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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
이윤진 지음 / 생각활주로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행복은 사치일까?" 가슴에 눈물 고인 이들을 위한 인생탐사 에세이
다양한 색깔의 눈물을 보고는 가벼운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다양한 슬픔을 표현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절망의 상처를 홀로 방랑하면서 극복해 나간 과정을 글로 담담하게 적어서 과거의 그림자와 체념에 갇혀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위로해주기 위해서 쓴 책인 만큼 가볍지만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되고 읽는 내내 나를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공감, 절망, 희망, 소명, 행복, 죽음, 트라우마, 자아 정체감, 고정관념, 고난, 무기력 11개로 주제를 정해 11개의 여행지와 연관 지어 여행지의 풍경과 함께 담아냈다. 책에서 소개된 여행지 중에서 두세 군데는 다녀왔던 여행지라 나는 그 당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어떤 마음으로 그 공간을 대했을까? 추억을 꺼낼 수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했다. 또 여러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잘 몰랐던 감정들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받은 상처를 조금이나가 치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좋았던 밑줄 -
가슴에 슬픔을 담는 것보다 마음이 딱딱해지는 것은 더욱 고통스러운 일이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때 손가락이 아프다가 시간이 지난면 굳은살이 올라와 날선 현을 눌려도 무디게 느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굳은살이 생기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된다. 세상살이에 감정이 점점 메말라 간다는 것은 더 이상 슬픔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봉해 버리는 마음의 방어 작용일지 모른다. p.25
인생은 조각배이며 우리는 선원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모든 것이 뜻대로 통제되기를 바라지만 거센 바람과 물결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조각배는 선원의 의지와 노력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렇게 흘러가 버린다. p.92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간다. 경쟁에 뒤쳐지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끝없이 자신을 몰아세우는 동안 우선순위 리스트의 맨 마지막에 있었던 영혼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 차디찬 현실의 바닥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신이 우리에게 나누어 준 삶을 음미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p.158
도전은 우리가 항상 다니던 익숙한 길이 아닌 다른 길, 즉 낯선 길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인생 여정에서 익숙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어둡고 힘겨운 순간 역시 삶에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삶은 때로 우리에게 도전을 권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경로를 선물로 안겨 준다. 운명적 기회는 그렇게 찾아온다. 행복은 우리가 바라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해 왔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곁에 있는 행복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p.170 ~ 171
중요한 것은 '삶'이라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우리가 아직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삶이란 무대에서 신명나게 춤을 출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남아 있는 삶 동안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이다. p.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