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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명의의 길을 묻다 - 명의로 소문난 한의사를 찾아서
이창호 지음 / 아마존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아파서 병원에 가면 오랜 기다림은 기본이다. 정작 진찰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으면서 말이다. 의사와는 몇 마디 나누고 마치 질병의 매뉴얼이 있는 것 마냥 바로 주사를 맞거나 약을 처방 받는다. 매번 병원문을 두드릴 때마다 느끼는 일이다. 이런 병원이 언제부턴가 가기 싫어졌다. 아프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찾아간 곳이 한의원이었다. 모든 한의원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운 좋게 찾아간 곳이 상담을 열심히 해주는 한의사를 만났다.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리고 치료도 잘 되었다. 그렇다면 한의학치료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후 한의학에 관심이 생겨 한의사들이 쓴 책이라면 읽어보려고 노력을 했다. 책<한방명의의 길을 묻다>도 같은 이유에서 읽어 본 책이다. 또한 명의라는 분들이 어떤 분들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고 말이다.
이 책은 명의로 소문난 한의사 9인이 한의사가 되려고 한 동기부터 어떤 마음으로 한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지와 현재 어떤 환경으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는지, 앞으로 한의학이 나아가야할 방향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각각의 한의사들의 연구한 질병분야에서 탁월한 치료법과 건강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이 될 음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질병이라고 하면 갑상선, 건선과 아토피, 난임과 불임, 암 재활, 위장병, 입냄새, 턱관절, 화병, 호흡기다. 몇몇 질병은 한의원에 치료하러 가기에는 뭔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수도 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명의로 소문이 났다고 하니 놀랍고 대단하다. 질병의 이름 중에 ‘암’까지 있는 것 보면 한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은 서양의학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양의학으로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병까지도 한의학으로 다스리기까지 이들의 연구와 노력은 대단했을 것이다. 그러니 명의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을까.
9인의 한방명의가 한의사의 길을 걸으며 경험한 이야기를 읽다 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환자와의 공감이었다. 환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최선을 다해 설명을 함으로서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자의 마음까지도 치유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와 교감, 신뢰를 통해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어 편안한 심리 상태로 이끌어 주는 것이 진정한 명의라 말한다.”
또한 한의학적 사고로 병을 고칠 수 있는 모든 대체의학까지도 치료에 적용하고자 노력을 했으며 의외로 현대의학 공부를 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제시했다.
“한의사라면 당연히 서양의학이 치료하지 못하는 질환에 대해 더욱 연구하고 근원적 치료법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의무다.”
명의의 이야기들마다 한의학의 우수성이 저절로 마음에 스며든다. 다만 한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가 부족하다보니 아직도 한의학을 대체의학정도로만 보는 시선이 달갑지가 않다. 하지만 갈수록 한의학의 치료법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몸의 근본을 치료하는 의학이라는 인식이 심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한의학의 길을 걷고 있거나 한의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한의학은 단순한 치료가 아닌 인류가 찾고 싶어 하고 갈망하는 철학과 진리가 바탕이 된 학문입니다. 치료 기술의 완벽한 이해와 더불어 진리를 찾고자 하는 열망과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의사의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환자마다 개개인의 특성과 체질에 맞게 상담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이며 개별맞춤 의학으로써 한의학을 이해하고 그 무한한 치료 영역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의학을 통해 매일매일 자신의 내면의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 나가길 바랍니다.”
앞으로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같은 위치에 서있었으면 바람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한방 의료 서비스가 정식적인 의학으로의 발걸음을 했으면 한다. 양방과 한방이 함께 인류를 위한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