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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독수리 - 2012.12.19 극비 통일 시나리오
김대호 지음 / 북치는마을 / 2012년 7월
평점 :
“2012년 12월 19일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한철주가 당선 되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몇 개월 후의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대선 바람이 서서히 몰아치고 있다. 그동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그리고 김정일의 사망으로 북한과의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에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를 다루는 소설이 나왔다.
한철주라는 인물은 매우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 자기 취미와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교육 제도 실현, 국립대부터 무상교육 실시, 북한에 아이템과 원자재와 브랜드를 제공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싼 북한의 인력을 이용하여 전 세계에서 이상적인 경제 시스템으로 통일 정책 확립, 협력과 공유를 바탕으로 통일방안 제시, 남한의 시장경제를 결합한 통일 경제 확립으로 통일 방안 제시, 북한의 핵에너지를 공동개발하고, 핵무기 개발프로그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제시, 독도수호 연합군을 창설해 독도 수호 의지 확립 등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정책을 내 놓았다. 이러한 정책들이 지금의 현실과 부딪혔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정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한철주라는 인물이 정책을 펼쳐 나간다. 그리고 독자들은 통쾌하고 후련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1부에서는 북한의 개혁 개방을 돕기 위해 개방 특구를 만들어 관광, 쇼핑, 자유무역으로 외화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한반도 평화 감시소를 설치하여 남북이 공동 관리하는 골자로 한 공동 정부 수립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한의 빈곤층이 중산층으로 변해가는 결과를 얻게 되고, 북한은 남한의 투자로 인해 공장 등이 재가동되고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북한의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불안을 느낀 북한군 간부들의 쿠데타와 한반도의 주변국가 일본과 중국의 방해공작으로 위험의 순간도 있었지만 모든 걸 다 이겨내고 체제는 유지된다.
2부에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그 해답을 얻기 위해 김영복 철학박사를 북한에 보낸다. 결국 북한 정치 개혁의 해법은 사상혁명을 일으켜야 되는데 바로 인간개조에 있다는 것이다. 박사는 자신의 존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뿌리를 찾아 주면 자연스럽게 개조가 된다는 해법을 제시한다. 즉, 영혼의 진실을 통해 존재를 깨닫고 우리 역사의 진실을 통해서는 거룩한 신분을 회복하면 인민은 변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 뿌리의 진실은 “신앙의 목적에 대한 계시를 받고 지중해 서편에서 동방으로 이동해 온 위대한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민족입니다.” 성서에서 비롯된 단 족속의 후예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가지고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교육하여 인간개조에 성공하고 정치범 수용소는 폐지된다. 결국 북한 사람들도 인간의 신비와 존엄성을 갖게 된 것이다.
오래전부터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중국이나 일본은 어떤 반응일까란 생각을 자주 해왔다. 역시 이 소설에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통일 시나리오로 인해 경제 활성화와 세계 복지국가 1위, 독도수호연합군을 창설하여 독도문제는 해결되었고, 동북공정도 격파하였다. 한창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문제들을 해결해주니 속이 다 후련하였다. 그러나 2부에서 인간개조의 방법인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창세기부터 시작하는 성경의 역사가 단의 역사인 마냥 우리나라의 역사유물과 결합시켜 단의 뿌리를 찾는 과정은 소설이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부분에서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제 다가올 대선에도 후보들의 공약에는 복지와 남북관계가 포함이 되어 있을 거라 예상된다. 소설에서는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확실히 마무리 되어 후련한 마음이 남아있지만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정책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남북관계도 호전되었으면 하고, 동북공정, 독도문제 확실히 매듭이 지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처럼 북한의 통치자가 내려와 이런 말을 하길 바란다.
“저는 우리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해 왔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과거를 역사학자들에게 맡기고, 지금의 현실과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과거에서 비롯된 상처는 잠시 덮읍시다. 진정 그 상처를 치유할 약은 조선반도의 통일과 민족 공동의 번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