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빠져서 굶어 죽는 놈. 그게 대부분이지. 꾸역꾸역 살겠다고 가족이나 친구의 살에 이빨을 박아 넣고 살아남는 놈? 드물지. 그래서 이 자이언트 빵충이 비싼 거고. 생존이란 게 다 그렇지. 손톱이건 발톱이건 휘두르는 놈이 이기는 거. 안 그래요? “사람이 대체 왜 저러구 살까. 그런 의심 안 해봤어요?” “그건…. 개인적인 일이죠.” “사람 사는 세상에 개인적인 건 없죠.” 그녀가 말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고. ...죽을 때까지 트럼펫을 불겠다고 했던 말이 이런 식으로 진실이 될 줄은 몰랐지만, 적어도 거짓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이었다. 내 음악에 온 신경을 빼앗긴 채 절대 칼날을 휘두르지 않는, 표정을 알 수 없는 관객들까지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트럼펫을 불었다. 삶의 모든 회환을 털어내는 것 같기도 했다. 죄의 고백 같기도 했다. 영원 같기도 했다. ...무엇에 삼켜지는지도 모르면서 피와 살을 찌우던 삶. 잘 길러진다는 것은 잘 살아남는다는 것과 닮아 있어서 나는 오래도록 사육과 생존을 구분하지 못했다. 우리는 무엇의 사육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