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흔이 넘었을 때 자신의 얼굴을 누르던 격자무늬 망사문의 먼지 낀 냄새 그 케케묵은 냄새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어머니는 그의 뒤에 있었다. 네가 약한 아이라면 힘든 일이겠지만 넌 약하지 않아.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작은 빨강 날개를 가다듬어준 후 그를 문 밖으로 떠밀었다. ...별들은 어떨까?우리가 보는 별 실제로 거기 없다는 말을 하려는 거야? 글쎄, 실제로 있는 별도 있겠지 하지만 만 년 전에 타서 없어진 별도 있어. 난 그 말 안 믿어. 어떻게 안 믿을 수 있어, 다 알려진 사실인데. 하지만 난 그 별을 보는데. 넌 추억을 보는 거야. ...그리고 난 언덕 위에 선 듯한 기분을 느꼈어요. 반평생쯤 걸려서 힘들게 언덕 꼭대기에 오른 거고 반대쪽도 비탈을 이루고 있죠. 뒤를 돌아보면 딸아이가 아침 햇살 속에 작은 금빛 동물처럼 엉금엉금 기어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이겠죠. 그게 바로 우리예요. 언덕을 오르는 존재들. 서로 다른 거리에 있는. 게리온이 말했다. 늘 변하는 거리에 있죠. 우리는 서로를 도와줄 수도 없고 소리쳐 부를 수도 없어요....밤의 돌풍 한 줄기가 문으로 밀고 들어왔고 실내의 모든 사람들이 들판의 풀줄기처럼 한차례 흔들렸다가 대화를 이어갔다. 게리온은 코트에 파묻혀 목욕물처럼 따스한 대화를 흘려보냈다. 그 순간 그는 구체적이고 분리 불가능한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우울은 미지의 존재 방식 가운데 하나다. 자아가 없는 세계, 개인을 초월한 명료함으로 보이는 세계를 표현하는 말은 없다.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건 상상력이 자동적으로 풍경을 다시 칠하고 습관이 지각을 흐리고 언어가 틀에 박힌 윤색을 재개하는, 우리가 건강이라고 부르는 망각으로의 느린 귀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