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대의 감각 - 쉽게 실망하고 체념하는 시대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힘
김지용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평점 :
남 탓과 내 탓의 균형이 적절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이중 어떤 하나가 지나치면 삶이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가짜 노동》의 저자 데니스 뇌르마르크에 따르면, 현대인 대다수는 큰 시스템 속 작은 부품으로 ‘무대 뒤 노동’을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길어도 성취감을 느낄 수 없어 공허함을 느낀다고 한다. 과거 대다수의 직업은 자신의 노력과 성과가 즉각 눈에 보이며 보상받는 느낌을 받는 ‘무대 앞 노동’이었다. 농사, 사냥, 장사 모두 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결과가 어떤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가 최종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설령 내가 진정 최고라고 느껴진다면 손에 잡힌 일들을 놔두고 잠시간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수많은 별들과 지구를, 지구 속 작은 우리나라를, 그중 작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나를, 그 동네 속 작은 집단에 소속된 나를 차례대로 떠올려보자. 내가 형용할 수 없이 작은 존재임을, 그러므로 내가 가진 고뇌 역시 매우 작은 문제임을 깨닫는 데 그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소중하고 빛나는, 동시에 한없이 보잘것없는’ 존재인 우리는 이 두 가지 사실을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자꾸 뒤는 잊고 사는 것이 사람이다.
...나는 실제 세상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 별로고 나쁜 타인들 가운데 자신만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이유는 자신의 서사에 대해 빠삭하게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타인의 서사에 대해서도 충분히 잘 알게 되면 그 역시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 된다.
“정신분석의 목표는 신경증적 비극을 평범한 보통의 불행으로 전환하는 것.”
...갈등과 고통을 없애라고 하지 않고, 그걸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 융은 “완전한 균형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갈등으로 정신 에너지가 생성된다”라고 말했다. 프랭클은 “내적 긴장이 없는 평형 상태가 건강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정신 건강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이며, 사람은 어느 정도 긴장 상태일 때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라고 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에게만 집중하는 일은 나를 돕지 못한다.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그랬던 적이 없다. 나에게 집착하는 일은 도리어 나를 해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나’에게 몰두하는 경향은 신체 및 정신 건강, 정서적 안녕감, 직업적 성공 등 거의 모든 지표를 나빠지게 하는 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