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즈이카라 1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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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사츠키 작가의 섬 연작 [요시노즈이카라]

슬럼프에 빠진 유명 서예가 청년의 살짝 뒤늦은 자아찾기 여행을 위해, 명인인 아버지가 소싯적에 신세를 젖던 섬에 가서 격은 이야기를 그려낸 전작 [바라카몬]으로 익숙한 요시노 사츠키 작가의 신작 [요시노즈이카라]이 국내 발간되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는 3권까지 단행본 출간이 된 작품으로, 효평을 받고 있는 만화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바라카몬이 섬 꼬맹이들과 서예가 청년과의 일상생활을 담았다 하면, 이 작품은 이미 섬주민인 만화가가 본인이 사는 섬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요시노 작가님의 <섬 연작 혹은 섬 시리즈> 같은 느낌이 든다. 섬이라는 지리적 공간의 특징인 고립성이 바로 창작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공통적이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고립성이 다른 의미로 페쇄성이자 갑갑함을 의미하는데, 요시노 작가의 세계에서 섬은 오히려 사람들과 끈끈한 관게를 맺게 해주는 연결고리를 강화시키는 공간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섬의 고립성이 인간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는데, 이건 요시노 작가의 마법이라 본다.

 

초판 부록으로 일러스트 PP스탠드가 동봉되어 있다.

주인공이 사는 섬

그리고 섬을 배경으로 그린 만화 속 이야기가 교차전개

이 만화의 주요 스토리 전개는 두 개의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다. 10년째 만화가로 근근이 살아가는 30대 나루히코는 판타지 장르 만화가이다. 하지만 어느 날 만화 편집 담당자로부터 일상물을 그려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받는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그려왔던 나루히코는 망설이지만, 본인을 사는 섬을 모티브로 하여 각각 개성이 있지만 순박한 소년 4명의 주인공의 일상물을 그려나간다.

그의 만화인 왓카몬(젊음이들)의 스토리가 하나의 축이고 또 하나는 만화가인 나루히코가 본인 만화와 관련된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시노 작가는 우리 삶 속의 인간군상을 잘 구현하는 작가이다.

인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고뇌의 깊이를 담는가 하면,

그 깊이가 너무 어둡지 않게 유머코드라는 빛을 잊지 않는다.

이야기가 화려하거나 연애 이야기로 달콤하지 않지만, 인간 자체에 대해 그려내고 있어 요시노 작가표 휴머니즘에 매번 감동하고 웃고 울게 되곤 한다.

휴머니즘과 유머가 적절히 잘 배치된 요시노 작가의 화법

 

만화의 제목 무슨 뜻일까. [요시노즈이카라]

만화 제목인 [요시노즈이카라]은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확고히 담은 함축적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의 의미는 본 만화책 날개표지 안쪽면에 기술된 바와 같이 요시노즈이카라 텐죠오 노조쿠(葦の髄から天井を覗く)로 가느다란 갈대 줄기 대롱을 토앻 천장을 바라보고 그것으로 천장 전체를 보았다고 착각하는 것, 사자성어로는 이관규천(以管窺天)이라고 한다. 본인이 본 것만으로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것이다.

[요시노즈이카리] 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장면

그런데, 이 만화에서는 어리석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되려 만화가인 나루히코가 그려내는 만화작품과의 연결 고리를 의미한다. '대롱'은 나루히코와 그의 작품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의미의 사자성어를 작가 스스로 반어적 해석으로 재창조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만화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요시노즈이카리]는 각자 성별과 연령 그리고 독자의 배경에 따라 각양각색의 떨림을 선사하는 작품일 것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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