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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중독 : 소요유 ㅣ 현대 한국 4인 장자 주해
박원재 외 지음 / 궁리 / 2023년 4월
평점 :
『장자중독』을 읽다.^^
책을 다 읽고, 가슴이 뿌듯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잠이 들었다. 장자는 그런 책이다. 나는 늘 장자를 편하게 읽어왔다. 장자는 늘 그런 책이었다. 일상에 찌들고, 세파에 괴로울 때 장자는 늘 자유인으로 사는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이 책은 현대한국의 4명의 도가 철학자들이 주해한 장자주해서다. 학자들이 주해한 책이라 하면 자칫 학술에 치우쳐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원문과 번역을 소개하고, 요지에서는 4명의 철학자들이 장자 본문의 대강을 풀이해 주고 있다. 그리고 해설에서는 각 단락을 소개하며, 각자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함으로서 장자를 깊이 있게 풀이해 주고 있다.
마치 숲으로 따진다면 나무와 꽃, 나비와 벌을 찬찬히 들여다본 느낌이다. 이 책은 장자를 좀더 깊이 있게, 새롭게 보게 만든다. 해설에서는 원문 단락을 소개하며, 바로 저자들의 해석이 이어진다. 따라서 원문을 반복해서 깊이 있게 읽도록 유도한다. 원문을 반복해서 깊이 있게 읽다 보니 장자가 새롭게 다가온다. 원문을 곱씹어야 그것이 진정한 장자 공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숲이 보인다. 책의 단락을 읽으며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 읽고 나니 장자의 ‘소요유’가 한눈에 들어왔다. 장자는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쓸모없음의 쓸모있음, 쓸모있음의 쓸모없음. 유위적 세계에서 벗어난 진정한 자유인의 삶을 말한다.
“특정 가치 기준에 종속된 유용성은 가치 기준의 변화에 따라 바뀐다. 이곳에서 쓸모 있던 모자가 다른 곳에서는 쓸모가 없다. 앞에서 보았던 송나라 사람의 장보(章甫)가 이런 예이다. 남방의 옷조차 제대로 입지 않은 이들에게는 예의를 갖춘 모자가 불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특정 쓸모에 고착되지 않는 존재는 쓰이지 않을 곳이 없다. 장자는 마음 세계를 대하는 마음의 상해를 말하고 있다. 사람은 자신의 신념과 성향을 고집하는 태도 때문에 상해를 입는다. 자신을 기능적 존재로 가정하지 않는 이들도 무엇인가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하는 것이지 기능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장인이 다른 생각 없이도 자신이 마주한 상황에서 가장 적합하게 대처해나가는 상황과 같다. 양자의 차이는 분명하다. 그저 하는 이들은 목표가 없으므로 실패가 없고 따라서 실패로 인한 상실, 분노 등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해를 입지 않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