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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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우리의 시선이 맞닿을 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이 펼쳐진다.

 

 

영화와 나의 거리를 좁히는 것, 그러니깐 당신과 나 사이의 시차를 줄이는 것이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이며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를 볼 때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오랫동안 로망이었던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는 여행을 하기도 하고, 무작정 아무런 계획 없이 짐만 챙겨 떠나기도 하고,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유적지를 찾아서, 쉬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 스틸 컷을 뽑아 그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했다. 이토록 낭만적인 여행이 있다니, 생각지도 못한 여행 방법이라서 어떤 영화를 택했는지, 어떤 식으로 담아내는지 궁금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영화들

-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폰 선라이즈, 비포 선셋, 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힐, 어바웃 타임, 클로저, 원스, 카모메 식당



안타깝게도 위에 소개된 영화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노팅힐과 어바웃 타임이고 카모메 식당은 책으로 만났다. '진작 봐둘걸'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여행지에서 만난 영화 속 순간들을 보았다. 영화를 직접 보지 못해서 작가만큼의 감흥을 없지만, 작가가 여행지 속에서 만나는 순간들을 마주쳤을 때, 어떤 마음이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전달되었다. 설레고 감동적인 순간순간들.
  

 

 

책 중간 중간 스틸 컷과 함께 영화 속 장소를 찍어둔 사진이 실려 있다. 장소를 찾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을 테지만 그 곳에 도착했을 때 마지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마냥 가슴이 벅찼을 것 같다. 드라마 촬영장소만 가도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드라마 속 주인공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대사를 했는지, 어디 위치에 있었는지 생각하는 자체도 신나는 일인데, 먼 곳에서 만나는 영화 속 장소라니, 영화를 잘 모르는 나도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설레지 않았을까? 
  

마지막엔 스틸 컷과 함께 찍은 장소들이 정리 되어 있었다. 책을 덮는 순간, 영화가 궁금하기도 하고 작가처럼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가 떠나보리라.


밑줄 긋기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가이 되는 건 아니다. 실레로 운명이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순간은 믿을 수 없을만큼 사소할 수 있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삶에 완전히 새로운 빛을 부여하는경험은 소리 없이 일어난다.'   p.23

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엔 항상 대화가 있었다. 마치 기대하던 영화의 재생버튼을 이제 막 누른 것처럼, 무언가를 떠올리려 찡그리는 눈썹과 머뭇거리는 입술, 이따금씩 허공에 뻗는 손가락 끝을 따라가다 보면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빠져드는 것이었다. (중략) 헤어짐의 이유에도 늘 대화가 문제였다. 대화에 이끌려 사랑에 빠졌다가 더 이상 서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때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는 줄어들었고 이야기가 잘 통하던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p.51

골동품을 산다는 건 물건의 용도가 아닌 시간을 사는 것과 같다. 시간에 돈을 매길 수 없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오래될수록 가치 있는 것들. 시간에 대가를 치르는 것이 벼룩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p.144

무엇이든 한쪽만을 바라보는데 익숙한 우리는 다른 면을 바라보는게 쉽지 않다. 만일 다른 면에 자리한 게 '진실'이라면. 애써 고개를 돌린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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