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작가들은 대부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특별한 주제를 정하고 집필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김이경 작가는 특별한 주제를 정하기보다는 색다른 독서를 즐기고자 책에서 책으로 꼬리를 무는 연쇄 독서를 시작한다. 그리고 작가, 주인공, 키워드, 주제의식, 책 제목으로 연쇄 독서를 이어가고 자신도 생각지도 못했던 종류의 독서를 하게 되면서 많은 배움을 얻게 되는데 이런 작가의 독서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흥미롭고 새로운 독서의 방법과 서평을 통해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영화에서 주인공 엠마가 연쇄를 일으켜 퀴스타브 블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읽기 시작해서 현재 미국인의 사회를 들여다보는 주제를 가진 토마스 게이건의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로 24권의 연쇄 독서를 마무리 하였는데 도중에 읽다가 덮어버린 책과 참고 서적까지 포함한다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책은 범위와 양적인 면에서 방대한 분량이다. 읽는 내내 작가의 남다른 독서 호기심과 폭넓은 독서의 의지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필을 완성한 후에도 연쇄독서의 감흥이 남아 많은 책들을 소개하는데 저자의 이런 엄청난 독서량에 입을 쫙 벌리고 말았다.

 

이 책에 수록된 많은 책들은 거의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 즐비하여 그동안 책을 멀리 하며 지내왔던 시절들이 후회감과 함께 다가왔고, 읽어 보지 못한 책일지라도 제목이라도 들어본 책이라면 반가운 마음에 집중하면서 어떤 책인지 살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국엔 읽어본 책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이 무척 창피하고 허전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그런 창피함은 오히려 독서 욕구를 자극 시켜 주었고, 소개된 모든 책을 읽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의 지나친 사랑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이야기를 쓴 <스픽스의 앵무새>와 <스픽스의 앵무새>에서 멸종이란 키워드로 연쇄반응을 일으킨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인해 일어나는 언어 살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라져가는 목소리들>, 한국의 미군 기지에서 고엽제를 매립했다는 뉴스가 이슈가 되어 문제가 된 그 고엽제를 생산한 몬산토를 파헤치는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과 몬산토의 문제를 인식하며 희망적인 책으로 이어진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고자 씨앗을 찾아 5대륙을 누빈 육종학자 바빌로프의 자취를 쫒아 이야기한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는 꼭 읽어보고 싶은 필독서로 남게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한 다독의 행진 속에 약간 주춤거리게 만드는 책이었다. 독서 방법의 새로운 발견이지만 너무나도 다양하게 책을 읽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읽는 내내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에 자꾸 목마름을 느꼈다. 하지만 시도하자니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자도 읽다가 난해하다고 생각했을 땐 책을 덮기도 했지만 결국 본인의 끈기로 다시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난 그럴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미 오래전 고전을 읽다가 영영 덮어버리는 실수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번 정해진 독서의 습관이 여전히 책을 고르는데 한편으로 쏠리는 현상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도 느끼게 되었다. 저자도 뜻하지 않게 연쇄 독서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다보니 배운 점이 많다고 했듯이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장르의 독서에 도전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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