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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미나 - 체제 이행기의 사유와 성찰
김규항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자본주의 세미나』를 읽다.^^
나는 청소년기에 종교에 심취했던 사람이다. 그 단체에서 기관지도 만들며 활동하다 30대 중반경 고향에 돌아왔다. 돈벌이라고 할 만한 일은 한 적도 없다. 오히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도 팔아먹고 완전 패가망신했다.
이런 상태로 난 고향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노인의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쇠약해 질대로 쇠약해져 식물인간처럼 누워 지내며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였다.
문득 ‘어떻게 살아야하나’. ‘이 세상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생존해야하나’ 라는 절박한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뿐이었다.’ 어머니를 잘 모셔야 한다는 책임감도 컸다.
나는 자본주의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자본』을 꼼꼼히 읽어나갔다. 아울러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자동차부품회사, 프레스 공장, 의류도매물류회사, 신문배달, 우유배달, 심지어는 1톤 화물차로 고물상도 해 보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했고, 돈도 모았다.
맑스경제학을 공부하며 한때 좌파정치에도 관심을 가져봤다. 하지만 여러모로 나의 실정과 잘 맞지 않았다. 몸이 약해 ‘노동력을 상실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위기감 속에 나는 열심히 일하며, 『자본』 공부에 집중했다. 마르크스의 『자본』, 그리고 『자본』을 해설한 많은 책을 읽으며, 내가 살고있는 사회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경제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감이 잡혔다. 무엇보다도 『자본』을 공부하며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여유로와졌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 『자본주의 세미나』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풀이한 최고의 책이다. 저자 김규항은 간결하고 명쾌하게 『자본』에 입각하여 자본주의를 풀이해 주고 있다. 아울러 현재 전개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변화상을 단순 명쾌하고 간결한 문체로 설명해 주고 있다. 많은 『자본』 번역서와 해설서를 읽어보았다. 하지만 이처럼 명쾌하게 『자본』을 풀이해 주면서도, 현대자본주의의 세계상을 명료하게 밝혀준 책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거나 삶이 힘들고 고단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본주의 세미나』는 경제적 자유, 나아가서는 자유인으로 사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경제적·철학적으로 사유하다 보면, 어느덧 그대는 자유인의 길에 들어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