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묘르신
SOON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는 어떤 존재인가.

한국에서는 고양이보다는 개가 친근한 존재였다. 개는 외부인의 침입을 알려주는 알람 역할부터 적절한 식료품 확보가 어려워 안정적인 보급이 어려웠던 시절에는 중요한 식자원으로 대체되기도 하였다. 물론 식용견에 대한 문제는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풀리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렀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던, 고양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2010년대 이후 1인 가구 등장과 더불어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여론 형성과 함께 현재는 애견 인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더불어 모든 사랑을 다 주고 주인만 바라보는 개에 비해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개성이 보다 강한 고양이가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동거인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애견 중심의 방송 콘텐츠에서 고양이 전용 콘텐츠가 등장할만큼 그 위상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와 집사(애묘인)이지만, 나의 고양이가 나이를 먹게 된다면, 그럴 때도 이전과 같은 관계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은 물론 고양이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고양이를 대학과 대학원에 입학 시키고 싶은 집사 이야기

물론 가족이었던 고양이가 나이가 든다해서 바뀌는 없을 것이다. 같이 살아온 만큼 집사와 고양이의 관계는 굳건해질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가 나이를 든다는 것은 예전에는 일상이었던 것들이 소중해지는 순간으로 맞이하게 된다. 식성이 좋던 내 냥이가 끼니를 거르는 모습을 본다면 걱정이 앞을 가릴 것이다. 노묘가 되어서 예전과 같은 식사량에서 소화가 잘 되는 사료로 바꿔야 하는 경험들은 어쩌면 축복받은 집사들이 갖는 마음 아프지만 필수적인 과정일 것이다.

 

나이 먹는 반려가족과의 소중한 일상이 담긴 스토리

그리고 웹툰 [우리집 묘르신]은 16살과 미유와 15살 앵두를 기르고 있는 SOON 작가의 일상을 담고 있다. 네이버의 동물공감 포스트에서 처음 알게 된 [우리집 묘르신]은 같은 매체에서 연재중인 정우열 작가의 [노견일기]과 동일 라인에 서 있다. 웹툰 [노견일기]는 그대로 작가의 다소 나이가 많은 반려견인 풋코와의 일상을 담고 있다.

 

기존 동물을 소재로 한 웹툰에서는 반려동물의 귀여운 에피소드나 동물에 대한 지식을 담은 내용이 다수였다면, 점차 나이를 먹어가는 내 가족(반려동물)의 소중함을 담은 이야기로 점차 바뀌가고 있다. 이러한 반려동물에 대한 흐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집 묘르신]은 자기 주체성이 강한 16살 미유와 부끄럽쟁이 15살 앵두 그리고 두 고양이를 사랑하는 웹툰 작가 SOON이 등장한다. 두 고양이의 서로 다른 성격과 습성 그리고 집사 SOON에 대한 두 고양이들의 각기 다른 사랑 표현법을 알 수 있다. 또한 SOON 작가는 노묘를 키우는 집사로서의 불안감과 더불어 건강하게 이 둘과 살기 위한 다짐과 준비에 대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 같이 한 만큼 인간을 위한 공간을 이해하고 집사 SOON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모습과 함께 한 없이 자신의 개성을 뽐내는 매력적인 미유와 앵두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소중하고 그리고 안타까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은 그들이 주는 사랑 이상의 기다림과 더 큰 사랑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집사 스스로가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이 작품에서 배울 수 있었다.

 

책 내용에서 '고양이를 대학을 보낸다'는 구절이 나온다. 고양이는 20살 이상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작가 SOON은 미유와 앵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20살 이후까지 같이 살기 위한 다짐을 엿볼 수 있다.

[우리집 묘르신]의 독자로서 미유와 앵두가 대학 입학 후의 모습도 보고 싶어졌다.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