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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 스웨덴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나다
최연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빈곤에 시달리던 농업국이었고, 인구의 3분의 1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나라가 50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로 바뀌었고, 1인당 GDP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탈바꿈 한 나라는 바로 스웨덴이다. 이제는 이민자가 매년 10만 명이나 몰려들고 있다고 하니 50년 세월동안에 제도적으로 무엇이 준비가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일까? 그리고 저자는 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스웨덴을 지목 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자~ 그럼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살펴보자.
<복지국가>
1년에 5주의 법정휴가, 18세까지 치아교정 등 치과 비용 무료, 6세 교육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무상교육, 전 아동에게 아동 수당 지급,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생활 보조금이 지원 된다. 실직을 하여 소득이 없을 때에도 국가는 실업수당, 재취업교육을 통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때에도 연금을 통해 노후를 편하게 보낼 수 있을 만큼의 혜택을 준다. 일생 직장생활을 하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에도 기초국민연금으로 생활을 하고, 공공시설 이용 시 50% 노인우대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가택 서비스 등의 정책을 펴 나간다. 책에서 비춰진 호숫가에 앉아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부부의 사진 속에서는 이상적인 나라이며 행복한 나라임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 모든 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많은 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결국 세금으로 충당하게 되는데 부유층은 소득의 60%, 저 소득자는 29%의 세금을 부담한다. 물론 높은 세금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있지만 스웨덴은 그 상식을 깨버린 나라다. 국민은 세금을 많이 내지만, 다시 복지를 통해 돌려받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형평성 있는 분배로 빈부의 격차가 적고, 양극화 현상이 줄어 전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 결국 스웨덴은 국민의 행복이 최우선인 나라인 것 같다.
<믿음, 책임, 투명성을 가진 사회>
대학뿐 아니라 정부기관, 사기업 사무실까지 훤히 보이는 투명유리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모든 것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들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이다. 또한 모든 기관의 결정 과정과 회의록이 일반인에게 공개 하는 것이 원칙으로 삼고 있다. 국민에서부터 정부기관까지 모든 곳에서 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노조파업이 있어도 국민들은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그들의 주장을 믿고 파업으로 인한 자신들의 불편함은 그대로 감수한다. 여론 또한 파업에 대한 기사를 크게 이슈화 하지 않는다. 대기업에서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노동자들은 회사를 이해한다. 2010년 대량 해고 사태를 경험한 사브 자동자 노조 위원장의 인터뷰내용을 본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가 된다는 것은 아쉽지만 어떡하겠습니까? 받아들여야지요. 회사도 사정이 있으니 결정을 내린 거겠죠. 회사가 우리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안 좋다면 우리는 아쉽지만 다른 직종을 찾아봐야겠지요. 상황이 다시 좋아져 약속한 재고용을 실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대신 기업은 정리해고 시 1년 동안 100% 봉급을 지원하고 1년 이내 재취업 교육 등을 책임지고, 창업비의 일부까지 회사가 지원 하게 된다. 1년 이내에 취직이 안 되었을 경우에는 국가가 제공하는 실업보상을 받게 되는데 이 실업보상도 결국은 회사가 그동안 지급한 사회보장비의 일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회사에서 제공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렇듯 노동자는 기업을 믿고, 기업은 노동자를 책임지고자 하는 생각들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해고만 하면 끝인 우리나라의 기업문화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체험과 기회의 교육과 제도들>
유치원에서부터 정규 학교에 이르기까지 야외학습을 강조한다. 정부의 학습지침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다양한 자연 조건과 환경을 어린이들이 몸소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게 해 자연 적응력을 기르게 한다.”
“사계절 체험은 필수적이며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지상과 물속에서의 다양한 위험과 안전 등을 교육시킨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비슷한 지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수업내용과 달리 스웨덴은 이 지침대로 강추위와 눈보라가 치는 상황에도 야외체험 수업을 한다. 또한 놀이문화에서 창의력을 발견한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게 노는 것은 관심과 자질의 표현으로 보고 주어진 환경에서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관찰하여 그 아이의 자질을 찾아 준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오히려 수학, 과학, 영어 과목에서 우수하다고 한다. 이런 교육을 받고 대학생이 되어 유학을 갈 경우에는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는데 무상보조금과 약간의 저리 융자를 받아 세계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게 해 준다. 결국 이런 시스템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즉, 국민의 89%가 영어를 구사 할 수 있고, 3개국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국민이 30% 이상이 된다고 한다. 국가의 지원으로 탁월한 언어능력을 습득하게 되고 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에 까지 미치게 된다. 다니던 회사나 대학을 그만두고 다른 직종이나 학과를 변경하고자 다시 교육을 원한다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무상으로 다닐 수 있도록 교육제도의 힘은 다시 발휘 된다. 이렇듯 잘 짜여진 교육의 내용과 제도들은 스웨덴 국민들에게 언제든지 기회를 제공하여 성공에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봉사하는 정치인>
스웨덴은 자신의 역량을 잘 아는 정치인들이 많다. 주변에서 당대표나 총리직을 권유하더라도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거나 가정의 중심에 서서 할 수 없을 경우 과감히 그 직책을 거절한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정치현실과 너무 대조적이라 입이 벌어 질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웨덴의 정치인은 가장 고된 직업이라고 한다. 그래서 임기가 끝나면 이직률이 30%나 된다. 보좌관이 없는 국회의원 4년 임기동안 쉴 시간이 없다. 10개월 동안 의회가 열려 매일 같이 출근을 하고, 정부가 발의한 정부법안에 대응하고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입법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그 수가 굉장히 많다. 그러다보니 의회도서관과 의원실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의원들이 많다. 사기업 중견간부급의 급여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따로 자가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지원만 제공하는 특권은 없고 의무규정만 적용되는 국회의원직을 이렇게 성실하게 수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국가의 법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아껴 공부하면서 제출한 자신의 법안이 공포되었을 때 최고의 행복을 느낀다는 스웨덴 정치인을 보고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가 이처럼 만족스럽지 못한 조건을 알면서도 계속 일을 하는 것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일하는 거예요. 국민 위에서 군림하려면 아프리카나 아시아로 가야겠지요.”
어렸을 때부터 영재로 키우기 위해 획일적인 학습교육을 강요하는 교육, 명문대를 가야만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된 사회, 반값등록금이 이슈가 되었고 대학등록금 때문에 대출을 받아썼지만 취직난에 돈을 벌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육아와 사회생활을 병행하면서 고충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을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직장생활, 기업의 정리해고로 인한 노사간 무력충돌, 국회 안에서 국회의원들의 난투극, 선거가 다가오면 표심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계 등의 모습들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어쩜 이리도 우리나라와 대조적일까? 어떻게 하면 스웨덴처럼 살 수 있을까? 란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학벌과 출신을 따지지 않는 사회, 빈부의 격차가 적어 모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마음만 있다면 언제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는 분명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가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라고 스웨덴을 소개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50년 동안 바꾼 제도를 갑자기 우리나라에 적용시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정치계와 기업과 국민들이 똘똘 뭉쳐 서로 불신하지 않고 총체적인 변화를 갖고자 노력을 한다면 스웨덴이 이룩한 복지국가를 대한민국에서도 이루어내지 않을까? 국민의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