에피소드이지만 다 비슷하게 여겨진다. 이식 후 적응과정, 꼭 들어 있는 것이 섹스라서 생체이식에 가장 주요화두인가 싶게 만드는 면도 있다.
행복을 찾아 떠난 어느 기자의 기행문이다. 맨 처음 행복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하는 루트 벤호벤을 찾아 나라별 행복지수를 확인하고 여행하는 나라에선 그간 그가 기자 일을 해 오며 알게 된 지인들 내트워크로 소개받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다짜고짜 행복하신가요? 행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를 묻는다. 그 방식이 너무 뻔하고 쉽게쉽게 인터뷰하려는 것 같고 각 나라의 문화나 독특한 생활방식에 대해 대놓고 비아냥 거리듯 농담조로 무례하게 자신의 불쾌를 드러내는 것에 기겁했다. 이를 유머러스하다고 보는 견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특히 아시아쪽의 나라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나 견해는 몰이해거나 서양백인의 전형적 시각인 경우가 많아서 불편했다. 이 또한 내가 아시안이라서 갖는 입장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나름 까탈스런 서양 백인 아저씨의 시각으로 본 나라별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나와 있고 내가 몰랐던 각국인들의 생각들도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불행한 나라 라고 딱 집어 여행한 몰도바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곳은 지인 네트워크 없이 인터넷에서 검색해 알게 된 사람을 통해 현지인의 집에 민박하며 취재한 내용이라 더 의미가 있게 다가왔다. 그들이 왜 불행하게 느끼는 지에 대한 내용도 공감이 갔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헬조선에 대한 이야기와 다르지 않은 점도 비교가 되면서 불행한 나라는 그 이유도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